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집중·주도성·능동성 올랐는데"...사실상 폐기 앞둔 AIDT에 현직교사들 "아쉬워"

  • 등록 2025.07.19 12: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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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국회서 'AI 교육 기반 미래교육혁신 정책 간담회' 열려

현직 초등학교, 중학교, 특수학교 교사 참석해 수업 사용 및 변화 발표

 

더에듀 지성배 기자“아이들에게 태블릿 PC 쥐어주면 중독된다고 하는데, 게임은 몰라도 학습은 과몰입이 나오지 않는다.”(김차명 광명서초 교사)

“수포자가 가득했던 교실이 AIDT를 만나서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성장하는 교실로 되면 좋겠다.”(김재현 신목중 교사)

“다시 종이책으로 넘어가면 능동적인 학습자로 다시 끄집어 내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한지후 에바다학교 교사)

 

국회 교육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등 여당 주도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지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교실 현장에서 AIDT를 사용한 교사들이 수업에서의 효과성을 알리며 아쉬움을 표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교육위원회, 한국교과서협회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연 ‘AI 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교육 혁신 정책 간담회’에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특수학교 교사가 각각 자신이 교실에서 사용한 AIDT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열렸다.

 

우선 김차명 광명서초 교사는 중독 우려에 대해 “시중에 나와 있는 코스웨어 학습사이트 서비스를 아이들에게 시켜 보라. 중독이 일어나는지, 아니면 제발 하기 싫다고 하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 대상 개별화 수업 실현에서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 교사는 “특히 수학 같은 경우 교사가 한 명 한 명 봐주기 참 어렵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이미 푸는 아이들도 있고, 구구단도 어려워 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교사 수를 확 늘리는 게 어렵다면 디지털에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사가 직접 시험지를 나눠주고 걷고 수기로 채점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교사에게서 이런 것들을 덜어주면 아이들에게 더 말도 더 걸고, 눈빛도 맞출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김재현 서울 신목중 수학교사는 “우리는 오로지 성취도만으로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해 왔다”며 “교사는 학습이 일어나는 모든 학생을 모두 관찰하고 분석과 종합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데 (교실 상황은) 30명을 모두 파악하기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취도가 높으나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과 성취도는 낮으나 참여율이 높은 아이들이 있다”며 “(두 그룹 아이들을) 모둠으로 엮으면 참여율이 높아지고 성취도가 올라갈 수 있다. 또래 학습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경험을 소개했다.

 

 

실제 그가 구성한 모둠 수업에서는 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낮은 학생을 지도하는 상황이 자연스레 일어났다. 그는 이를 보고 “AI는 개별 학습도 되지만, 사실 협력 학습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한테 AI 맞춤 학습을 주게 되면, 본인이 취약한 부분을 채울 수가 있게 된다”며 “수포자가 가득했던 교실이 AIDT를 만나서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성장하는 교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특수교육계에서는 특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음이 강조됐다.

 

한지후 에바다학교(청각장애 특수학교) 교사는 “서책 교과서는 차시의 순서를 바꾸면 아이들이 ‘이거는 제가 할 수 없나요’ 하고 묻는다”며 “AI 교과서는 제가 아이들에게 더 적합하게 순서를 바꿔서 해도 되고, 필요한 내용을 뽑아서 진단평가도 할 수 있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장애아동의 특성에 맞춰 먼저 학습해야 하는 것을 진행하고 반복 학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

 

 

한 교사는 “장애아동에겐 반복 학습이 정말 중요하다. 서책의 경우도 가능하지만 AI 교과서를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AI 교과서의 반복 학습은 지루함이 아니라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막 대본과 영상이 제공돼 역할놀이도 할 수 있게 돼 학습 기회가 확대됐다고 생각한다”며 “서책형으로 돌아가면 활동들이 많이 축소되고 배움의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AIDT 교육자료 지정법안, 법사위·본회의 무사통과?


그러나 AIDT 교육자료 지정법안은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들의 대치 속 표결 끝에 찬성 9표(문정복·고민정·김문수·김준혁·박성준·백승아·정을호·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반대 6표(조정훈·김대식·김민전·김용태·서지영·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로 처리했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 위원장을 갖고 있고, 본회의 의석 수 역시 압도적으로 많아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국교과서협회와 발행사들은 오는 21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예고하는 등 마지막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고개 숙인 조정훈, “두 개 내놓고 하나 받더라도...”


한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은 이날 간담회에서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 의원은 “이런 것을 해결 못하는 정치인이라는 게 자괴감이 든다”며 “반드시 해야 할 일인데 막지를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과 협약을 하려고 한다. AIDT 반대 세미나에 저도 갈 테니, 여당도 한두 분 와서 들어볼 기회를 갖자고 하려 한다”며 “두 개 주고 하나 받는 한이 있어도 AI 깁ㄴ 교육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실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교수님들이 목소리를 내어 달라”며 “최첨단 기술을 통해 아이들의 교육 현장을 바꿔 나가는 데 좋은 사례들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지성배 기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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