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THE교육] 6월, 이 시대 교육감 선택의 기준

  • 등록 2026.01.24 14: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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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지키는 교육감’으로서의 소명의식

 

더에듀 | 올해 6월 교육감 선거가 다가오면서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연구소 출신 전문가, 교원단체와 노조의 중견 활동가, 교사와 교수 출신까지 그 면면은 다양하다.

 

하지만 학부모와 교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깨달아 왔다. 선택의 기준은 후보의 화려한 배경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하루’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물이냐는 것이다.

 

말뿐인 교육혁신도, 보여주기식 정책 성과도, 이념의 전쟁터가 된 교실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더 이상 정책의 실험 대상자가 아니고 특히 정치적 이념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오직 아이들만을 향한 깊은 사랑과 교육철학을 가진 인물이 첫 번 선택 요인이 되어야 한다.

 

주지하는 것처럼 교육감은 지역 교육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 이 권한이 교육의 본질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목격했다. 특정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현장을 외면하고, 이념적 구호를 앞세워 학교를 실험실로 만들고, 교사의 전문성을 존중하기는커녕 끊임없이 행정 부담만 키워 왔다.

 

그로 인해 정작 피해를 입은 것은 누구인가? 아이들이고, 교사들이며, 학부모들이다. 이제 학부모와 교사는 분명히 요구한다.

 

“우리 아이를 지켜줄 수 있는 교육감, 현장을 아는 교육감을 뽑아야 한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하여 진술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교육감은 ‘실험가’가 아니라 안전한 교육 환경의 관리자여야 한다.

 

최근 10년간 교육정책의 문제점은 지나친 ‘정책 실험주의’였다. 새로운 제도, 새로운 교육 방식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 실험의 대상은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었다. 어떤 교육감은 검증이 부족한 정책을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였고, 또 다른 교육감은 전통을 지킨다는 이유로 시대 변화에 등을 돌렸다. 두 경우 모두 아이들이 겪는 혼란은 외면하였다.

 

학부모들은 더 이상 “멋져 보이는 정책이냐?”를 묻지 않는다. 대신 “우리 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가? 교사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교육감의 첫 번째 책무는 ‘불확실성의 방패’가 되는 일이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더 이상 기득권 싸움이나 이념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감은 교사와 학부모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사는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전문가이다. 학부모는 아이의 하루를 가장 깊이 들여다보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동안 교육감은 이 두 집단을 ‘참고 자료’ 정도로 취급해 왔다. 교사는 늘어난 행정업무와 비현실적인 정책에 시달렸고, 학부모는 소통 없는 학교 행정에 지쳐 불안을 품었다.

 

이제는 교육감에게 “학교 현장의 말을 듣지 않는 교육감은 자격이 없다”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교사들의 전문성 강화, 학부모와의 투명한 정보 공유,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신뢰 회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교육감은 이 모든 목소리를 묶어내는 진정한 ‘현장 대표자’여야 한다.

 

셋째, 교육감은 ‘정책 기획자’를 넘어 아이의 삶 전체를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육정책은 문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의 책가방 무게, 교실의 공기, 학교폭력에 대한 두려움, 교사의 웃음과 피로...이 모든 것이 교육정책의 결과이다.

 

과거 교육감 중 일부는 정책을 자신이 펼칠 ‘프로젝트’로 여겼다. 하지만 학부모와 교사는 안다. 아이의 교육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삶’이며, 교사의 수업은 업무가 아니라 ‘사명’이라는 것을.

 

따라서 교육감은 숫자 중심의 행정가가 아니라, 아이의 일상과 교사의 하루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육의 성패는 아이의 표정에서 드러나고, 학교의 건강성은 교사의 목소리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이제 학부모와 교사의 요구는 “아이들을 지킬 교육감을 뽑자”는 것을 압축된다. 다가오는 선거는 단순한 지역 교육 리더를 뽑는 절차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교육감이라는 직책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교육감은 ▲행정가가 아니라 교육 안전 책임자 ▲정책 설계자가 아니라 현장 조율자 ▲이념의 대변자가 아니라 아이의 편에 서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기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육의 모든 변화는 결국 아이의 삶과 교사의 노동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교육을 정치화한 시대는 끝나야 한다. 아이를 중심에 두는 교육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올해 교육감 선거에서 학부모와 교사는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누가 더 말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우리 아이들의 하루를 지켜줄 것인가”를 분명히 물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을 조장하는 교육, 매년 5만명 가까이 ‘학교 밖 청소년’을 배출하는 교육, 배움과 삶이 결코 즐겁지 않은 교육, 청소년들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교육, 친구를 극복해야 할 적으로 만드는 교육...

 

이 모든 것으로 인해 우리의 아이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철학의 경쟁보다 더 우선하여 이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향한 책임의 경쟁이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교육을 아이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이를 지키는 소명(召命)의식을 가진 교육감을 선택하는 일이다.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산곡남중 교장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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