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Q’는 이미 나온 뉴스를 다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교육현상의 이면에서 다른 매체가 놓친 본질적인 질문을 발견하고, 팩트와 제도, 현장의 맥락을 따라가며 그 답을 찾아갑니다.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 교육이 정말 묻고 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독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더에듀 여원동 기자 | 사립대학의 적립금이 12조원을 넘어섰다. 대학들이 미래를 위해 돈을 쌓는 동안 학생들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다. 졸업 후 40대까지 빚을 갚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등록금은 올해도 올랐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6년 대학정보공시에에 따르면, 4년제 일반·교육대학 192곳 가운데 130곳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전체의 67.7%다.
대학은 재정난과 교육여건 개선 필요성을 설명한다. 그러나 적립금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추가 부담을 요구한다면, 대학의 재정 축적과 등록금 인상 사이의 관계도 함께 설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학이 보유한 돈과 학생이 부담하는 돈을 같은 질문 위에 올려 놓고 봤을 때 대학은 얼마나 쌓았고, 학생들은 얼마나 더 부담했으며 적립금은 실제로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사립대 적립금 12조2062억원…1년 새 6686억원 늘어
2026년 8월 대학정보공시에서 사립 일반·교육대학의 2025회계연도 교비회계 적립금은 9조62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674억원, 6.3% 증가했다. 사립 전문대학 적립금은 2조5834억원으로 1012억원, 4.1% 늘었다.
두 대학 유형의 적립금을 합하면 12조2062억원이다. 증가액은 6686억원이다. 12조원은 사립 일반·교육대학과 사립 전문대학의 교비회계 적립금을 합산한 규모다. 다만 이 돈이 대학법인의 모든 재산이나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총액을 뜻하는 건 아니다.
그렇더라도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을 받아들이는 동안 대학에 쌓인 적립금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별도의 설명이 요구된다. 대학별로 적립금이 얼마나 늘었는지, 그 대학이 같은 기간 등록금을 올렸는지, 적립금 증가분을 어떤 교육사업에 사용할 계획인지를 연결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립대 평균 등록금 823만원…학생 부담 ↑
2026학년도 4년제 일반·교육대학의 학생 1인당 연간 평균 등록금은 727만300원이다. 전년보다 14만7100원, 2.1% 상승했다. 사립대 평균은 823만1500원이다. 전년보다 22만7500원, 2.8% 올랐다. 단순히 두 학기로 나누면 한 학기 약 411만6000원이다.
국공립대 평균은 연간 425만원으로, 사립대 평균과 약 398만원 차이가 난다.
130곳이라는 인상 대학 수는 사립대만이 아니라 국공립대를 포함한 4년제 일반·교육대학 전체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사립대의 적립금 총액과 인상 대학 수를 직접 대응시키려면 대학별 자료를 별도로 대조해야 한다.
등록금은 계열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다.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의학계열 1032만5900원, 예체능계열 833만8100원, 공학계열 767만7400원 순이다.
평균 등록금이 800만원을 넘는 사립대 학생에게 등록금 인상은 단순한 통계 변화가 아니다. 장학금이나 가계 지원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금액은 추가적인 재원 마련이 필요한 부담으로 남는다.
학자금 대출 46만명…등록금 부담, 졸업 후까지
8월 공시에 따르면 2025년 4년제 일반·교육대학의 학자금 대출 이용 학생은 모두 46만3764명이다.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 이용자는 23만7692명,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이용자는 22만6072명이다.
이 수치는 해당 연도 대출 이용 학생 규모다. 졸업 이후에도 채무를 보유한 전체 인원이나 대출 잔액, 평균 상환기간을 뜻하지는 않는다. 또 이 학자금 대출엔 등록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 부담이 졸업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장기연체 현황에서 확인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한병도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에서 제출받은 ‘일반상환 학자금대출 장기연체채권 현황’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6개월 이상 장기연체자는 5만101명, 연체채권 잔액은 2723억원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7047명으로 14.1%, 30대가 2만4061명으로 48.0%, 40대 이상이 1만8993명으로 37.9%를 차지했다. 30대 이상을 합하면 전체 장기연체자의 85.9%다.
연체잔액은 40대 이상에서 더 무거웠다. 40대 이상 장기연체자의 연체잔액은 1343억원으로 전체 2723억원의 49.3%를 차지했다. 30대는 1154억원, 20대는 226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연체잔액도 20대 321만원, 30대 480만원, 40대 이상 707만원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커졌다.
연체기간도 짧지 않았다. 6개월 이상 장기연체자 가운데 3년 이상 연체자는 3만1196명으로 62.3%에 달했다. 이들의 연체잔액은 1601억원으로 전체 장기연체 잔액의 58.8%였다.
이 자료는 전체 학자금 대출 이용자의 연체율은 아니다. ‘일반상환 학자금대출’ 가운데 6개월 이상 장기연체된 채권을 집계한 자료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은 소득에 따라 의무상환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같은 기준으로 단순 비교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받은 학자금 대출의 부담이 청년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40대 이상 장기연체자가 2만여 명에 육박하고 이들의 연체잔액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건 등록금 부담이 졸업 이후의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시기에 수십만 명의 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등록금 고지서의 납부가 끝나더라도 대출 이용 학생에겐 상환 부담이 남기 때문이다.
금고 절반가량은 건축기금…언제, 어디에 쓰나
대학이 적립금을 보유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립 일반·교육대학 적립금의 용도별 구성은 건축기금 47.0%, 특정목적기금 27.5%, 장학기금 16.0%, 연구기금 8.5%, 퇴직기금 1.0%다.
대학 건물과 교육·연구시설은 장기간에 걸쳐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적립금 전액을 등록금 인하나 장학금 지급에 즉시 사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적립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적립 규모의 적정성까지 설명하는 건 아니다. 건축기금이라면 어떤 시설을 언제 신축하거나 개선할 계획인지, 특정목적기금이라면 어떤 사업에 얼마를 사용할 예정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서는 적립금 증가와 사용계획, 등록금 인상으로 확보한 재원이 각각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추가 부담을 요청하면서도 적립금의 집행 시점과 구체적인 사업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재정 운용의 투명성에 관한 질문이 남는다.
대학은 더 쓰는데 학생 부담은 왜 늘어야 하나
대학의 재정 지출이 정체된 것만은 아니다. 2025년 4년제 일반·교육대학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2072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도 403만원으로 5.2% 늘었다.
이는 대학이 교육과 장학에 투입하는 재원도 늘었다는 반대 측면의 자료다. 다만 해당 수치는 국공립과 사립을 포함한 전체 평균이다. 적립금이 증가한 특정 사립대에서 학생 교육비와 장학금도 그에 상응해 늘었는지는 대학별로 확인해야 한다.
등록금 인상 필요성을 검증하려면 대학의 총수입과 총지출뿐 아니라 적립금 증감, 장학금 지급, 교육비 지출, 등록금심의위원회의 논의 내용을 함께 봐야 한다. 학생이 추가로 부담한 돈이 어떤 교육여건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대학이 기존에 보유한 재원을 우선 활용할 수는 없었는지가 그 과정에서 확인할 질문이다.
대학 돈은 쌓이고 학생 빚은 남는다
대학은 장기적인 교육·연구 투자를 위해 재원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학생 역시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해 등록금을 부담한다. 문제는 두 부담이 어떻게 배분되고 있는지다.
대학의 적립금은 늘어나고 등록금도 인상됐다. 같은 시기 수십만명 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이용했고, 일반상환 학자금대출 장기연체자 중 40대 이상도 2만여 명에 달한다. 다만 이 지표들이 함께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적립금 증가나 등록금 인상이 학생의 대출 또는 장기연체를 직접 초래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
때문에 적립금을 늘린 대학이 등록금을 얼마나 올렸는지, 적립금은 어떤 계획에 따라 집행되는지, 학생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 대학이 자체 재원을 얼마나 투입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미래를 위해 돈을 쌓는 동안 학생이 현재의 등록금을 빚으로 감당하고, 그 빚이 중년까지 남는다면 그 부담을 어떻게 나누는 게 타당한가. 대학 재정의 축적과 학생의 교육비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