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인디스콜라 교사연구] ⑤'내용 과다·개념 중복·시간 과다'...아직도 줄이지 못한 범교과 학습 주제

  • 등록 2025.03.17 13: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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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탁 경남 사량초 교사 ‘초등교사의 범교과 학습 주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인식 연구’

더에듀 | “포기하지 말고, 하나씩 바꿔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서로 어려움을 나누면서 함께 바꿔나가면 좋겠다.”

 

초등교사 국내 최대 커뮤니티인 인디스쿨,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에서 7명의 초등교사가 더 나은 공교육 환경을 위해 7개월간 시행한 ‘교육현장연구 생태계 활성화 사업, 인디스콜라’ 연구보고서가 공개됐다.

 

개인의 작은 고민에서 출발한 이 연구에는 총 2196명의 설문과 11명의 인터뷰 내용을 실으며 현장중심이라는 의미를 어디까지 구현했을지 관심이 쏠린다.

 

<더에듀>는 인디스콜라가 공유한 7개의 연구를 각각 정리함으로써, 현장 교사들의 고민과 대한민국 교육의 과제를 살피며 현장중심 정책 대안을 살피고자 한다.

 

 

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범교과 학습 혹은 주제별 교과 통합 수업은 실제 삶과 연결되는 의미 있는 학습을 하기 위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주제로 해 교과의 경계를 넘어 학습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범교과 학습 주제로 교육과정에 들어오면서 ‘현실의 문제’를 주제로 한다는 개념이 ‘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고착화하고 교육부도 ‘국가·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학습 내용’이라고 명시하게 됐다.

 


주제 통폐합 불구 부담은 그대로


그러면서 사회에서 문제만 생기면 정치권에서 관련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법정 의무 교육 주제를 추가했고,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39개까지 늘었다. 비판이 이어지자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주제를 10개로 통폐합하고 교과에 통합할 수 있게 했지만, 의무 시수는 대부분 그대로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당시에도 시수를 줄이려 했으나 실질적으로 현재도 30개가 넘는 세부 주제가 운영되고 있다. 결국 이뤄진 것은 교육과정에 대한 영향을 사전 협의하도록 느슨한 법적 제동 장치를 둔 것뿐이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됐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현장의 실제 인식은 어떤지 살펴보는 연구가 나왔다.

 

인디스쿨의 교육현장연구 생태계 활성화 사업의 2024년 연구 중 임현탁 경남 사량초 교사의 ‘초등교사의 범교과 학습 주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인식 연구’다.

 

연구 문제는 두 가지로 압축됐다. 초등교사들이 가진 범교과 학습 주제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인식이다.

 

초등교사 766명을 대상으로 5점 척도의 설문조사를 시행한 후 전체적인 기술통계를 살피고 지역이나 편성도구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요구 내용 과다, 국가 교육과정과 중복 등 문제로 인식 


설문조사지는 9가지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요구 내용 과다 △이수 시간 과다 △별도 교육과정 재구성 △시수 계산 복잡 △실제 운영 형식적 △특색 교육과정 운영 어려움 △국가 교육과정과 법령의 범교과 학습 주제 개념 중복 △법령의 범교과 학습 주제 대부분은 국가 교육과정에 반영 △유료 프로그램 사용 등이었다.

 

 

전체 응답의 평균은 5점 척도의 4.39로 초등교사들은 문제가 매우 많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표준편차는 0.664로 응답자들의 생각이 많이 갈리지는 않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문항별, 즉 문제점에 따라서는 인식이 조금 갈렸다. ‘요구 내용 과다’, ‘국가 교육과정과 범교과 학습 주제 개념 중복’, ‘이수 시간 과다’가 가장 높은 평균(4.57, 4.52, 4.52)을 기록하고 표준편차도 가장 적었다(0.805, 0.759, 0.85). 초등교사들이 가장 문제 인식이 크면서도 가장 공감하는 문제들이라는 얘기다.

 

반면 ‘유료 프로그램 사용’ 같은 경우는 가장 높은 표준편차(1.027)에 가장 낮은 평균(4.09)을 보였다. 문제 인식도 상대적으로 적고, 응답이 많이 갈렸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지역별로 유료 프로그램 활용에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낮은 평균은 ‘실제 운영 형식적’, ‘범교과 학습 주제 대부분 국가 교육과정에 반영’ 순이었다. 둘 다 표준편차도 유료 프로그램 사용 다음으로 높았다.  


정책 관행 개선 필요 가장 높게 인식


문제점 개선을 위한 인식은 △정책 관행 개선 △이수 시수 재검토 △학교 자율 실시 △국가 교육과정 반영 △중복 시수 개선 등 5가지로 물었다.

 

 

전체 평균은 4.51로 개선에 대한 인식도 높았다. 표준편차도 0.694로 너무 분산되지 않았다.

 

문항 별로는 ‘정책 관행 개선(4.58)’에 대한 응답 점수가 가장 높았지만, 뒤를 이은 ‘중복 시수 개선(4.57)’과 ‘이수 시수 재검토(4.56)’와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평균이 높은 문항들이 공통된 인식을 하는 편이어서 표준편차도 낮았다.

 

반면 평균이 가장 낮은 항목은 ‘국가 교육과정 반영(4.40)’으로 표준편차도 가장 높았다(0.907). 그러나 ‘정책 관행 개선’과 평균 차이가 0.18, 표준편차 차이도 0.150이어서 전반적으로 개선 방법에 대한 동의 수준에 큰 차이는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임 교사는 이를 “특정 문제 해결 방법에 집중하기보다는 범교과 학습 주제의 문제점에 대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지역별 편성도구와 운영 방식 따라 문제 인식 달라


문제 인식의 지역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수 시간 과다’와 ‘특색 교육과정 운영 어려움’에서 지역별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 ‘시수 계산 복잡’, ‘이수 내용 과다’, ‘국가 교육과정과 법령의 범교과 학습 주제 개념 중복’ 등도 차이가 유의미하지만 다소 약하게 나타났다.

 

임 교사는 이런 차이의 원인으로 지역별로 안내되는 범교과 학습 주제 운영 방식과 교육과정 편성에 사용하는 도구 등의 차이에 따라 인식이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 진단대로 편성도구별 문제 인식 차이에 대해서는 모든 문항에서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편성도구의 영향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수 내용 과다’, ‘이수 시간 과다’, ‘특색 교육과정 운영 어려움’은 편성도구에 따른 차이가 크지만, ‘실제 운영 형식적’, ‘법령의 범교과 학습 주제 대부분은 국가 교육과정에 반영’ 등은 차이가 작았다.

 

임 교사는 차이가 큰 경우는 특정 편성도구에 따른 영향이고, 차이가 작은 경우는 전반적으로 교육 현장에서 공통되는 인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편성도구의 영향은 부록에서 정리한 교육과정 편성도구 관련 내용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유료 프로그램, 나이스, 한글, 나이스 아이톡톡 등으로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안내되는 운영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조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정리한 부록 부분은 보고서에서 누락돼 구체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정책 운영 방식·여건 차이가 개선 방법 인식에도 영향 


문제 개선 인식에서는 ‘이수 시수 재검토’와 ‘중복 시수 개선’이 지역별 차이를 나타냈다. 나머지 세 항목에서는 지역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임 교사는 지역별 차이를 나타내는 항목에 대해 문제 인식에서도 지역별 차이를 드러낸 ‘이수 시간 과다’와 ‘국가 교육과정과 법령의 범교과 학습 주제 개념 중복’ 문제와 연관해 지역별 정책 운영 방식이나 여건 차이가 개선 방법에 대한 인식 차이에도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범교과 학습 주제의 필수 이수 시수 조정과 중복된 교육 내용 문제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효과적인 운영 방식의 표준화를 위한 논의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차이가 없는 항목에 대해서는 “법률적 정책 설정 방식이나 학교의 자율적인 실시, 국가 교육과정 내 반영 여부는 지역 간 차이가 없으므로 전국적인 차원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편성도구별 차이는 모두 지역별로 유의미하게 나왔지만 지역별 차이와 일관된 맥락을 보였다. 앞서 지역별 차이가 드러난 ‘이수 시수 재검토’와 ‘중복 시수 조정’에서 그 차이가 더 크게 드러나고 지역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던 항목에서는 차이가 작았다.  


교육과정 반영과 학교 자율성도 요구


자유 응답 내용 분석에서도 앞선 문제 인식과 동일하게 “범교과 학습 주제의 교육과정 반영”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게(33.2%) 나타났다. 시수 축소(29.7%)와 학교 자율성 강조(19%)가 뒤를 이었다.

 

기타(13.6%) 응답에는 학습 주제 전면 재검토, 사회 문제를 학교 교육에 떠넘기려는 접근 개선 등의 내용이 있었다.

 

소수 의견으로 시수 증대(4.5%)도 없지 않았다. 전체적인 시수 증대가 아니라 특정 주제 관련 시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경제·금융교육, 환경·지속가능한발전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에 대한 요구였다.


법 개선 어렵다면 편성 방식 효율화 필요


임 교사는 전체 연구 결과의 시사점에 대해 먼저 “범교과 학습 주제의 문제가 아직도 심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방안이 수행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과 편성도구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법이나 정책으로 개선의 어려움이 있다면 현실성 있게 편성 방식을 개선하고 편성도구를 개발하거나 이용료를 지원하는 등 효과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자유 응답 설문 분석 결과를 근거로 “범교과 학습 주제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계속>

정은수 객원기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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