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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쟁점] ‘수시 원서접수 먹통’ 특조반까지 꾸렸지만 핵심 기술자료 확보 못해

사고 나면 정부가 수습…평소엔 누가 책임지나
장애대응 모의훈련도 했지만, ‘접속폭주’는 제외
공정위는 ‘복점 시장’ 판단에 시정명령까지 내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수시 원서접수 먹통’ 발생 18일째인 28일, 정부가 여전히 ▲서버 이중화 ▲최대 동시접속자 ▲부하테스트 등 시스템 안정성을 판단할 핵심 기술자료 일부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 장애로 수시 원서를 제때 내지 못한 수험생이 발생하자 수습에 나섰다. 접수시간을 연장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피해구제 기준을 마련한 데 이어 특별조사반까지 꾸렸다.

 

그런데 정작 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접속자를 견딜 수 있었는지, 장애에 대비한 서버 이중화는 제대로 돼 있었는지 등을 판단할 자료 일부는 사고 2주가 지나도록 확보하지 못했다. 사고가 나면 정부가 수습하는데, 평상시 대입 원서접수 시스템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는 걸까.

 

190개 대학 원서접수, 두 민간업체가 나눠 맡아

현재 대입 원서접수는 개별 대학이 민간업체를 선정해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다. 2027학년도 4년제 대학 기준 유웨이어플라이와 계약한 대학은 102곳, 진학어플라이는 96곳이다. 8곳은 두 업체 모두와 계약했다. 양사 가운데 적어도 한 곳과 계약한 대학은 190곳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시장을 두 사업자만 존재하는 ‘복점 시장’으로 판단했다. 지난해에는 두 업체가 대학과 원서접수 대행계약을 체결·유지하기 위해 학교발전기금이나 물품 등을 제공한 부당고객유인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사건과 이번 시스템 장애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건 아니다. 다만 대학입시의 핵심 관문이 사실상 두 민간사업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시장구조는 분명하다. 여기에 대교협은 표준공통원서 접수서비스를 운영한다. 교육부 역시 시스템 운영과 완전히 떨어져 있지는 않았다.

 

위험 알고 훈련했는데…‘접속폭주’는 빠졌다

대교협은 지난 5월 교육부·전문대교협·유웨이·진학이 참여한 ‘2027학년도 표준공통원서 접수서비스 장애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연계시스템 장애와 대행사 간 페이지 연동 장애, 대교협 전산실 재해와 백업시스템 전환, 표준공통원서 소프트웨어 오류 등이 훈련 대상이었다.

 

그러나 원서접수 마감 때 수험생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가정한 과부하 대응은 빠졌다. 대학 선택과 원서 작성·저장, 전형료 결제 등을 담당하는 대행업체 자체 시스템 영역도 훈련 대상에서 제외됐다.

 

마감시간 접속폭주 위험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대교협은 적어도 2020~2021년부터 마감시점에 접속자가 몰릴 수 있다며 수험생들에게 미리 공통원서를 작성하라고 안내했다. 접속폭주 위험은 알고 있었고 장애훈련까지 했지만, 실제 접속자가 몰리는 상황과 민간업체 자체 시스템은 국가 단위 훈련의 바깥에 있었던 셈이다.

 

 

특별조사 18일...핵심 자료 미확보

사고가 발생하자 교육부의 역할은 커졌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시스템 장애 발생 시점의 오류 기록과 원서 작성·저장·제출·결제 시도 등의 전산기록을 토대로 구제 신청 1588건을 심사했다. 414건을 구제 대상으로 인정했고 이 가운데 354건이 최종 접수를 마쳤다.

 

교육부는 유웨이를 대상으로 특별조사에도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장애 원인뿐 아니라 대응 과정과 시스템 운영·관리체계 전반이다.

 

그러나 28일까지 대교협은 서버 이중화 여부와 최대 동시접속자, 부하테스트 등 국회가 요구한 핵심 기술자료 일부를 업체로부터 확보하지 못했다. 당초 23일까지였던 특별조사 기간도 연장됐다.

 

개별 수험생을 구제하는 데 필요한 전산기록은 확보했지만, 전체 시스템이 사고를 견딜 준비가 돼 있었는지를 판단할 일부 핵심자료는 즉시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대학은 계약, 대교협은 운영, 교육부는 조사

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현재 확인되는 역할은 하나의 지휘체계로 이어져 있지 않다. 대학이 업체를 선정해 직접 계약하고, 대교협은 표준공통원서 서비스를 운영한다. 교육부는 대입 정책을 관장하면서 장애대응 훈련에 참여했고, 이번 사고 뒤에는 특별조사와 수험생 구제를 주도했다.

 

교육부는 현행 구조에 대해 자신들이 업체에 업무를 위임하고 직접 관리·감독하는 관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서버 이중화나 부하테스트 등의 자료를 민간업체에 직접 강제 제출하도록 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는 현재 공개자료만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교육부 역시 민간체제를 유지하면서 정부의 지도·감독권을 강화하려면 법적 근거와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 없이 정부가 민간업체에 무제한적인 자료 제출을 강제하는 방식도 답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정부의 직접 강제권 문제와 대입 원서접수 시스템을 평상시에 누가 끝까지 점검해야 하는가는 다른 질문이다.

 

직접 감독권이 부족했다면 대학과 업체의 계약에 시스템 안정성 검증과 자료제출 의무를 넣을 수는 없었는지, 대교협의 공통원서 운영체계를 통해 점검할 방법은 없었는지, 그것도 어렵다면 왜 대입 핵심 인프라를 두 민간사업자에게 크게 의존하면서 필요한 법적·제도적 감독장치를 미리 만들지 않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수험생에게는 대학과 업체, 대교협과 교육부 가운데 어느 기관의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원서를 정상적으로 접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대학이 계약하고 대교협이 공통체계를 운영하며 사고가 나면 교육부가 수습하는 구조라면, 사고가 나기 전 전체 시스템의 안전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18일째 확보하지 못한 기술자료는 이번 장애의 원인뿐 아니라 이 질문에 대한 답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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