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의 일상과 교육의 중심에 자리 잡은 시대, 부모의 디지털 리터러시는 자녀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디지털 생활을 위한 필수 역량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는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허용하거나 통제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고, 디지털 기기 과용, 중독, 부적절한 사용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부모의 역할 재정립을 위해 ‘디지털리터러시협회’(CDL)와 '부모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연재를 시작 ▲자녀의 디지털 기기 관리법 ▲디지털 활용 학습법 ▲디지털 시대 자녀의 진로 교육법 ▲디지털 디톡스 실천법 등 부모가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디지털 시대 진정한 조력자가 되고픈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나침반이 되어 자녀와 부모 간 신뢰와 소통을 강화하고, 자녀가 디지털 기술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디지털 세상에서도 홍익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인재 양성의 꿈을 꿔본다. |

1960~70년대에는 진로 선택의 기준이 명확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직업,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선호되었다. 부모들은 자녀가 그러한 길을 가도록 권유했고, 많은 사람이 이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취업난과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자녀 스스로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자녀의 진로를 두고 부모와 갈등을 겪는 가정도 많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진로를 선택해야 할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누구의 조언을 따라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처럼, 과거의 정답이 현재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경험이 풍부하지만 미래를 살아본 적 없는 부모의 조언이 현재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경험이 부족한 자녀의 선택이 미래에는 옳을 수도 있다.

AI 시대의 변화와 진로 선택 기준
다가올 미래는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AI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AI는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직업의 형태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을 ‘기존 시장의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으로 정의했다. 특히, 과거에 선망받던 직업일수록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기존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직업이 미래에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직업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일어난다. 따라서 진로를 성적이나 MBTI와 같은 단일한 기준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MBTI는 개인의 성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직업 선택에는 적성, 가치관, 경험, 경제적 여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미래 유망 직업이나 쇠퇴할 직업을 단순히 나열하는 미디어의 접근 방식도 문제다. 직업을 단순히 일자리 기회와 물질적 보상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직업’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CDL이 제안하는 진로 선택의 네 가지 기준
필자가 소속된 디지털리터러시협회(CDL)에서는 진로 선택의 기준을 네 가지로 나눈다.
- 인정받는 일 (돈이나 명예의 형태로)
- 잘할 수 있는 일 (개인의 능력과 연관된 일)
- 하고 싶은 일 (성향과 선호와 맞는 일)
- 해야 하는 일 (사회적 책임과 헌신이 필요한 일)
과거에는 ‘인정받는 일’이 최우선 기준이었고, 나머지 요소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 방식이 항상 행복과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부모의 강요로 인해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반대로 개인의 성향만을 따르다가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았다.
기존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선택하고, 이를 꾸준히 하면서 능숙해지고, 결국 좋아하게 되는 순서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이러한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미래에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지 예측하기 어렵고, 현재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도 갑작스러운 기술 발전으로 인해 변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진로 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궁극적으로 네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직업을 찾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출발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인정받는 일’에서 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디지털 시대에는 ‘하고 싶은 일’에서 출발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 덕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공유하고 창직(創職)하거나 사업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이 인용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고 보편적”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가 글로벌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이제는 ‘나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능해졌고, 실제로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녀의 진로 교육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핵심은 자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관심을 갖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게임 전략서 제작, 게임 캐릭터 디자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게임 승률 예측 등의 활동을 통해 관심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교육,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탐색해 볼 수도 있다.
진로 선택은 단순히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응원해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융통성과 적응력이다. 자녀가 행복하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부모가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