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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남의 진짜교육]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 ‘진짜 대한민국’에 ‘진짜 교육’은 있는가?

더에듀 | 교육자로 24년의 세월을 보내며 학생, 동료 교사와 많은 일을 함께 했다. 과학 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이다.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홍제남의 진짜교육’을 시작한다.

 

 

교육부장관으로 이진숙 후보가 지명되자,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연일 교육계의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어제(16일) 국회에서는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그 결과는 ‘교육계에 이렇게 사람이 없나’ 싶은 반응이 절로 나오고, 이재명 정부의 ‘진짜 대한민국’에 ‘진짜 교육’이 들어있기는 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12.3 빛의 혁명으로 계엄을 막아내고 그 성과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다. 교육계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사회 대개혁과 교육 대개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교육개혁을 총괄할 교육부장관 후보가 누구인가에 관심이 컸다.

 

특히, 국민이 직접 추천하는 주요 공직자 국민 추천제는 이번에야말로 국민의 요구에 맞는 인사가 되리라는 기대를 키웠다. 타인 추천은 물론 자기 추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지도가 낮아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발탁될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필자 역시 추천제 마지막 날, 시간에 쫓기며 이런 희망을 품고 자기 추천에 도전했다. 나중에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주변 사람들이 같은 심정으로 추천자 모르게 필자를 추천했다고 한다. 고마움과 함께 같은 심정이었구나 생각했다.


교육은 오히려 후퇴?


며칠 전, 청년 시절 서울 구로동에서 노동 운동을 하며 알게 된 노동상담소 선배를 만났다. 이 선배는 민주화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퇴학당했고, 현재는 뒤늦게 대학에 재입학해 즐겁게 다니는 중이다.

 

선배는 “공부도 재밌지만, 대학생들과 지내면서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것이 무척 즐겁고 좋다. 대학생들과 대화하며 많이 놀랐다. 요즘 세대 대학생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교육은 더 후퇴했구나,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놀라울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압축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룬 나라인데, 교육은 오히려 후퇴했다고 생각되었다. 대학생들과 친해지니까 학생들이 속이야기했는데, 많은 학생이 더 ‘좋은’ 대학을 찾아서 반수나 재수했다고 하더라. 너무 놀랐다. 그리고 경쟁적인 입시 과정을 거쳐와서 그런지 ‘공정과 형평성을 위해 경쟁은 필요하고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라는 생각이 체화된 거 같아서 너무 놀랐다”라고 느낀 이야기를 들려줬다.

 

잡코리아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더 ‘좋은’ 학교나 과에 다시 가기 위해 전과나 반수, 편입을 희망하는 대학생이 평균 36% 정도로 나타났다. 사회과학계열은 더욱 심각해서 절반에 가깝다.1) 현재 우리 교육에서 경쟁적인 대학입시가 가장 주요한 가치가 되어버린 상황을 보여주는 씁쓸한 결과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왜곡된 우리나라 사회적 교육구조로 인해 기초교육이자 보통교육인 유초중등교육이 대학입시에 종속되면서 너무나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보도되는 학생, 교사들의 자살이 교육 문제의 심각한 현실을 보여준다.


교육개혁의 토대를 만들어 온 실천


유초중등 교사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계속 실천해 왔다.

 

2009년 경기진보교육감 당선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혁신학교 정책 실천으로 학교 현장은 크게 달라졌다. 혁신학교 정책은 사회·제도적인 여러 제약 속에서도 우리 교육 문제를 어떻게 해결 가능한지 의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파일럿 스쿨’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교육개혁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이러한 성과는 교사들의 뼈를 갈아 넣을 정도의 헌신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제는 정책과 제도 변화로 교육대 개혁을 지휘할 이재명 정부의 교육 수장이 임명되기를 고대했다. 그러나 빛의 혁명 이재명 정부에게도 교육은 무관심 영역인가 되묻고 있다.

 

어제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설령 방어하는 입장이라 해도 여당 의원들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고,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특히 논문표절의 심각성을 밝힌 범학계 국민검증단을 반박하며 이진숙을 옹호하는 모습에서는 괴리감마저 들었다. 검증단이 김건희의 석사논문 표절을 밝혔을 당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이른바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이다.


교육철학 부재한 이진숙 후보, 도덕성과 가치가 중요한 교육 영역에 부적합


진보적인 교육계에서 이진숙 후보를 반대하는 대표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논문표절로 드러난 이진숙 후보의 도덕성이다.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교육을 다루는 곳’이므로 가치와 도덕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한국연구재단은 ‘학위 논문은 학생이 전문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한 학습의 단계로서, 학생 본인의 연구 성과로 인정되어야 한다’2) 고 밝히고 있다. 또한 공동 연구에 참여해 출판한 논문의 일부를 학위 논문에 재사용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도 양자의 동의를 받아 출처를 밝히고 게재해야 한다.3) 이과라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이전 저작물을 활용할 때는 활용되는 부분에 대한 출처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4)

 

어제 논문표절에 대해 이진숙 후보는 대학원생은 자신의 ‘손과 발이 되어서’ 자신의 지시를 수행했기 때문에 본인이 ‘1 저자’라고 당당히 주장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학원생은 ‘본인의 연구성과’라고 할 수 없고 학위 수여는 부당하다. 더불어 출처 표기도 없이 제자의 논문을 자신이 혼자 수행한 연구인 것처럼 단독논문으로 제출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도덕한 행위이다.

 

둘째, ‘지행 불일치’한 자녀 조기유학에 대한 국민 정서와의 괴리감과 유 초중등교육에 대한 교육철학의 부재이다.

 

딸이 원한다고 미국의 비싼 사립학교에 중학교 때부터 유학을 보낼 수 있는 우리나라 학부모가 몇이나 될지, 국민들이 느낄 괴리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두 딸을 중학교 때부터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내 사립학교에 입학시킨 이진숙 후보가 우리나라 유초중등 공교육의 문제의 심각성을 얼마나 알고 체감할지 전혀 신뢰할 수 없다.

 

필자는 기초교육과 보통교육이 이루어지는 ‘13’년이라는 기간 동안 유초중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초중등교육은 현재 복잡하게 얽힌 많은 문제가 해결을 기다리며 산적해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어제 청문회에서 이진숙 후보는 AIDT, 자사고와 특목고, 교육격차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자신의 입장을 전혀 설명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여당 소속인 고민정 의원마저 “교육 현안에 대한 술술술 답변하지 못한다”, “교육철학이 없냐”고 지적하며 실망감을 드러냈을까?

 

셋째, 이진숙 후보의 삶의 궤적이다.

 

필자는 물론, 많은 국민이 이재명 대통령의 실사구시적 모습을 좋아하고 지지한다. 그러나 교육부장관 후보만은 가치관이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

 

학생들의 인격적 성장을 총괄하는 교육호의 선장이 키의 방향을 잘못 잡는다면 ‘건전한 시민의식을 갖춘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라는 교육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

 

지난 6.6일 현충일 기념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은 이제 영원히 사라져야 합니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이 합당한 보상으로 돌아오는 나라, 모두를 위한 헌신이 그 어떤 것보다 영예로운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밝혀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살아온 궤적을 보면 가장 잘 알 수 있다. 4대강 사업 협조, 충남대 소녀상 논쟁, 12.3 계엄 때 친국힘 행보 등을 보면서 학생들은 어떤 가치를 배우게 될까? 과거 친일 청산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결과가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와 궤를 같이하는 문제이다.

 

교육은 실사구시가 우선되는 영역이 아니다. 교육은 우리 사회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이다. 그래서 교육적으로 도덕성과 삶의 가치관이 의심되는 이진숙 후보는 교육부 수장으로 부적합하다.

 

1) 대학생 36% “전과나 반수, 편입원해” https://www.jobkorea.co.kr/goodjob/tip/view?News_No=19665(잡코리아, 2022.5.6.)

2) (한국연구재단 CRE 연구 윤리 정보 포털) https://cre.nrf.re.kr/faq/FaqDetail.do?faqId=FAQ_0000000000000062

3) 학위논문의 연구윤리 FAQ. 고려대학교

4) 학위논문 연구윤리 관련 FAQ.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홍제남 = 강원도의 농부 집안에서 7녀 1남 중 3녀로 태어났다. 춘천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진학했으나 광주학살을 접하고 교육에 배신감을 느꼈고 학생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후 서울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했으며 2000년 마침내 과학교사로 임용된다.

 

2011년 서울 오류중학교에서 혁신부장을 맡아 혁신학교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했으며, 2019년에는 오류중학교 공모교장이 된다. 2024년 2월 서울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으로 명퇴하며 그는 “정치적 천민에서 탈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 최종 경선까지 치렀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현재 '다같이배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교육혁신을 주제로 한국교원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과학 톡톡 카페(공저, 2009),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학교혁명(공저, 2018), 교장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2024) 등이 있다.

 

홍제남 소장은 <더에듀> 연재를 결심하며 “교육자로서 24년의 시간을 보내며 학생, 동료교사와 많은 일들을 함께 했다"며 ”이 중 ‘교육다운 교육’, ‘진짜 교육’을 만드는 일을 학교 차원에서 집단지성으로 실천한 혁신학교 실천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학생, 교사, 보호자, 지역사회가 온전한 교육 주체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실천했다"고 평했다.

 

또 “과학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교육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은 교육이 교육의 논리가 아닌 신자유주의적 정치적 이해집단의 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라며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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