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위한 부모의 디지털리터러시] 이 사진, SNS에 올려도 될까?...부모의 대처법

  • 등록 2025.07.30 14: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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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디지털 발자국을 남긴다: 우리 가족 디지털 발자국 관리법

더에듀 |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의 일상과 교육의 중심에 자리 잡은 시대, 부모의 디지털 리터러시는 자녀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디지털 생활을 위한 필수 역량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는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허용하거나 통제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고, 디지털 기기 과용, 중독, 부적절한 사용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부모의 역할 재정립을 위해 ‘디지털리터러시협회’(CDL)와 '부모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연재를 시작 ▲자녀의 디지털 기기 관리법 ▲디지털 활용 학습법 ▲디지털 시대 자녀의 진로 교육법 ▲디지털 디톡스 실천법 등 부모가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디지털 시대 진정한 조력자가 되고싶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나침반이 되어 자녀와 부모 간 신뢰와 소통을 강화하고, 자녀가 디지털 기술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디지털 세상에서도 홍익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인재 양성의 꿈을 꿔본다.

 

 

“우리 애 오늘 진짜 잘 나왔어. 이 사진 SNS에 올릴까?”

“예쁘긴 한데... 요즘은 아무 데나 올리기 좀 무섭지 않아?”

 

카페 한켠에서 아이와 함께 있던 두 엄마가 주고받은 대화다.

 

예쁜 사진을 찍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다. 실제로 많은 부모가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고, ‘좋아요’나 ‘댓글’을 통해 일상의 기쁨을 나눈다.

 

‘셰어런팅(Sharenting)’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녀와의 순간을 공유하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문화가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따른다. 인터넷 공간은 어디까지 퍼질지, 누가 볼지, 어떤 용도로 활용될지 알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으로 딥페이크, 얼굴 합성, 이미지 도용 같은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부모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과 보호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많은 부모가 갈등한다. 이중심리처럼 보이지만,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감정의 줄다리기 속에서, 대부분의 부모나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발자국’이란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에 남은 사용 기록이나 정보 흔적을 뜻한다.

 

우리가 무엇을 검색했는지, 어떤 게시물을 올렸는지, 어떤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는지 모두 발자국으로 남는다. 자녀의 사진을 올린 것도, 과거에 내 생각을 적은 글도, 누군가를 비판한 댓글 모두 디지털 공간에 흔적으로 남아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긍정적인 기록은 나를 보여주는 일종의 이력서가 되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기록은 훗날 족쇄처럼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래서 취업을 앞둔 청년 중에는 과거 SNS 게시물을 정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은 흔적 하나로도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걸 체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의 사진을 올려야 할까 말아야 할까?’

 

단순히 ‘올릴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남길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디지털 공간은 오늘의 감정을 담아내는 창이기도 하지만, 내일의 나를 보여주는 창이기도 하다. 순간의 자랑이나 감정에 충실한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 후회로 남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와의 일상을 기록한다고 하며 다툰 내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거나, 누군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글은 읽는 사람의 공감을 얻기보다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여러 사람의 공감을 얻기 위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심지어 과장하며 허위 사실을 게시하는 것은 자칫 법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SNS는 내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는 개인 공간이지만, 동시에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개 무대이기도 하다.

 

‘내 SNS인데 내가 뭘 올리든 무슨 상관이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차라리 비공개 설정을 활용하거나, 개인 일기장처럼 제한된 방식으로 기록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이다.

 

 

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공유를 위한 콘텐츠와 보관을 위한 콘텐츠를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클라우드 앨범이나 가족 공유 앨범을 활용하고, SNS는 공개해도 무방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디지털 발자국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자녀가 스스로 ‘내 사진을 올려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가 자신만의 온라인 공간을 꾸미고 SNS를 통해 자아를 표현하는 과정 자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SNS 활동은 단순한 소통이나 놀이를 넘어, 자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공개적인 이력을 관리하는 훈련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녀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책임 있는 표현과 판단을 배우고, 나아가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자기 표현력과 디지털 정체성 관리 역량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부모가 “그 사진 올리지 마!”라고 강요하기보다, “이 사진을 올리는 것이 너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니?”라고 묻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대화를 통해 자녀가 자신의 디지털 발자국을 스스로 관리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디지털 공간은 이제 우리 가족의 또 다른 생활 공간이다. 공공장소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주변을 살피듯, 디지털 세상에서도 아이와 함께 시야를 넓히고 방향을 정해야 한다.

 

디지털 발자국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녀 스스로도 감수성과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 얼굴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든 노출될 수 있는 세상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숨기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타인과 소통하며, 생각을 책임 있게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웃으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반대로 원치 않는 촬영이나 게시에 대해서는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정보 활용 능력뿐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고 지키는 기술이기도 하다.

 

디지털은 기억한다. 그 기억이 자녀의 미래에 자긍심이 되도록, 오늘 우리가 남기는 발자국을 함께 돌아보자. 그리고 다시 묻자.

 

“이 사진, 정말 SNS에 올려도 괜찮을까?”

 

자랑하고 싶은 마음만큼, 지키고 싶은 마음도 담아서.

 

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협회 대표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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