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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THE교육] 서울교육, 당근에 올리기 전에 학부모의 궁금증부터 공개하라

 

더에듀 | 서울교육청이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과 진로·진학 플랫폼을 활용해 교육정책과 행사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시민과 학부모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취지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행정은 알려야 하고, 국민은 알아야 한다. 정보 전달 창구가 다양해지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접하며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알리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알리느냐이다. 교육 행정의 목적은 채널 확대가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야 한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라도 정작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가 없다면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 홍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입시다. 자녀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느 학교의 기초학력 수준이 어떠한지, 학력 향상도는 어느 정도인지, 학교폭력 발생 현황은 어떤지, 진학 실적은 어떠한지, 학생들의 정서·심리 건강 상태는 어떤지에 대한 정보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청은 그동안 학생 간 서열화와 학교 간 경쟁을 우려해 이러한 정보 공개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정보를 감추는 것이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보 부족은 학부모의 불안과 사교육 의존을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

 

의사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채 치료를 시작할 수 없듯이, 교육도 학생들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공개하고 진단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기초학력이 어느 수준인지, 학습결손이 얼마나 심각한지, 어떤 학교가 개선되고 있는지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교육청의 책임이다.

 

최근 서울교육은 AI 교육, 디지털 전환, 미래교육 등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미래교육의 출발점은 기초학력이다. 읽기·쓰기·셈하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첨단기술 교육만 강조하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정보도 거창하지 않다.

 

​​​​​​- ​"우리 아이 학교의 학력 수준은 어떠한가."

- "학교폭력은 얼마나 발생하는가."

-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향상되고 있는가."

- "교사들의 수업 만족도는 어떠한가."

- "졸업생들은 어떤 진로를 선택하는가.“

 

이러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때 비로소 교육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교육은 신뢰의 사업이다. 신뢰는 숨김이 아니라 공개에서 나온다. 정보가 부족할수록 불안은 커지고, 불안이 커질수록 사교육 시장은 성장한다. 결국 정보 비대칭의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진정으로 시민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당근마켓이든, 리로스쿨이든, SNS든 채널 확대에 앞서 공개해야 할 정보의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 플랫폼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새로운 앱이 아니다. 믿을 수 있는 정보다.

 

서울교육이 먼저 공개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의 불안은 줄어들고, 교육에 대한 신뢰는 커질 것이다.

 

소통은 채널의 숫자가 아니라 공개의 깊이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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