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교사들의 노조 선택 기준은?...전교조와 교사노조 선택 갈림 이유 연구 통해 밝혀져

  • 등록 2025.05.10 1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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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웅 펜실베니아주립대 강사, 교육사회학연구에 '청년교사의 노동자 정체성' 게재

전교조와 교사노조 소속 20~30대 교사 14명 심층 면접 결과 분석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교원노조에 가입한 젊은 교사들이 자신을 ‘노동자’로 정체화하는 방식이 기존 세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조합원의 노조 활용법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김재웅 펜실베니아주립대 강사는 지난 3월 말 「교육사회학연구」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교조와 교사노조 소속 20~30대 교사 14명을 심층 면담해 그들이 노동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양상을 ▲개인 ▲집단 ▲사회적 범주라는 세 차원에서 분석했다.

 

전국 유초중등 교원 중 20~30대 교사가 약 43%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들의 교원노조 조직률은 동년배 다른 직종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다. 이는 단순한 가입률 상승을 넘어 청년세대 교사들이 노동자의 관점에서 교육을 다시 해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청년 교사들 “통제, 개입 등으로 닥친 노동통제권 위협 대처 수단”


연구에 따르면, 청년교사들은 교육현장에서 겪는 위계적 통제, 연령차별, 학부모의 과도한 개입 등을 통해 자신의 노동통제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노동자로서의 자각을 시작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원노조에 가입하고, 이후에는 교사라는 직업을 ‘교육노동’으로 재정의하며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해 나간다.

 

연구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교장·교감 등의 비민주적 결정”, “신규교사에게 집중되는 행정업무”, “학부모 민원에 대한 무방비 상태” 등을 교원노조 가입의 직접적인 계기로 언급했다. 이들은 교원노조를 ‘보험’이나 ‘방패막이’와 같은 존재로 인식하며, 학교 조직 내에서 보호받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삼고 있었다.


전교조 ‘철학 실현’, 교사노조 ‘노동환경 개선’


집단적 차원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혁신교육”, “학생 중심의 학교문화”, “성평등 교육” 등의 철학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교원노조를 이해하고 있었다. 이들은 노조를 단순한 권리 보장 조직이 아닌 교육운동의 매개체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교사노조 소속 청년교사들은 “교사의 행복”과 “과중한 행정업무의 개선”, “사회적 인정 회복”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이들은 특정 교육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교사 개개인의 노동 환경 개선에 보다 무게를 두었다.

 

연구는 또한 오늘날 청년교사들이 과거 전교조 세대가 강조한 ‘노동계급 정체성’보다는 직업적 전문성과 교사라는 정체성에 기반한 실용적 연대를 더 중시한다는 점을 밝혔다. 전통적 좌파적 계급 정체성보다, ‘비정치성을 지향하는 정치적 행위자’로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교원노조를 매개로 청년세대 교사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어떻게 정의하고 실천해가는지를 분석한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해당 면담들이 서이초 이전에 이루어짐으로써 서이초 사건 이후를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김재웅 강사는 “교사들의 집회는 본 연구에서 다룬 노동자 정체성이 발현된 실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정체성이 재구성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면서 해당 연구가 서이초 문제까지 포괄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밝혔다.

 

또 “청년교사의 노동자 정체성은 세대문화적인 특질을 넘어 시대적 특질로 이해할 수 있다”며 “청년교사의 노동자 정체성은 특정 세대의 문화적 특질이 교사라는 직업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라기보다는, 이들이 교사에 대한 시대적 규정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승호 객원기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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