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더하기-김영배] 서울교육, 악마와도 다리 건널 수 있어야

  • 등록 2025.02.05 10: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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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ㅣ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더에듀 | ‘악마와 다리 건너기’는 이스라엘 속담으로, 절망과 불행의 땅을 벗어나 희망과 행복의 땅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악마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리를 혼자 건너려 하거나 특정 집단만 건너려고 하면 다리가 무너진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계는 진보·보수 간 이념 대립이 극명하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학생들의 성장과 미래를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집단과도 협력하는 실용적 태도가 필요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면서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갈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오히려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 유명 언론인은 "한국 정치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친 후 선진화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진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갈등 수준은 OECD 30개국 중 3위에 이를 만큼 심각하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갈등관리 능력은 27위로 최하위권이다.

 

즉, 갈등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다.

 

라이벌은 라틴어로 ‘리발리스(Rivalis)’이다. 그 뜻은 ‘다른 사람과 같은 하천을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공생 관계다.

 

그런 의미에서 특히 서울교육청은 시민들이 부여한 민의(民意)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선출된 교육감은 낮은 투표율(23.5%)로 인해 대표성 논란이 있으며, 낙선자와의 4.26%포인트 차이는 박빙의 승부였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며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양측은 건전한 경쟁과 균형을 이루는 길항관계, 나아가 공진화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여 시민을 위한 교육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시민의 의사에 반하는 교육활동을 지속하는 진영이 있다면, 다음 선거에서는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시민이 엄정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교육 정책을 펼치는 세력은 퇴출의 쓴잔을 마실 것이며, 반대로 시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세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 정책의 성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다음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서울은 전국 광역단체 중 유일한 특별시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육이 요구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교육 정책이 특정 진영의 입맛에 맞게 왜곡된 ‘편향동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 또한, 교육감으로서 최후의 거소(居所)라 할 수 있는 ‘언어의 진실성과 공공성’을 훼손한 일은 없었는가? 이러한 질문은 진영 논리를 넘어 서울 교육이 직면한 본질적 문제를 되짚어보게 만든다. 불편하고 아플지라도, 곪아 가는 상처를 직시하는 논쟁이야말로 건설적인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서양 속담에 ‘탱고를 추기 위해선 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교육은 혼자의 힘보다는 서로 다른 의견과 관점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교육의 미래는 단일한 이념이나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소리를 함께 조율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찾아진다.

 

지난해 교육감 보궐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갈등과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다. 교육 정책을 둘러싼 진영 간 대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학생들의 성장과 행복이다. 그 과정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의 교육문화 조성은 필수적이다.

 

새해에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 차이점을 인정하면서도 공통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교육문화를 정착시키고, 이를 위해 우직한 항심(恒心)을 갖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김영배=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현장에서 활동 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으로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김영배 성결대 교수/ 지속가능경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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