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덕제의 THE교육] 건강한 경쟁? 사교육 억제?..."해답은 교원"

  • 등록 2026.03.17 15:42:55
  • 댓글 0
크게보기

 

더에듀 | 교육에서 경쟁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경쟁이 학생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고 서열화를 만든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이 완전히 사라진 교육은 학생들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사회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을 이끄는 건강한 경쟁을 만드는 일이다.

 

운동 경기를 떠올려 보자. 달리기에서 기록을 재지 않고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면 선수들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이유를 찾기 어렵다. 함께 달리는 상대가 있을 때 더 빨리 달리게 되고, 기록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며 발전한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목표와 기준이 있을 때 학생들은 스스로를 단련하며 더 높은 성취를 향해 나아간다.

 

우리 사회에서 경쟁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경쟁 그 자체가 아니라 불공정한 경쟁 환경 때문이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충분한 학습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느낄 때,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 학교가 배움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학원이 성취의 중심이 되는 순간 경쟁은 교육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경제력에 따른 경쟁으로 변질된다.

 

이 지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양질의 교원 수급이다. 학교에서 수준 높은 수업이 이루어지고 학생 개개인을 세심하게 지도할 수 있는 교원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사교육에 의존해야 할 이유는 크게 줄어든다. 교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의 학습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지도를 할 때 학교는 다시 교육의 중심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학교에서 수학 교사가 충분히 확보되어 기초가 부족한 학생에게는 보충지도를, 심화 학습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도전적인 과제를 제공한다고 가정해 보자. 학생들은 학원에 가지 않아도 학교 안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경쟁이 사교육이 아닌 학교 안의 배움 속에서 건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반대로 교원 수급이 부족하고 교사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는 학생 개개인을 세심하게 지도하기 어렵다. 수업이 획일화되고 학습 격차가 커지면 학부모는 결국 사교육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교육 격차를 확대하고 사회 전체의 교육 신뢰를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교육에서 경쟁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평가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질의 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일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학교가 학생의 성장과 경쟁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교육의 본질은 학생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 경쟁이 사라진 교육은 도전의 동력을 잃기 쉽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교육은 공정성을 잃기 쉽다.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학교 안에서 실력 있는 교사와 함께 배우며 서로를 성장시키는 경쟁, 그리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공정한 교육 환경이다.

 

교육에서 경쟁이 사라지면 경쟁력도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좋은 교사와 좋은 학교가 만들어 내는 건강한 경쟁은 오히려 학생과 사회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토대가 될 것이다.

손덕제 국가교육위원 te@te.co.kr
Copyright Ⓒ 2024 (주)더미디어그룹(The Media Group). All rights reserved.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4명
100%
싫어요
0명
0%

총 4명 참여









대표전화 : 02-850-3300 | 팩스 : 0504-360-3000 | 이메일 : te@te.co.kr CopyrightⒸ 2024-25 (주)더미디어그룹(The Medi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