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독일에서는 교사 부족으로 교대생이 교생 신분이 아닌 대체 교사로 교실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 대체 교사’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대체 교사는 하루이틀의 단기 보결부터 장기 결원을 보충하는 기간제 근무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독일 학술진흥협회(Stifterverband)는 11일 이런 ‘학생 대체 교사’의 실태를 파악한 ‘학생이 교단을 지킬 때: 교사 부족 맥락에서 학생 대체 교사의 배치, 우려, 인식(Wenn Studierende Unterricht Sichern: Einsatz, Risiken und Perspektiven Studentischer Vertretungslehrkräfte vor dem Hintergrund des Lehrkräftemangels)’ 정책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문성 성숙 전에 현장 투입 우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42%는 학생 대체 교사 근무를 하고 있었고, 10%는 근무 경험이 있었다. 학생 대체 교사의 일부는 개별 지도 역할만 맡거나 협력 수업을 하는 형태도 있었지만, 이들 중 95%는 단독으로 교실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중 40%는 아직 국가시험 트랙 교원양성과정 4년차나 학·석사 교원양성과정 중 석사 과정에 진입하지 못한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었다. 특히 이중 4%는 대학 신입생들이었다.
교과 자식, 학급 관리, 평가 역량은 교사 교육의 후기에서야 체계적으로 발달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고려한다면, 학생 대체 교사 제도는 핵심 전문성이 확고히 자리잡기 전에 이른 단독 수업을 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단독 수업을 위해 필요한 교수, 심리, 평가 기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최전선에 투입되는 일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학생 대체 교사 6명 중 1명은 6년 이상 고등교육을 받고 있다는 점은 이들이 표준 교사 양성 기간인 5년 안에 교사 교육을 마치지 못해 학업과 근무를 병행하면서 교사 교육에 어려움을 제기하는 또다른 문제를 보여주고 있기도 했다.
기초 교과조차 상치교과 수업 만연
학생 대체 교사 3명 중 2명은 독일어나 수학 등 기초교과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독일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 중 57%만 독일어 교사 교육을 받고 있었다. 수학은 이보다 적은 41%였다. 수학은 없지만, 관련 교과인 정보, 과학, 기술 교과 전공이라도 있는 경우도 9%에 그쳤다.
기초 교과 외 수업을 하는 학생 대체 교사는 더 자주 전공 교과가 아닌 교과를 가르치고 있었다. 매일 최소 한 과목은 상치 교과를 가르치는 비율은 90%나 됐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최근 국제성취도비교 연구(PISA)에서 독일이 읽기와 수리에서 뚜렷한 결손이 나타난 것과 관련지었다. 교사의 교과 지식과 교수 역량이 기초 기능 습득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교수의 질이 저한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공 외 교과를 가르치는 학생 대체 교사 제도가 기초 교과 기능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교육 정책 목표에도 반한다는 점과 비전공 교과 수업은 예비 교사 자신의 전문성 발달도 저해한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기말 고사나 담임도 맡지만 지원은 부족
학생 대체 교사 중 일부(9%)는 기말고사나 담임이 해야 하는 학급 관리 업무 등 더 큰 책임감이 필요한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역할이 높은 교수, 행정, 평가 역량을 요하고, 전문적 경험과 제도적 책무성을 전제하기에 이를 학생 대체 교사에게 맡기는 것은 전문성과 법적 기준을 위반할 여지가 있으며, 일관성 없는 평가의 위험성과 졸업 평가의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학생 대체 교사가 재학하고 있는 대학에서 지원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4%). 대학 측의 지원은 세미나, 상담, 자료 제공, 수업 참관, 기관 간 교류, 조직적 협력을 포함했다.
근무하는 학교는 60%가 멘토링이나 관리 감독을 하는 담당 교사가 있었지지만, 40%는 근무 학교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에서도 지원을 못 받는 비율은 39%나 됐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를 들어 체계적인 지원, 멘토링, 성찰이 예비교사의 전문성 신장의 전제 요건이라면서 체계적인 지원 없이 가르칠 경우 부족한 성찰로 인해 부정적인 교수 습관이 굳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학업과 업무 사이에서 갈등
학생 대체 교사의 경험에 관한 설문을 보면 많은 이들이 시간적 부담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49%(매우 동의 25%, 대체로 동의 24%)는 학업과 업무의 시간 관리에 충돌이 있다고 했고, 32%(매우 동의 7%, 대체로 동의 25%)는 근무 이후에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는 것이 중도 이탈의 동기가 된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고, 91%는 오히려 학업을 마치는 동기가 된다고 했다.
또한, 응답자 중 95%는 학생 대체 교사 제도에 대해 ‘좋다’ 혹은 ‘좋은 편이다’로 평가했다. 또한, 교사교육을 받는 학생 중 대체 교사 근무 경험이 없는 교사의 4분의 3도 이 제도에 관심을 보였다.
이들의 참여에 장애물이 되는 것은 학업과 병행하기 위한 시간 부족(37%)이 가장 많았다. 예비 교사들은 그 다음으로는 준비 부족(35%)을 꼽았다.
학업 중 과도한 근무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학업적 성과에 위험 요소가 될 있다는 다른 연구 결과들도 이번 설문 결과를 지지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학생 대체 교사 채용 표준 정립과 교원양성기관 중심의 관리 권고
연구진은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단독 수업은 석사 또는 국가시험 과정의 후기(실습) 단계에서만 허용 ▲전공 관련 교과 수업에 배치 ▲기말고사나 담임 역할은 금지 ▲학생 대체 교사에 대한 관리·감독 지도 등 지원 의무화 ▲교사 교육과 병행 가능한 구조 제공(실습 등 교육과정에 통합 여부 검토) 등을 제언했다.
특히, 앞서 권고한 단독 수업 제한, 전공 관련 배치, 책무성 높은 업무 배제 등을 명시한 학생 대체 교사 채용에 관한 표준을 각 주 교육부와 각급 교육청에서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교원양성기관이 학생 대체 교사 제도 채용을 조정하는 거점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비록 소득을 위한 시간제 근무지만, 전문성 신장에 직결되는 만큼 대체 교사 근무 내용을 교원양성 과정에 직접 반영하고 대체 교사들이 학업을 병행할 수 있게 수업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한편, 대체 교사 근무를 실습과 연계해 연관된 지원 구조를 만들 것을 권고했다.
이 외에도 근무 학교는 필요한 전문적 지원을 보장할 뿐 아니라 전공에 관련된 배치를 신경 쓰고, 학생의 학업과 병행 가능한 정도의 업무를 맡기고, 높은 책무성이 필요한 업무에서 배제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12월 교원양성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온라인 설문조사로 시행됐다. 응답자는 72개 교원양성기관 중 69개교에서 2269명이었다. 이중 학생 대체 교사 경험에 관한 설문은 현재 근무하는 907명의 응답만 사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