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작전 병력 18명이 현장에 투입됐고, 중상자 2명과 경상자 1명이 발생했다. 이후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거쳐, 지난 10월 5일 군은 당시 폭발이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에 의한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고 이후 전해진 부상 장병들의 말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위문 당시 부상 장병들은 “작전팀이 한 몸이 되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전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위기의 순간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이 장면을 보며 교육현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교실은 전쟁터가 아니다. 하지만 교사는 끊임없이 판단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학생의 성장을 책임져야 한다. 때로는 교육적 판단 하나가 민원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교사가 위기의 순간 교육적 판단을 내릴 때, 그 교사의 뒤에는 누가 서 있는가.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만이 아니다학교 현장에서 교사에게 흔히 요구하는 것은 책임감과 헌신, 그리고 리더십이
[더에듀] 세계인들의 ‘K’에 대한 기대감과 선호가 심상치 않다. K팝에서 시작된 열풍이 뷰티와 음식으로 번지며, 세계는 이제 ‘K’라는 글자에서 세련됨과 품격을 읽는다. 그런데 이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일본어에 ‘하찮다’는 뜻의 ‘구다라나이(くだらない)’라는 말이 있다. ‘백제’(구다라)의 물건이 아니면 볼품없다는 데서 왔다는 속설이 있다. 어원의 진위와 별개로, 이 이야기가 오래 힘을 얻은 것은 백제의 기술과 예술이 아스카 문화를 꽃피운 ‘고대의 한류’였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K-컬처는 우연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 안에 오래 흐르던 품격의 DNA가 다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어디에 붙여도 자연스러운 ‘K’를 우리는 아직 교육 앞에 자신 있게 붙이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 교육하면 함께 따라다니는 단어는 ‘문제’, ‘개혁’, ‘혁신’, ‘변화’ 등이다. 우리 교육을 문제투성이로 보고 개혁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다. 나는 생각이 다르다. K-EDU의 시대는 반드시 온다고 믿는다. 이 칼럼에서 그 가능성과 길을 독자와 함께 찾아보려 한다. 그 첫 번째 근거는 교사다. 우리나라 교사들의 학력과 자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이처럼 우수한 인재들
더에듀 | 고1 겨울, 선택과목 신청서를 앞에 두고 며칠째 잠을 설치는 아이가 있다. 이 과목 하나로 대학이 갈릴 것 같다. 동아리 하나를 못 골라 신청 기간을 넘기는 아이도 있다. 잘못 고르면 1년을 버릴 것 같아서다. 학원을 옮길지 석 달째 고민하는 부모도 있다. 그사이 아이는 맞지 않는 수업에 계속 앉아 있다. 반대로 설명회 한 번 듣고 수천만 원이 드는 유학을 정하는 집도 있다. 넷 다 선택이다. 그런데 무게는 다르다. 문제는 우리가 그 차이를 잘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되돌릴 수 있는지보다 지금 얼마나 불안한지로 선택의 무게를 잰다. 그러다 고민이 엉뚱한 곳에 쓰인다. 가벼운 선택에 몇 달을 쓰고, 무거운 선택은 하루 만에 넘기기도 한다. 선택에는 두 종류가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2015년 주주 서한에서 결정을 두 가지로 나눴다. 되돌릴 수 없거나 거의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은 ‘한 방향 문’이다. 이런 결정은 천천히, 신중하게, 여럿과 의논해서 내려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결정은 그렇지 않다고도 했다. 바꿀 수 있고 되돌릴 수 있는 ‘양방향 문’이라는 것이다. 양방향 문에 한 방향 문의 무게를 들이대면 일이 느려진다. 실험도 줄어
더에듀 | 가장 치명적인 교육의 병폐는 무엇일까.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그 핵심에는 서열화된 대학 입시 체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학벌·기득권의 세습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역대 정부는 입시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을 완화하기 위해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입시 경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고, 사교육비 부담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는 개별적인 입시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교육 경쟁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학 서열 구조부터 돌아봐야 한다 진보적 교육행정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공고한 대학 서열 구조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에 있다. 대학의 서열이 취업과 사회적 지위, 소득과 연결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학생과 학부모는 더 높은 서열의 대학을 향한 경쟁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입시 전형을 바꾸거나 시험 방식을 조정하더라도 경쟁의 기준만 달라질 뿐, 경쟁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교육개혁의 시야를 입시제도 안에만 가둬서는 안 된다. 대학 체제와 노동시장, 학벌에 따른 사회적 보상 구조까지 함께 바라보는 보다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프랑스 사례가 던지는 질문 프랑스는 1968년 이후 대학 체제를 재편하
더에듀 | 1875년,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앙리 드 보르니에(Henri de Bornier)는 그의 희곡 《롤랑의 딸(La Fille de Roland)》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명대사를 남겼다. “모든 사람에게는 두 개의 국가가 있다. 자신의 나라, 그리고 프랑스.”(Tout homme a deux pays : le sien et puis la France.) 자국이 곧 세계 지성과 예술의 중심이라는 자긍심 넘치는 이 한 문장은 오랫동안 프랑스가 자랑해 온 문화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반영하듯 자국 콘텐츠와 언어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 통상 협정에서도 ‘문화적 예외(Exception culturelle)’를 강조하고, 축구 경기마저 ‘아트 사커(Art Soccer)’라 부르며 예술의 칭호를 붙이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한마디로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는 나라가 프랑스인 것이다. 그런 예술의 본고장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문화계에서 최근 주목받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바로 ‘Hallyuwood’이다. 이는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뜻하는 ‘한류(Hallyu)’와 세계적인 영화산업의 대명사인 ‘할리우드(Hollywood)’를 결합한 표현
더에듀 | 아이가 말한다. “급식 남는 거 줄이는 일 할래.” 어른이 답한다. “그런 직업 없어.” 다른 아이가 말한다. “할머니들 스마트폰 알려 주는 사람.” 어른이 되묻는다. “그건 봉사지, 직업이 아니잖아.” 아이는 같은 말을 두 번 이상 하지 않는다. 그다음부터는 어른이 아는 이름 중에서 고른다. 그때 아이가 접은 것은 꿈이 아니다. 어른에게 말해 볼 마음이다. 목록은 어른이 살아온 시대의 것이다 어른이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아이가 남들 다 아는 길에서 벗어나면 그 뒷감당이 내 몫이 될 것 같아서다. 그 불안이 아이가 고를 수 있는 목록을 좁힌다. 진로검사지에 뜨는 직업도, 진로체험의 날 부스도 마찬가지다. 지금 있는 직업을 모아 놓은 것이다. 아이가 살아갈 시대가 아니라 어른이 살아온 시대의 목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0년 발간한 ‘한국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에는 직업명 1만 6,891개가 실렸다. 2012년 제4판보다 5,236개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새로 등장한 신생 직업은 270개였고, 생산 중단과 디지털화로 종사자가 사라진 18개 직업은 사전에서 빠졌다. 그중에는 필름 영화에 수작업으로 자막을 넣던 ‘영화(필름)자막제작원’도
더에듀 | 숙제를 하다가 막히면 요즘 학생들은 어떻게 할까. 예전에는 참고서를 뒤지거나 친구에게 물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꺼내 AI에게 묻는다. 몇 초 만에 그럴듯한 답이 나온다. 편리하다. 그런데 그 편리함 뒤에 무언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은 없는가. 앞선 칼럼에서 필자는 이를 ‘인지적 항복(Cognitive Surrender)’이라 불렀다. AI가 내놓은 답을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통째로 넘겨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학교 교실은 AI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교실에서 이미 지켜야 하는 AI 활용의 3대 기준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이미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 취지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AI는 정답을 대신 써주는 ‘자판기’가 아니라, 학생의 탐구를 돕는 ‘보조적 도구’라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이 담고 있는 세 가지 방향은 결국 학생의 사고력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가깝다. 하나는 결과물이 아니라 생각의 과정을 남기는 일이다. AI가 써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제출하는 것은 표절이나 부정행위가 될 수 있으며, 어떤 질문을 던졌고 AI의 답변 중 무엇을 취하고
[인공지능과 입시 경쟁이 맞물린 시대.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큰 고민과 불안을 마주하고 있다. <더에듀>는 ‘좋은 대학’과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익숙한 기준을 넘어, 아이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힘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살펴본다. 당장 꿈이 없어도 괜찮은 이유부터 성적과 적성 사이의 간극, 문해력과 진로 관계, 오래가는 능력과 직업 선택의 현실까지 진로를 둘러싼 고민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옷 가게에서 마음에 쏙 드는 옷은 좀처럼 없다. 그런데 아닌 옷은 걸쳐 보는 순간 안다. 점심때 뭘 먹고 싶으냐고 물으면 "아무거나"라고 답하던 사람도 국밥집 앞에서는 바로 말한다. "국물은 좀…." 직장인도 그렇다.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힌다. 그런데 지금 이 일의 어느 대목이 견디기 힘든지는 술술 말한다. 아이도 다르지 않다. 장래 희망을 물으면 조용해지지만, 어느 수업이 지겨웠는지는 곧바로 답한다. 네 장면 모두 같다. 좋음은 말로 꺼내기 어려운데 싫음은 바로 나온다. 좋아하는 마음은 대개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생긴다. 반면 싫다는 느낌은 하나만 어긋나도 올라오곤 한다
“선생님, 지구가 조울증에 걸렸나요?” 몇 해 전 고교생과의 대화에서 한 학생이 던진 이 한마디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이상기후의 본질을 너무나 직관적이고 정곡을 찌르게 표현해 주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뭄으로 땅이 바짝 갈라져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었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집중호우와 폭우가 쏟아져 도시가 잠겨버렸다. 중간이라곤 없는 이 극단적인 ‘날씨 널뛰기’는 단연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가장 지독한 후유증이라 할 수 있다. 대기가 뜨거워지면서 수증기를 스펀지처럼 대량으로 머금었다가 메마른 땅 위에 한꺼번에 쏟아붓고는 다시 혹독한 건조함을 부르는 열역학적 심술을 부리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오늘의 학교 현장을 둘러보면 어떠한가?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터전인 지구가 열병을 앓고 있는데,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교과서 속 “에어컨을 적정 온도로 틀자”, “음식물을 남기지 말자” 수준의 한가로운 도덕관념에 머물러 있다. 지구가 당장 숨이 넘어가는 재난 상황인데, 아이들에게 시험 문제용으로 “지구온난화의 원인 3가지를 쓰시오”라는 지식 암기식 교육을 시키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웃지 못할 코미디인가! 지
더에듀 | 해마다 8·15 광복절을 전후해 동해의 작은 섬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갈등은 어김없이 뜨거워진다. 올해 역시 일본 정부는 한국 조사선의 독도 주변 해양 조사에 항의하는 정례적 정치 공세를 반복했고, 한국 정부는 엄중한 독도 영토 주권을 재천명했다. 지난 수십 년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어 온 이 소모적 갈등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해치는 깊은 우울한 정서를 대신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학계의 객관적 자료, 심지어 일본 자국의 근대 역사 기록조차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명확히 증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억지 주장은 그칠 줄 모른다. 떼를 쓰는 어린아이처럼 진실을 외면하는 일본의 태도를 언제까지 비탄하고 분노하기만 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감정적 대응의 굴레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실(Fact)과 보편적 교육(Education)의 힘으로 이 오랜 갈등의 고리를 끊어낼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허구임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설적이게도 일본 스스로가 만든 관공서의 공식 기록이다. 1877년 태정관 지령(太政官指令)에 의하면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최고 국가기관이었던 태정관(현재의 내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