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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육 포커스] “교육정책, 더 이상 노조 전유물 아냐”...美 싱크탱크 분석

미국 포드햄 연구소 연구 결과 내놔

 

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미국의 교사노조 조합원 수가 줄고 학부모 단체 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조의 정책 영향력이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교육정책 싱크탱크인 포드햄 연구소는 지난달 27일 ‘혼잡해진 지형: 2026년도 교사노조 영향력’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교사노조 영향력을 지난해 6~10월 중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공개된 자료를 이용한 59개 지표를 기준으로 5개 분야와 종합 영향력으로 나눠 분석했다. 단체 교섭권을 가진 교사노조가 없는 지역에서는 교원단체를 대상으로 했다.

 

5개 분야는 ▲조합원과 자원 ▲정치 활동 ▲노무와 단체교섭 정책 ▲정책적 승패 ▲영향력에 대한 관계자 인식이었다. 종합 영향력은 분야별 점수를 20%씩 균등하게 총점에 반영해 판단했다.

 

이번 분석은 2012년에 발표한 ‘미국 교사노조는 얼마나 강한가? 주별 비교’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 이후 최신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당시와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을 사용했다.


결국 조합원 수와 재정 규모, 단체교섭 영향력이 중심


이렇게 분석한 주별 교사노조 영향력은 버몬트주가 가장 강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주, 매사추세츠주, 뉴저지주, 하와이주 등이었다. 특히 버몬트주와 캘리포니아주는 모든 영역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줬다. 영향력이 강한 주들은 대체로 조합원과 자원, 노무와 단체교섭 정책, 관계자 인식 등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였다.

 

반면 최약체는 아칸소주였고, 오클라호마주, 테네시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미시시피주 등이 그다음이었다. 교사노조가 약세인 주들은 마찬가지로 조합원과 자원, 노무와 단체교섭 정책에서 약세를 보였지만, 관계자 인식보다는 정치 활동에서 약세를 보였다.

 

말하자면, 종합 영향력이 약하더라도 관계자 인식이나 정책적 승패 영역에서는 영향력이 강할 수도 있단 얘기다.

 

각 하위 지표와 종합 영향력의 상관을 분석했을 때 실제로 가장 높은 상관을 보인 것은 공립교사 중 노조 조합원 비율로 0.82였다. 이어 투표권자 중 조합원 비율, 교직원 중 노조 조합원 비율, 교사 1인당 연간 조합 수입이 0.81이었다. 정책적 승패 영역 종합 순위가 0.73으로 뒤를 이었다.

 

종합 영향력 상위 10개 주의 공립교사 중 조합원은 92%였으며, 나머지 주와 워싱턴DC.는 60%였다. 전체 유권자 중에서도 상위 10개 주는 조합원이 11%였으며, 나머지가 5%였다. 또한, 상위 10개 주의 평균 교사 1인당 조합 연간 수입은 877달러(약 133만 원)였으며, 나머지의 평균은 356달러(약 54만 원)였다.

 

반면, 학급 규모는 사실상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영향력 하위 10개 주에서 학급 규모 제한은 7곳이었고, 상위 10개 주에서는 5곳이었다. 전체 재정 중 교육재정의 비중도 큰 상관이 없었다.


코네티컷주 교사 98% 조합원, 뉴저지주 교사당 연 218만 원 납부


영역별로 보면, 조합원과 자원 영역은 교직원 중 노조 조합원 비율, 투표권자 중 조합원 비율, 파업 횟수와 시행 교육구 비율, 교사 1인당 연간 수입을 지표로 산정했다. 미국은 교섭비 명목으로 비조합원도 노조에 돈을 납부하게 돼 있어, 조합원 당이 아닌 교사 당 수입을 기준으로 했다.

 

이 분야에서 가장 강한 주는 하와이주, 뉴저지주, 버몬트주,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순이었다. 강세 노조는 모두 서부 해안이나 북동부에 있었다. 가장 약한 주는 애리조나주, 조지아주, 아칸소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미시시피주로 남부나 남동부에 있었다.

 

조합원 비율만 보면 코네티컷주가 전체 교사의 98%로 가장 높았다. 뉴저지주(97%), 워싱턴주(97%), 뉴욕주(97%), 하와이주(96%)가 뒤를 이었다.

 

각 지역의 대졸자 인건비를 고려한 조정을 거친 교사노조의 교사 1인당 연간 수입은 뉴저지주가 1401달러(약 218만 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알래스카주(1016달러), 캘리포니아주(931달러), 매사추세츠주(926달러), 워싱턴주(868달러) 순이었다.

 

수입이 가장 적은 주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연간 48달러(약 7만 5000원)였다. 이어 텍사스주(48달러), 조지아주(51달러), 아칸소주(68달러), 미시시피주(72달러) 순이었다.

 

2012년 첫 조사 이후 변화를 살펴보면 워싱턴DC와 45개 주가 조합원 비율이 감소했다. 특히, 위스콘신주는 98%에서 45%로, 노스캐롤라이나주는 49%에서 21%로 크게 줄었다. 이들 주에서는 교사노조의 단체교섭권이 축소됐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니주는 비정치적 전문직 교원단체에서 노조 탈퇴와 자기 단체 가입을 크게 홍보한 바 있다.


재정 압박, 기업 후원 상한 해제 등으로 정당 후원 비율 크게 줄어


정치활동은 후보 지지 선언, 선거 자금 또는 정당 후원, 정치적 광고 등 주로 선거 관련 활동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미국에서는 교사노조가 양당 모두에게 후원금을 내거나 양당 후보를 별개로 지지하는 경우도 있으나 조사 결과 정치색은 뚜렷했다.

 

가장 적극적 정치 활동을 펼친 곳은 캘리포니아주였다. 2020~2022년 동안 캘리포니아 교사노조들은 6727개의 선거 광고를 후원했다. 버몬트주, 뉴저지주, 버지니아주, 매사추세츠주가 뒤를 이었다. 모두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다. 5위 권에는 못 들었지만, 7위를 한 뉴햄프셔주는 2024년에 589회의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반면 정치활동이 가장 적은 곳은 앨라배마주다. 테네시주, 미시시피주, 사우스다코타주, 오클라호마주가 그다음이었다. 모두 공화당 지역이다. 사우스다코타주는 단 한 건의 선거 광고도 후원하지 않았다. 후보 지지 선언을 10명 이하로 한 주는 8개였다.

 

 

물론 노조가 지지 선언을 한다고 반드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2024년에 노조의 지지 선언을 받은 후보 중 72%가 당선됐다. 특히 델라웨어주, 메릴랜드주, 노스다코타주, 오리건주, 조지아주, 뉴욕주에서는 노조가 선택한 후보의 90% 이상이 당선됐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버지니아주, 캔자스주, 아이오와주, 아칸소주, 인디애나주에서는 노조 지지 후보 당선율이 50%를 밑돌았다.

 

2012년 이후 34개 주에서 각 정당의 교사노조 후원금 비율은 줄었다. 어떤 곳은 노조의 후원이 줄기도 했고, 어떤 곳은 다른 조직의 후원이 늘거나, 두 가지 모두 이유인 곳도 있었다. 앨라배마주는 2003~2010년 후원 비율이 10%가량이었지만, 2019~2024년에는 0.01%로 줄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에 2010년 직접 후원 상한을 폐지한 대법원판결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금전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어렵자 다른 정치적 영향력 행사를 택했다는 것이다.


단체교섭 등 노무 정책은 정책 수립 기간 때문에 현재보다 과거 영향력


노무와 단체교섭 정책은 ▲조합비 자동 원천징수 허용 ▲단체교섭 법제화 ▲단체교섭 대상 항목 ▲파업 허용 ▲차터스쿨 원천징수 허용 등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이 기준으로 노조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진 지역은 버몬트주였다. 버몬트주는 아무 조건 없는 조합비 원천 징수를 허용하고, 교사 파업을 금지하지 않는 등 친노조 정책을 갖고 있었다. 이어 알래스카주, 하와이주, 일리노이주, 오하이오주였다. 반면, 아칸소주는 가장 제한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조지아주, 텍사스주, 앨라배마주,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뒤를 이었다.

 

노무와 단체교섭 정책이 좋은 주가 꼭 노조의 종합 영향력이 강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5위인 오하이오주는 종합 순위 17위였고, 오클라호마주와 인디애나주는 단체교섭이 법제화돼 있음에도 최저 5위에 들었다.

 

연구진은 많은 경우 노무 정책이 형성된 시기가 해당 지역 노조가 더 강했을 때였기에 현재의 영향력보다는 과거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2012년 이후 단체교섭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5개 주가 단체교섭 허용에서 다수 교사의 투표를 받을 때 의무화하는 정도로 강화됐고, 4개 주에서는 단체교섭에서 교섭·협의로 격하되는 등 약화했다.


노조 약해도 유관 단체 지원 있으면 정책적 성공


정책적 승패 분야는 10개에 이르는 다양한 항목을 균등하게 종합했다. ▲주정부의 교육 예산 비율 ▲성과급 ▲학급 규모 ▲교원평가 ▲연금 부담분 ▲차터스쿨에 관한 제한 ▲차터스쿨 정책 예외 적용 여부 ▲단체교섭 가능 차터스쿨 비율 ▲학교 선택권과 바우처 정책 ▲교원 보수 등이다.

 

정책적 승패 분야의 1위는 다시 버몬트주였다. 이어 캘리포니아주, 매사추세츠주, 뉴저지주, 켄터키주였다. 최하위는 콜로라도주였다. 이어 루이지애나주, 애리조나주, 인디애나주, 플로리다주였다.

 

세부 항목 중 유·초·중등 교육예산 비중은 네바다주가 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버몬트주와 텍사스주가 32%였다. 교원 인건비 비중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는 매사추세츠주, 메릴랜드주, 뉴햄프셔주, 뉴욕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버지니아주였다.

 

이 분야는 단순히 노조 정책과 주 교육부 정책의 일치도만 보는 게 아니기에 이 분야의 영향력은 노조의 전반적 영향력과 다소 비슷하지만, 일관되게 일치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5위인 켄터키주는 종합 영향력 28위였다. 이 경우 차터스쿨 정책과 사립 학교선택권 부분에서 강점을 보여 고득점을 했는데, 오랜 기간 교사노조 외 공교육 옹호 단체의 영향이었다.

 

결국 노조는 상대적으로 약해도 다른 조직의 정책 지원 여부가 정책적 승패에 영향을 끼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2012년 이후 큰 변화는 교육예산 증액이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을 때 학생당 교육비를 1000달러(약 155만 원) 이상 증액한 곳은 46개주와 워싱턴DC였다. 이 중 7개 주는 학생당 4000달러(약 620만 원)을 증액했고, 이 중 네 곳이 노조 종합 영향력 10위권 내였다. 교육비가 감소한 곳은 4개 주였다.


이해관계자 69%는 교사노조 정책 영향력 1위로 꼽지 않아


영향력에 대한 관계자 인식은 교육정책 형성에 관한 지식이 있는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 결과 가장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인식되는 주는 캘리포니아주였다. 이어 뉴멕시코주, 오리건주, 로드아일랜드주, 워싱턴주였다. 가장 약한 것으로 인식되는 주는 플로리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 아칸소주, 오클라호마주였다.

 

이 분야 결과는 대체로 종합 영향력과 일치했다. 특히 하위권에는 더욱 그랬다. 다만 상위권에는 일부 불일치가 있었다. 뉴멕시코주와 메인주는 각각 인식에서는 2위와 7위였지만, 종합 영향력에서는 20위권이었다. 반대로 매사추세츠주는 종합 영향력에서 3위임에도 인식에서는 28위로 나왔다.

 

응답자 중 69%는 교사노조를 주 교육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집단으로 꼽지 않았다. 교사노조 외 선택지는 의회 의원, 주지사 교육 참모, 교육감 등 교육구 의사결정권자, 노조 외 교육단체, 교육 외 아동 관련 단체, 언론, 교육 관련 산업계 등이었다. 100점을 집단별 영향력에 따라 배분했을 교사노조에 배정된 점수의 중간값은 25점이었다.

 

특히, 새로운 학부모 단체, 교육 바우처 옹호 단체, 정책 옹호 인사, 전국 조직 등이 가장 영향력이 높은 집단 또는 개인으로 꼽혔다. 노조의 영향력이 약하더라도 이런 연대 조직에 힘입어 정책을 실현하기도 하는 반면, 노조가 강세더라도 상대 세력이 정책을 막을 수도 있었다.


교사노조 강세는 민주당, 약세는 빈곤과 연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표를 많이 받은 주가 더 강한 교사노조를 갖고 있었다. 상위 10개 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56%를 득표했다. 다른 지역 평균은 44%였다.

 

대선 지지뿐만 아니었다. 상위 10개 중 8개 주는 민주당 주지사와 주 의회 다수 의석을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다른 주 전체 중 대선, 주지사, 의회 모두를 차지한 곳은 9곳뿐이었다. 대선, 주지사, 주 의회가 모두 민주당인 주의 종합 영향력 평균은 12위였다.

 

마찬가지로, 교사노조 약세인 주는 공화당 지역에 많았다.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 공화당 주지사, 의회 다수 의석인 주의 종합 영향력 평균은 35위를 기록했다.

 

주지사, 정당 지지율, 득표율, 교육과 무관한 정책 등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해도 이런 양당의 상관은 나타났다. 2012년과 비교할 때 오히려 민주당과 교사노조의 상관은 더 높아졌다.

 

 

또한, 상대적으로 덜 부유한 지역에서 교사노조의 세가 약했다.

 

하위 5개 주의 빈곤율은 19%, 하위 10개 주는 17.5%, 다른 지역의 평균은 13%였다. 하위 5개 주는 대졸자 비율이 33%로 학력도 낮았다. 하위 10개 주는 35%, 다른 지역 평균은 40%였으며, 가장 노조 세가 강한 10개 주는 평균 46%였다. 흑인 주민의 비율도 높았다. 하위 10개 주 평균은 16.7%, 다른 지역은 8.7%였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으로 교사노조가 더 이상 교육 정책의 절대 강자가 아님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집단과 교사노조를 포함한 다양한 집단의 정치적 생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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