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전북지역 교육·시민단체들이 도내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 문제를 논의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대규모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전북 교육 발전 전력과, 학력 신장책, 입시 전략, 학교와 지역 간 협력 등 전방위적 논의가 이어졌다.
전북교총과, 전북교사노조, 좋은교육시민연대, 전북학력신장협의회, 전북교육발전참여연대는 22일 정읍 연지아트홀에서 ‘제2회 전북교육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우선 김윤태 우석대 인지과학연구소장이 첫 발제로 나와 ‘교육이 전북 발전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전북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과학인재 양성 시스템의 조속한 구축 필요성을 제기하며 전북특별자치도과학기술연구원(JIST)과 전북과학영재고 설립, 4개의 과학고 추가 신설을 제안했다.
이어 “지역 내 주요 학교들과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부모 찬스를 공교육 찬스로 전환하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국가교육위원회 전문위원)은 ‘전북 학력 신장에 대안을 제시하다’를 주제로 두 번째 발제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전북의 학력 신장을 위해 고교학점제와 2028학년도 입시 개편에 대응하는 교육 정책 수립 필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KTX 역세권이라는 지리적 장점으로 외부 강사 유입 가능한 정읍 지역에 지자체 차원의 재수학원 설립을 제안했다.
또 “정읍 지역 학생들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과정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학생들이 지식 탐구의 희열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할 수 있도록 IB(국제 바칼로레아) 벤치마킹 학교 확대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정성윤 전주교대 IBEC 겸임교수(학생부종합전형 전문가)는 서울대학교가 2028학년도 입시에서 예고한 주요 변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시는 수능 60%를 반영한 1차 선발을 기존의 2배수에서 3배수로 확대하고, 2차에서는 단계별 역량 평가를 통해 최종 선발하게 될 예정”이라며 “수시에서는 수능 최저 기준을 폐지하고, 심층면접 비중을 30~50%로 확대하면서 수행역량 중심의 평가가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서울대에 국한되지 않고 지방 거점 국립대와 지역 유망 사립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역 학교와 커뮤니티가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함께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주제 ‘입시 경쟁과 학력 신장: 균형 잡힌 접근이 가능한가?’에서는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오 회장은 “우리 교육은 이제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종합적 역량, 즉 창의성, 협업 능력, 비판적 사고력 등을 고루 갖춘 인재 양성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평가의 다양화 △교육과정의 유연화 △기초학력 보장 △지역 대학 및 기관과의 연계 프로그램 운영 △학생 선택권이 보장되는 진로 연계형 평가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마지막 주제 ‘학교와 지역 간 협력을 통한 학교교육력 제고 방안’에서는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가 정읍의 교육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유 대표는 “충분한 교육 예산 확보와 미래교육도시 조성,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한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며 “지역과 학교 간 벽을 허물고, 지역 교육 인프라가 학교 교육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가 제정한 ‘작은 학교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북교육청의 ‘교육거버넌스위원회’, ‘지역과함께특별자문위원회’ 등의 조례와 위원회 정비와 적극 활용을 제안했다.
한편, 이번 포럼 개회사는 김인수 전북교육포럼 준비위원장이 맡았으며, 정동영 국회의원(전 통일부 장관), 윤준병 정읍고창 국회의원, 이학수 정읍시장, 박일 정읍시의회 의장이 축사를 전했다. 좌장은 송기도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전 주콜롬비아 대사)가 맡아 전체 논의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