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도입에 '공통' 목소리 낸 교총·전교조, 왜?

  • 등록 2024.11.18 13: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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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윤 박사과정·김도기 교수 '고교학점제 정책 형성 과정, 교총전전교조 입장 및 신념체계 분석' 게재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고교학점제 추진 당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왜 반대했을까? 조정윤 한국교원대 박사과정과 김도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고교학점제 정책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교총과 전교조의 정책 입장 및 신념체계 분석’을 교육행정학연구 제42권 제4호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교총과 전교조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음에도 고교학점제에 동시에 반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고교학점제 정책 형성 과정에서 교총과 전교조가 반대연합을 형성한 이유를 그들의 신념을 중심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이들은 고교학점제 정책 형성의 시작을 2017년, 문재인 행정부 출범 이후로 보고 이때부터 2021년까지의 자료를 수집했다.


교총·전교조 "고교학점제 반대"


연구분석 결과 교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고교학점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드러냈으나 몇 가지 선결과제와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며 정책에 비판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진은 이를 고교학점제가 추진 과정에서 외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고교체제 개편과 연계되면서 이에 대한 반대로 해석하였다. 교총이 내세웠던 선결과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것도 반대의 이유가 되었다.

 

반면 전교조는 논의 초기부터 정책 도입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후에도 고교학점제가 입시에 종속될 우려를 드러내며 정책의 원점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2020년에는 조합원 인식 조사를 통해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취지 등에는 공감하는 것으로 변화를 보였으나 고교학점제에 대한 반대 입장 자체가 변한 적은 없는 것으로 연구진은 파악했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대입제도에 대한 전교조의 입장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초기 반대 입장도 입시 종속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듯이, 전교조의 고교학점제에 대한 태도 변화는 다른 교육 공약 이행을 촉구함으로써 수능 확대 중심의 대입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양성과 수월성/ 보편교육과 평등성, 고교학점제 도입 입장에 어떤 영향을?


연구에 따르면 교총은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을, 전교조는 ‘보편교육의 실현과 교육의 평등성 추구’를 주요 신념으로 삼고 있으며, 각각 자신들의 신념에 기반하여 정책 반대를 했다고 본다.

 

 

그런데 고교학점제는 학교 간 수월성이 아닌, 학교 내 학생별 수월성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위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이 추진되었다. 교총의 관점에서 이는 ‘교육다양성 포기’이자 ‘교육평둔화’이며, 오히려 교육 불평등을 초래하는 일이다.

 

반면 전교조의 고교학점제에 대한 입장은 간단하지 않다. 고교학점제의 정책 목표인 일반고 내에서의 학생별 수월성 교육에는 찬성하지만, 보편교육의 측면에서 교육과정의 왜곡과 학습 편식 현상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주장은, 수능 중심 대입 체제 개편을 요구하고자 학교 내 선택과목에 따른 수능 절대평가를 요구하면서 신념 간 충돌이 일어났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공통 목소리 근본 원인은 "교사 업무 가중화"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신념보다 교사 업무 가중화라는 실질적인 측면에서 이들의 연합이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교원의 확보, 교사 행정 업무 경감, 지원 인력 배치 등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교원들의 지위 향상 및 근무 여건 개선을 목표로 삼는 교총과 전교조로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연구진은 “교육정책가들은 정책이 지향하는 가치와 교육 주체 또는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교원단체들은 교원의 권익 신장이라는 활동 목표가 자칫 교사 중심적인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교육적 가치를 일관성 있게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승호 객원기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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