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하버드 옌칭연구소에 1년간 가 있으면서 우리 아이들 초등학교 교육을 (미국에서) 시켰다.”(정근식 후보)
정근식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후보가 자녀를 해외에서 교육시킨 사실을 실토, 공립 유초중고등학교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중고등학교 교육은 어느 나라에서 가르쳤는지 등에 대한 답변이 없어 자격 검증을 위해 모두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제기됐다.
조전혁 후보는 지난 11일 EBS 주최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합동 토론회에서 정근식 후보에게 “아들과 딸이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녔는지 모르겠다”고 질의했다.
이는 정 후보 아들이 스스로 외국 생활을 했다고 한 유튜브 채널에서 말한 적이 있는 것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정 후보가 자녀 교육에 있어 국내 교육과정이 아닌 외국 교육과정을 선택한 것인지 여부를 체크하기 위한 질문으로 보인다.
실제 정 후보 아들 A씨는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영어를 왜 하는 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어렸을 때 미국에 오래 살았다. 생각하는 모든 구조가 다 영어로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K-POP 프로듀서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한 포커게임 프로그램에 참여해 큰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정 후보는 자녀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가르쳤음을 인정했다. 다만, 초등 교육에 대해서만 답변했다.
그는 “젊었을 때 (미국) 하버드 옌칭연구소에 1년간 가 있었다”며 “그때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초등학교 교육을 시켰다. 그 정도로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과정은 어디서 교육했는지, 슬하의 자녀 모두를 해외에서 키운 것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캠프 관계자들도 후보자가 정확히 말을 하지 않아 알 수 없는 상황임을 알려왔다.
이에 조 후보 측은 12일 자녀가 어디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명확히 밝힌 후 서울시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고 폐지를 추진했지만 자녀가 외고를 졸업한 사실이 알려진 전임 조희연 서울교육감까지 소환해 내로남불의 계승이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 캠프 관계자는 “미국에 1년 가면서 아이들 데리고 가 교육했다고 했다. 육아를 위해 1년만 교육하고 데리고 들어온 것인지, 초등학교 과정까지 마친 것인지, 중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친 것인지, 아니면 조기 유학을 보낸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정 후보가 공교육 책임자가 되고자 한다면 떳떳하게 밝힌 후 서울시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교조 해직교사 불법특채로 직을 상실한 조희연 전 교육감은 자기 자녀를 외고에 진학시키고선 외고 폐지를 주장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자녀 교육을 외국에서 시킨 사람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서울교육 책임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국가 망신이자 비극”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조희연 전 교육감은 외고와 자사고 폐지를 주장했고 실행에 옮겼지만, 장남은 명덕외고, 차남은 대일외고를 졸업해 내로남불 지적을 받았다.
한편, 최근 정 후보 아들 A씨는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으로부터 검찰에 조세포탈 혐의로 수사 의뢰됐다. 한 유튜브 채널이 포커 대회 상금에 대한 탈세 의혹 제기에 이은 조치이다. 이에 정 후보는 “해외 대회에서 탄 상금으로 세금은 상금을 받은 국가에서 내 탈세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