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
인공지능을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교사의 전문성과도 직결된다. 인공지능을 내용적으로 혹은 방법적으로 도입하는지에 따라 방향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들이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의 삶에 긍정적으로 쓰일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아이들이 직접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상상해보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싶었다. 그때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이 운동화였고, 아이들과 함께 ‘운동화 디자인 프로젝트’를 실천하게 되었다.
왜 운동화인가?
운동화는 우리의 삶 속에서 매우 익숙한 물건이다. 놀라운 부분이 있다면, 이 운동화가는 매년 230억 켤레가 생산되고 있으며, 전세계 인구가 80억명임을 가정할 때 매년 1인당 3켤레 이상 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운동화는 65개 부품으로 구성됐으며 대부분은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데 최대 1천년이 소요된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을까?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운동화라는 일상적 물건을 통해 과학, 기술, 사회의 상호 관계를 이해하고 친환경적 가치를 인식하게 하고 싶었다.
현재 운동화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탐색하고 환경을 고려한 운동화 디자인을 해보는 것이다. 이는 문제 해결역량뿐 아니라 자신의 일상생활을 성찰하고 삶 속에서 주도적으로 발명 아이디어에 대한 발상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사용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 역량도 함양될 수 있고, 모둠원과 협력적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의사소통 역량도 함양될 수 있으리라.
운동화 디자인 프로젝트의 과정
먼저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신는 운동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내가 집에 가지고 있는 운동화 개수는 몇 개인지,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사용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각자 운동화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이에 대해 한 가지 조사하고 자료로 제작하여 발표하고 공유했다.
다음은 아이들이 제작한 발표 자료 중 한 예시이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들이 발표하고 공유하는 와중에 운동화의 친환경성 등의 주제가 언급됐다는 것이다.
그 후 운동화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전세계 지역의 운동화 소비량과 생산량, 수출량, 쓰레기량, 운동화 소재 비율, 운동화의 탄소발자국 등)가 담긴 사이트를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사이트를 탐색하면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동화의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사이트는 필자가 streamlit으로 제작한 것으로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운동화를 신거나 운동화 자체에서 불편하거나 개선할 점을 브레인스토밍했다. 같은 의견의 경우, 화살표로 연결했고, 우리가 공통으로 생각하는 불편한 점을 함께 공유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이는 아이들에게 운동화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방법과 탐색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아이들은 모둠별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점을 선택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토의했다. 발명기법과 기존 운동화 기술도 조사했다.
다음은 한 모둠이 조사한 자료의 예시이다.
아이들은 개선 아이디어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온도 제어 장치, 안마 기술, 원단 정보 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친환경성’과 ‘기술성’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 부합도록 모둠별로 운동화를 협업하여 디자인했다.
다음이 아이들이 낸 아이디어의 예시이다.
AI 센서가 발의 입구를 조절할 수 있다니 신박한 기능이었다. 발표의 과정에서 충전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 현실적인 면에서 질의가 이루어졌다. 발의 온도가 조절되고 오래 신어도 편하지만, 친환경적인 소재를 찾는 노력도 있었다. 초등학생이지만, 아이들은 진지하게 탐구했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협업했다.
본 프로젝트는 작은 프로젝트였지만, 아이들과 함께 발명이란 무엇이고, 발명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종합적으로 탐색해 본 계기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자연스럽게 언급되었다.
교육은 삶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삶과 연계된 교육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어떤 콘텐츠로 아이들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하여 이야기해 볼 수 있을지 우리는 계속 연구할 필요가 있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임보라 = 현직 초등교사이자 XR메타버스교사협회 회원이다. AI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혁신에 관심이 많아 학교 현장에 선도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며 수업을 하고 있으며,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및 컨설팅에 다수 참여하였다. 초등영어교육 박사이자 서울대 인공지능융합교육전공 석사과정 재학중으로 배움에 힘쓰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관심이 많아 유네스코 디지털 러닝 위크 파리에서 발표, 몽골 AI 선도교사 연수 강사, 싱가포르 STEM 지도안 대회 우승 등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