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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THE교육] 역사를 잃으면 미래도 잃는다

 

더에듀 | 6월이 오면 국립현충원의 나무들은 더 푸르러진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나무의 푸르름이 아니라 그 아래 잠든 이름들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 가족을 남겨두고 전선으로 향했던 아버지들,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낯선 땅에서 피를 흘린 유엔군 장병들의 희생이 오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호국보훈의 달은 단순한 추모 기간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이며, 어떤 희생 위에 세워졌는지를 미래 세대에게 가르치는 국가적 교육의 시간이다.

 

 

최근 전쟁기념관에서 추진하려 했던 ‘6·25전쟁, 서로 다른 해석’ 특별 해설 프로그램이 논란 끝에 철회됐다. 기획 의도와 별개로 홍보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사용하는 ‘한국전쟁’과 중국이 사용하는 ‘항미원조’라는 표현이 나란히 배치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우려를 표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역사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가치의 기준이다. 다양한 시각을 소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다양한 시각이 곧 모든 주장이 동일하게 정당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6·25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었다. 이것은 국제사회와 역사학계가 확인한 역사적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수많은 국군과 유엔군이 희생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 위에서 다양한 국제적 해석을 설명하는 것과, 침략과 방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의 정보에 접근한다. 그러나 정보가 많다고 해서 역사의식까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치의 기준이 약해질수록 진실과 왜곡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독일은 나치의 역사를 철저히 가르친다. 미국은 독립전쟁과 헌법 정신을 반복해서 교육한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를 국가 정체성 교육의 핵심으로 삼는다. 선진국들은 미래 산업에 투자하면서도 역사교육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역사적 정체성을 잃은 국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은 단순한 경제 성장의 성과만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유산, 시장경제라는 번영의 기반, 그리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성공을 이룬 나라다.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뤄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자유를 지키려는 국민들의 의지와 피와 땀의 결과였다.

 

그래서 미래교육은 코딩 교육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AI 교육, 디지털 교육, 글로벌 교육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나라를 물려받았고, 어떤 나라를 후손에게 남겨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정체성이 없는 교육은 방향을 잃는다. 역사를 잃은 민족은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호국보훈의 달 6월, 우리 사회가 다시 새겨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유를 지켜낸 역사를 기억하는 일 또한 결코 선택이 아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국민만이 미래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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