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학생과 학부모가 다시 강원교육을 신뢰하게 됐다.”

 

취임 초기부터 학력 향상을 주요 과제로 삼은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더에듀>를 만나 힘주어 말했다.

 

“강원교육 신뢰.” 취임 2년 8개월이 지나는 시점, 신 교육이 이 같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그는 취임 시부터 떨어진 학력을 되살리겠다며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를 전면 도입했다. 교육과정의 핵심은 평가라는 철학 속에서 진행한 이 평가는 첫 시행에 60% 수준의 학교가 참여했지만 지난해 세 번째 시행에서는 83%까지 높아졌다.

 

신 교육감은 “어느 부분이 약한지를 찾아보기 위함”이라며 “평가를 넘어 다양한 자료가 포함된 피드백을 통해 어느 정도 향상하고 있는지까지 보여 준다. 강원교육청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실제 2023년에 비해 2024년에는 17개 과목 중 11개 과목에서 향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제고사 또는 줄 세우기라는 프레임 씌우기에 얽매이면 안 된다”며 “이번 입시에서 의약계열에 100명이 넘는 학생이 합격했다”고 성과가 나오고 있음을 알렸다.

 

그렇지만 그는 학력이 꼭 성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교육은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예체능 등 꿈을 실현해 주는 것이 교육청의 일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덮친 학생 수 감소 문제는 강원교육에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이미 전교생 60명 이하 학교가 50%를 넘고 있다는 점에서 세밀하고 촘촘한 대책 마련이 강력히 주문되고 있다.

 

신 교육감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농어촌유학을 도입했으며,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해 지역사회와 끊임없는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특히 농어촌유학은 4개 지역 12개 초등학교에서 12개 지역 39개 학교로 확대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양양 같은 경우 서핑, 영월에는 승마, 친환경 사업으로 텃밭 가꾸기 등 강원도 만의 자원을 활용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1대 1 원격 화상 영어회화 등 교과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주거비도 지원하는 등 이들의 정주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교육은 정책적으로 새로운 길에 들어서며 차츰 성과를 내며 안정화 단계로 가고 있지만, 각종 이슈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특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의 단체협약 실효 선언, 현장체험학습 사고 등이 발생한 곳으로 전국적으로 시선이 몰리는 지역이다. <더에듀>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으로부터 강원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통해 강원교육과 관련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 새 학년도가 시작됐습니다. 강원 도민들에게 인사말씀 부탁합니다.

 

강원도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신경호입니다. 올해도 강원교육은 학생들만을 바라보며, ‘내일이 더 기대되는 교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3월 한 달,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학생과 교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학교를 찾아가는 등 더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 말씀처럼, 기회가 될 때마다 학교를 방문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체력은 괜찮으신가요.

 

2023년 74개 고등학교의 야간자율학습 현장을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125개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의견을 듣는 것이 정책 수립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틈날 때마다 주말 농장을 가꾸고 있어 체력은 문제없습니다. 오히려 현장 방문을 통해 체력이 보충되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 곧 교육감 취임 3주년입니다.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 세 가지를 꼽는다면요.

 

우선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스공학)가 생각납니다. 도내 중고등학교 93.5%가 참여하며, 학생·학부모·교사의 만족도 80% 이상이죠.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3~6학년까지 확대한 ‘초등 공부 힘 기르는 학급 만들기’(초공학)를 시작합니다.

 

또 3년 차를 맞이한 강원 농어촌유학을 들 수 있습니다. 첫해인 2023년에는 유학생이 33명이었으나 올해 300명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12개 시군, 39개 학교로 늘었으며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확대하는 중이죠. 강원도의 실질적인 인구유입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유학생이 계속 잔류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져 주거비 지원 종료 후에도 61명(20.8%)의 유학생은 강원도에 계속 남아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업계고 재구조화로 직업교육 혁신 및 취업률 향상을 꼽고 싶습니다.

 

지난 3년간 15개교에서 23개 학과를 개편했습니다. 충원률은 2022년 70%대에서 올해 86% 이상으로 상승했죠. 특히 작년에는 프랑스 국제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상하는 등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 대표 사례는요.

 

현재 도내 직업계고등학교에는 강원도 외 타시도 학생 500여명이 재학 중입니다. 강원애니고, 소방마이스터고, 한국항공고 등에 소속돼 있죠. 신산업 전문 학과와 교육 환경이 매력적이면 전국에서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제주도에서도 온 학생도 있습니다.

 

저희는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 존재하는 소규모 직업계 고등학교를 강원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정책도 추진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태백 기계공고가 한국항공고로 전환 개교해 1학년이 입학했습니다. 2026년에는 김화공고가 한국국방과학고로, 신남고가 강원산림과학고로, 황지정보산업고가 한국세무금융고로 전환돼 첫 입학생을 받을 예정입니다.

 

지난해 직업계고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싱가폴에서 실시했습니다. 미용과 식품·조리분야 10명이 참가했으며 7명은 현지 취업을 확정됐습니다. 학생들의 취업이 확정된 3개 기업과 업무협약 체결해 지속해서 교류·협력할 예정입니다.

 

 

▲ 3년차를 맞이한 농어촌 유학 사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2023년 2학기에 시범적으로 4개 지역 6개 초등학교에서 33명으로 시작했으나 올해는 12개 시군 39개 학교에서 300명 가까운 학생이 참여합니다. 수도권 학생의 유입이 꾸준히 확대되는 것이죠.

 

부모님의 권유로 농어촌유학을 온 학생들이 먼저 한 학기 더 연장하자고 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이 농어촌유학을 통해 자연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과 성장이 느껴진다고 하고요.

 

학교와 지역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고, 교육과정도 알차게 운영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2024년 지방지킴대응 지자체 혁신 대상에서 교육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적으로 우수한 학령인구 감소대응 정책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강원특별법에 가장 먼저 반영된 교육특례로 강원의 작은 학교와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을 살리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교육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죠.

 

▲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 도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22년 첫 도입에 60% 이상의 학교가 자율적으로 참여했으며 지난해 세 번째 평가에는 80%가 넘는 학교가 참여해 강원교육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진단과 지원 중심이라는 우리 교육청 학력 정책의 기준점이 되는 것이죠.

 

진단평가를 근거로 학생 맞춤형 지원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소인수 맞춤형 교과보충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전문인력을 투입하고 AI시스템도 적용했습니다.

 

지원에서 끝이 아니라 이후 학생들의 변화까지 파악해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진단평가 결과, 17개 과목 중 11개 과목에서 성취기준 미도달 비율이 감소해 우리 교육청의 학력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일부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생 개별 맞춤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진단을 목적으로 학생과 학교의 희망을 받아 실시하기 때문에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학생 개인의 위치 정보만 제공되기 때문에 학생 간 학교 간의 경쟁도 있을 수 없습니다.

 

▲ 2025학년도 대입 성과는 어떻습니까.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는 전략을 통해 지역인재 전형에서 높은 성과를 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주요대학 991명 포함 수도권 소재 대학에 1595명이 합격했으며, 특히 의대 73명 포함 의약계열에 105명이 합격해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 말씀하신 ‘수능최저등급 맞추기’ 전략을 세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동안 수시에 합격하고도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해 원하는 대학을 못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입시 환경이 강원 학생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도 우리 학생들이 일정한 학력 수준을 갖추지 못한다면 수시 모집에서 지역 인재로 채우지 못한 정원이 정시 모집에서 타 시도 학생에게 돌아가게 되죠.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학생들의 수능 최저 등급 충족 전략을 세운 것이며, 확실한 효과를 봤다고 자부합니다.

 

또 진로진학을 지원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문화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책적으로 운영한 것입니다.

 

▲ 교육의 결과는 학생들의 꿈 실현 아니겠습니까.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초등학교 3학년의 학력을 책임지는 초공학 정책을 올해부터 실시합니다. 초등부터 고교까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장기적인 학력 향상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체육 인재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체육 인재들이 운동할 학교가 없거나 가르쳐줄 지도자가 없어 고향을 떠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지역별로 종목을 계열화해서 학생들이 고향에서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또 ‘학교운동부지도자 지원 조례’로 학교운동부지도자의 처우 개선과 우수 지도자 확보에도 나섭니다.

 

스포츠 선진국의 훈련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합니다. 여름에는 동계 종목으로 독일, 네덜란드 등으로, 겨울에는 하계 종목으로 이탈리아 등으로 보내려 합니다.

 

학교에서 개인별 1종목의 운동을 배워 평생 건강과 취미의 디딤돌을 마련해 주는 ‘1교 1학생 1스포츠’ 활성화도 추진 중이죠. 지자체와 함께 지역연계 스포츠클럽도 계속 확대해 학교에서는 ‘1교 1학생 1스포츠’로 기초를 배우고, 지역에서는 스포츠클럽으로 더 심화하는 체계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 교육특례 발굴에 한창입니다. 기억에 남는 특례와 앞으로 추진할 특례는요.

 

우리 지역의 시급한 과제인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농어촌 유학 특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교육 재정확보, 교사 정원확보,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의 자체감사권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의 단체협약 실효를 선언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현재 존재하는 협약 조항이 500개 이상이며 근무조건, 복리후생과 관련 없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진행한 결단입니다.

 

특히 교육청과 학교 운영이 특정 단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언제든 교원의 복리 후생과 관련한 사항은 논의 가능으로 협상 테이블을 열어 놓은 상황입니다.

 

지난 19일에는 여러 교육현안들에 교원 단체와 논의하는 간담회 자리에서 마주 앉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으며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로 생각합니다.

 

▲ 이와 관련해, 물리적 충돌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요.

 

현장에서의 충돌로 인해 입원하고 여러 치료도 받았으며,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 전국적으로 학생 수 감소라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학교 통폐합에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습니까.

 

전교생 60명 이하 학교가 50%를 넘는 등 우리 강원도 역시 학생 수 감소의 문제가 심각해 지역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이 많습니다.

 

최근 3년간 통폐합된 학교가 32개교입니다. 통폐합을 막기 위해 지자체,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죠.

 

큰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작은 학교만의 매력을 찾아 도심의 초·중학생들이 인근의 작은 학교로 올 수 있도록 학구광역화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교원 정원의 감축은 학생 수 감소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교원이 감축되면 교육의 질 또한 담보하기 어렵고, 이는 학생 수를 감소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됩니다. 학급당 학생 수 조정을 통해 교원 정원을 유지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교육발전특구 선정 성과를 냈는데요.

 

맞습니다. 작년에 도내 기초지자체 10곳이 교육발전특구로 선정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가 지정됐죠.

 

교육발전특구는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지역인재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내 고장에서 배우고 내 고향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과 지역이 더욱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자체와 지속해서 협력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 속초에서 발생한 현장체험학습 사망 사고 그리고 최근 인솔교사에게 책임을 문 법원의 판단으로, 전국에서 현장체험학습 위축 현상이 일고 있습니다.

 

모든 교육활동은 교육구성원의 안전이 담보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선생님들의 부담감이나 학교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청은 현장체험학습을 강제하지 않고 학교에서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안내했습니다.

 

특히 학생 안전을 강화를 위해 올해 1차 추경에 5억원의 예산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통과되면 1861개 학급에 인솔보조인력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오는 6월 학교안전법 개정안 시행 이후를 지켜봐야 할텐데요, 현장체험학습을 비롯해 학생 안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현장체험학습을 비롯한 교육 현안에 대해 교원 단체 자유롭게 소통하고, 대책을 도출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지난 19일에 모든 교원 단체가 모이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남길 말씀은요.

 

강원 교육이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변화를 지속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