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7 (화)

  • 구름많음강릉 25.2℃
  • 흐림서울 29.6℃
  • 박무울릉도 24.5℃
  • 흐림수원 29.5℃
  • 흐림청주 30.2℃
  • 흐림대전 28.8℃
  • 맑음안동 27.1℃
  • 맑음포항 29.5℃
  • 흐림군산 28.7℃
  • 맑음대구 28.1℃
  • 흐림전주 28.9℃
  • 맑음울산 25.8℃
  • 구름많음창원 26.1℃
  • 구름많음광주 27.1℃
  • 구름많음부산 25.4℃
  • 흐림목포 26.6℃
  • 구름많음고창 27.4℃
  • 구름많음제주 26.8℃
  • 흐림강화 25.0℃
  • 구름많음보은 27.6℃
  • 흐림천안 28.8℃
  • 구름많음금산 27.0℃
  • 맑음김해시 25.5℃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해남 25.2℃
  • 흐림광양시 25.5℃
  • 맑음경주시 27.3℃
  • 맑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손기서의 회고(回顧)]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예산 0원의 절망을 깨고 희망을 심다

‘원팀(One-Team)’으로 허문 벽, 그라운드에서 피어난 공존의 교육

더에듀 |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의 과정이다. 백년지대계라 불리는 교육은 과거 없이 현재를 평가할 수 없으며, 미래를 논할 수 없다. 손기서 전 서울 강서양천교육장은 38년의 교직 생활을 하며 과거 교육의 변곡점을 현장에서 바라보고 경험했다. <더에듀>는 그의 기억에 존재하는 교육의 길을 다시 찾아보는 기행을 시작한다.

 

 

“네버 에버 기브업!(Never Ever Give Up!)”

 

야구 레전드 이만수 감독이 목청껏 외치던 그날의 함성이 여전히 제 심장을 뜨겁게 울립니다.

 

신서중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며 개최했던 2023년 6월 국내 최초 ‘제1회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는 단순한 일회성 스포츠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가진 편견이라는 두터운 벽을 허물고, 공존의 가치를 증명해 낸 위대한 교육적 기적이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연대의 힘으로 장벽을 허물다


당시 발달장애 청소년의 스포츠 참여율은 고작 3.5%에 불과했습니다.

 

선례도 없고, 지원 인력도 없었으며, 학교 예산과 인력마저 전혀 지원받지 못하는 그야말로 ‘예산 0원’의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 사회적 공익사업으로 스스로 기획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암담했던 터널 속에서 목민교회(담임목사 김덕영)의 첫 100만 원 후원은 모두의 마음을 묶는 ‘원팀’의 위대한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이 작은 씨앗은 커다란 파도가 되어 각계각층의 동참을 이끌어냈고, 마침내 5000만 원 상당의 자원과 EBS, 동아일보, 스포츠조선 등 주요 언론사의 뜨거운 지원으로 이어졌습니다. 차별 없는 교육 현장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온전히 발로 뛰어 만든 무대였습니다.

 

마침내 서울서진학교와 서울애화학교의 개막전이 열리던 날, 500여 명의 함성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다리가 불편한데도 끝까지 베이스를 향해 기어가는 아이, 공을 맞히고 세상을 다 가진 듯 포효하는 아이,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스탠드에서 오열하던 학부모님들의 눈물은 제 교직 인생에서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멈춰 선 공을 치며 세상 밖으로, 소통의 배팅을 날리다


일반 야구와 달리 홈플레이트 위에 멈춰 있는 공을 치는 티볼은,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아이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 준 경이로운 도구였습니다.

 

아이들은 “2루로 뛰어!”라는 외침에 서로 반응하며 비로소 폐쇄적인 공간을 깨고 ‘우리’라는 원팀을 배웠습니다.

 

날아오는 투수의 공이 무서워 매번 피하기만 하던 아이들이 스스로 배트를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을 맞히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삶의 통쾌한 효능감을 온몸으로 맛보았습니다.

 

운동장 위에서 일어난 이 작은 변화는 교실을 넘어 학교와 가정을 변화시켰고, 우리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따뜻한 동행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현장이 살아 숨 쉬는 진짜 교육의 힘이었습니다.

 


‘원팀 정신’이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이정표


신서중학교 운동장에서 쏘아 올린 작은 공은 결코 일회성으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후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하여 수많은 미래 교육 정책을 추진할 때도, 제 가슴속에는 늘 신서중 운동장의 ‘원팀(One-Team) 정신’이 굳건히 살아 있었습니다.

 

기관과 지역사회, 그리고 교육 공동체가 벽을 허물고 연대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교육 혁신이 일어난다는 확신이었습니다.

 

교육의 진정한 역할은 아이들에게 미리 한계를 정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실패하고도, 또다시 독수리처럼 한계를 넘어 비상할 수 있도록 더 넓고 안전한 ‘운동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국가와 교육의 책무입니다.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세상, 모든 아이가 자신만의 속도로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공존의 미래 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온 힘을 다해 그 위대한 여정에 동행하겠습니다.

 

배너
배너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1명
100%
싫어요
0명
0%

총 1명 참여


배너
1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