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10일 오전 프랑스 파리 리옹 역 앞에서 에두아르 제프레(Édouard Geffray) 교육부장관이 학생들에게 책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기차로 여행을 떠나는 길에 책 한 권을 가방에 넣어 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나눠준 읽기 자료는 소설, 신문, 활동책 등 2400건이었다.
프랑스 교육부는 이날 행사를 포함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올여름 나는 읽는다’ 캠페인을 지난달 1일부터 8월 말까지 시행하고 있다.
독서 시간 10배 스크린 타임에 위기감
이 캠페인은 프랑스 청소년이 일평균 여가를 위한 독서 시간 19분인데 스크린 사용 시간은 3시간 11분으로 10배에 달한다는 프랑스 국립 도서 센터의 2024년 통계가 나온 데 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프랑스에서는 이에 앞서 여름방학이 학생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교육부의 2023년 통계도 이미 있었고, 이후 2025년에도 학생의 56%만 지문을 스스로 읽고 이해할 수 있고, 53%만 소리 내 지문을 읽을 수 있다는 문해력 저하 통계도 나왔다.
이에 아동·청소년의 독서에 대한 애정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올여름 나는 읽는다' 캠페인은 ▲읽기 습관 형성 ▲독서 공간 확보 ▲도서 선택을 나눔의 기회로 전환 등 세 가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과 연계해 워크숍, 대회, 도전 과제, 시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접근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방학 중 독서를 독려하기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방학 시작할 때 도서를 빌려주고 개학할 때 반납할 뿐 아니라 지자체 도서관, 서점 등과 연계해 독서 관련 이벤트도 열고 있다.
학교에서 책을 빌려주는 과정에 가정도 참여시키면서 가정에서의 독서에 대한 환기도 했으며, 도서를 반납할 때 방학 중 독서 경험을 나누는 특별수업 시행도 권장했다.
중학교 입학 전 필독 도서는 현대판 ‘변신 이야기’
6월에는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인 5학년 학생 전원에게 배포했다. 현대어로 번역하고 일러스트레이션을 가미했을 뿐만 아니라, 간단한 교육용 게임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과 영웅들을 알게 되고, 중학교의 첫해인 6학년 교육과정에서 할 독서를 대비해 라틴어도 소개하고, 7학년에서 다시 그리스·로마 신화를 접할 때 생소하지 않도록 준비한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이 관련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책의 내용, 배경, 학습 지도 자료, 관련 참고 자료 등을 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장애 학생을 위해 오디오북, 점자책도 제공하고 있다.
교사들이 선정한 올 여름방학 추천 도서 15선
5학년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의 도서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선정한 15권을 꼽은 연령별 추천 도서 목록도 교육부의 캠페인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0~3세는 그림책과 유아 동화를, 3~6세와 6~8세는 동화책, 비소설, 사진첩, 그림책 등을, 8~10세와 10~12세는 비소설로 시작해 본격적인 소설 중심으로 추천 도서를 꼽았다.
이와 함께 가수, 방송인, 미인대회 수상자 등 인기인이나 유명 작가들이 교육부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독서의 영향을 받았는지 경험담을 나누는 영상도 게재됐다. 만화책 주인공에게 영향받은 이야기 등 어린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부터 어떻게 책을 통해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 모범이 되는 이야기까지 담겼다.
부모를 위한 상세한 독서 지도 가이드까지
방학 기간 중 독서가 대부분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 부모를 위한 독서 지도 안내도 하고 있다.
도서 선택 시에는 아동이 흥미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거나 같이 선택하는 방법을 권고했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은 책에 애정이 생기는 일이기에 허락하도록 했다. 동화책, 소설, 만화책, 비소설, 시집, 신문 등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접하도록 하고, 스스로 읽지 않을 책들도 이따금 권하도록 했다. 어려운 책을 읽을 때는 조금 큰 자녀라도 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앞부분을 같이 읽도록 했다.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는 독서와 책 관련 대화를 위해 따로 공간을 선정하도록 권했다. 조용하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면 해변 파라솔 아래부터 집 안의 독서 공간이든 무방하다. 또한, 손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을 거실, 침실, 가방 등 접근할 수 있는 곳 어디든 두도록 권했다.
공간뿐 아니라 참여하는 아동이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정해 특별하게 부모와 나누는 시간으로 삼도록 했다. 특히 매일 반복적인 루틴을 형성하도록 권했다. ‘상상력을 위한 칫솔질’이라면서 매일 반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함께 읽는 사람은 부모 외에도 친구, 조부모 등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시간을 가짐으로써 서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함께 책을 고르러 가고 부모도 스스로 읽는 모범을 보이도록 권했다. 부모가 책을 고르고 읽는 즐거움을 보여줄 때 독서의 즐거움이 전염된다는 것이었다.
읽는 중에는 아동이 괜찮으면 서로 차례대로 함께 읽는 방식을 권했고, 마음을 다해 감정 표현을 넣고 톤을 상황이나 인물에 따라 바꾸고,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읽어줄 것을 강조했다. 부모도 스스로 삽화도 살펴보고 작가의 세계를 경험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십대 청소년과도 책을 읽는 시간을 공유하도록 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책 읽어주는 일을 너무 일찍 멈춘다고 지적했다.
읽은 후에는 어떤 점을 좋아했는지 싫어했는지, 어떻게 느꼈는지, 뒤에 이어질 내용이나 책의 내용에 대한 의견 등 읽은 책에 대해 나누고 다음에 읽을 책에 대해 같이 의논해보도록 권했다.
이 외에도 여행을 떠나는 길에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 재단이나 철도 공사, 숙박 시설 협회 등과 협력해 휴게소에 독서 공간을 제공하거나 기차나 기차역, 숙박업소에서도 독서 관련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방송국, 출판사도, 심지어 맥도날드 등 다양한 기업까지도 캠페인에 동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