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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린의 THE교육] 교육부, 청소년 자살예방 주무부서로 적합한가

교육을 넘어 치료체계 구축을 고민해야

 

더에듀 | 초등학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던 노래 ‘소문의 낙원’의 주인공인 악동뮤지션이 지난 4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특히 슬럼프와 은둔 생활, 폭식으로 마음건강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수현 씨를 오빠 이찬혁 씨가 곁에서 돌보았다는 이야기에 많은 사람이 감동했다.

 

그러나 나는 남매의 우애만큼이나 정신건강 돌봄의 고단함에 주목하고 싶다.

 

마음이 힘든 사람을 돌보는 일은 따뜻한 위로와 공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식사와 수면, 위생, 진료와 약물 복용, 일상생활을 회복하도록 돕는 반복적이고 지난한 과정이 뒤따른다.

 

당사자가 도움을 거부할 때에는 보호자도 심각한 소진을 경험한다. 모든 가족이 악동뮤지션처럼 장기간 돌봄을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신건강 위기에 대한 책임을 개인의 의지와 보호자의 헌신에만 맡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나는 청소년 자살예방대책의 주무부처가 교육부인 것이 과연 맞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학교 차원의 스크리닝과 마음건강교육, 체육예술교육, AI를 활용한 온라인상 자해·자살 유발 정보 모니터링과 위기징후 발굴 등은 거시적 대책의 한 꼭지로 필요할 수도 있겠으나, 이러한 수단만으로 자살을 예방하기는 어렵다.

 

현 대책들이 모두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문제는 위험이 발생한 후 신속하게 치료할 후속 체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데 있다.

 

경쟁교육과 대학입시가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교육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당장 죽음을 결심한 사람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 자해나 자살의 위험에 놓인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거시적인 교육적 접근이 아니라 즉각적인 안전 확보와 전문적인 치료다.

 

다시 돌아와, 그렇다면 청소년 자살예방대책의 중심을 교육부에만 두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교육부가 위험을 발견하는 역할을 맡더라도, 그 다음 단계인 평가·보호·입원·치료는 보건복지부와 정신의료체계의 영역이 아닐까.

 

국립정신건강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정신의료기관 병상은 전년 대비 5.5% 감소했고, 2019년과 비교하면 약 1만 1000개가 줄었다. 자살위기 아동·청소년을 위한 인프라는 오죽할까.

 

아동·청소년은 성인과 치료 방향이 다르고 성인환자 행동 모방 방지와 돌발행동 등에 대한 트라우마 예방을 위해 병동 분리가 권장되기에 별도의 치료공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소아청소년 전용 정신과 병동은 전국적으로 극소수이며, 아동·청소년 단독 병상조차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외상이나 정신병력이 확인되지 않아 응급실에 머물기 어려운 고위기 청소년을 위한 일시보호시설도 부족하다. 학교가 위험을 발견해도 당장 보낼 병원이 없고, 보호자가 밤새 아이를 지켜야 한다면 자살예방체계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

 

교육부는 위험징후를 발견하고 정신건강에 대한 낙인을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발견 이후를 책임질 의료·복지체계가 없다면 교육의 영역만으로는 실제 죽음을 막기 어렵다. 이는 운동·식습관·금연·금주와 같은 암 예방교육과 건강검진만 확대하면서, 정작 이상이 발견된 환자를 즉시 검사하고 항암치료나 수술을 진행할 병원과 병상을 마련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청소년 자살예방은 마음건강에 대해 더 많이 가르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죽음의 문턱에 선 청소년을 즉시 받아주고, 보호하고, 치료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연결하는 공공 인프라가 필요하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또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마음의 중증외상을 실제로 치유할 수 있는 위기치료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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