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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남의 진짜교육] 공부하다, 가르치다..."죽지 않을 권리"

더에듀 | 교육자로 24년의 세월을 보내며 학생, 동료 교사와 많은 일을 함께 했다. 과학 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이다.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홍제남의 진짜교육’을 시작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 방문 이틀 만에 SPC그룹이 생산직 야간 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5일 SPC 현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을 심야 장시간 노동으로 지목했다. 특히 회사는 추가 비용 없이 3교대 전환이 가능한데도 비용 감소를 위해 노동자들이 2교대 야간 초과 근무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했다는 지적에 현장 관계자들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간담회 영상은 필자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소년공 시절 산재를 경험했던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노동 현장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고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었을 것이다. 김용옥 철학자의 “전태일이 대통령이 된 것 같다”는 평은 과장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


교육 현장의 비극: 40년 전 외침과 현재의 죽음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와 마찬가지로 ‘공부하다 죽지 않을 권리’와 ‘가르치다 죽지 않을 권리’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1986년 1월, 서울사대부속여자중학교 3학년 A양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유서에는 “나의 죽음이 결코 남에게 슬픔만 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 그것만 주는 헛된 것이라면, 난 가지 않을 거야. 비록 겉으로는 슬픔을 줄지는 몰라도, 난 그것보다 더 큰 것을 줄 자신을 가지고 그것을 신에게 기도한다. 1986년 1월 15일 새벽에”라고 쓰여있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어린 학생의 죽음이 교육 변화의 희망이 되기를 바랐던 어린 소녀의 기도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더 많은 학생이 죽어가고, 교사의 죽음까지 더해져 사회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학생 자살자 수는 10년 새 2.3배가 증가했고, 청소년 자살 시도율은 2.8%에 달하며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담임교사는 반 학생의 1/3 이상이 우울, 자해, 자살 시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너무 심각하다고 전했다.

 

교사 자살자 수도 매년 20명대로 조사되었고, 2024년은 8월 말 기준 19명에 달했다. 특히 초등교사 자살자 수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는 것은 초등교사들이 교육 활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학생과 교사들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적 자살이 아닌, 사회적 타살로 봐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정책으로 대학 서열화를 다소 완화하는 것만으로는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학교에서 공부하다 죽지 않고, 가르치다 죽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 교육부 장관에게 바란다: ‘학교에서 죽지 않을 권리’ 보장


교육개혁의 어려움에 대해 일본의 한 학자는 “교육개혁은 달리는 자동차를 세우지 않고 고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교육 문제 해결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어렵다. 역대 진보 정부들이 다양한 교육 개혁을 시도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더 악화했다.

 

교육은 실용을 앞세울 영역이 아니다. 교육은 사회 속에서 타인과 공존하며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갈 가치관과 기본 역량을 기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이진숙 전 충남대 교수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으나, 자질과 역량 문제가 논란이 되어 결국 철회했다.

 

이제 누가 다음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될지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 현장을 속속들이 아는 것처럼, 교육부 장관 또한 학교 현장을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주경야독으로 중·고등 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유·초·중등 교육 현장을 잘 아는 교육부 장관의 자질과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일부 유·초·중등 교육계에서는 교사 출신이면서 교육감과 국회의원 경험을 가진 인물을 추천하고 있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이번에도 유·초·중등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포스코의 잇따른 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람 목숨을 목숨으로 여기지 않고 작업 도구로 여기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나와 내 가족이 귀하듯 일하는 노동자도 누군가의 가장이고 가족이며 남편이고 아내다”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대통령의 이러한 관심과 날카로운 지적이 교육 현장에도 그대로 적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죽어도 할 수 없다, 죽어도 어쩔 수 없지’라는 인식은 현재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공부하다 죽어가는 학생들, 가르치다 죽어가는 교사들의 죽음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다름없다.

 

‘살자고 공부하고 가르치는데 교육 현장이 전쟁터가 된 상황’이며, ‘사람 목숨을 목숨으로 여기지 않고 공부하는 기계, 가르치는 기계로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누군가의 자식이며 형제자매인 학생들, 누군가의 가장이자 남편이고 아내인 교사들의 죽음 또한 노동 문제와 같은 시선으로 새정부에서 검토하고 해결되기를 간곡히 소망한다.

 

그리고 ‘직을 걸고’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가 교육부 장관으로 임용되기를 고대한다.

 

 

홍제남 = 강원도의 농부 집안에서 7녀 1남 중 3녀로 태어났다. 춘천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진학했으나 광주학살을 접하고 교육에 배신감을 느꼈고 학생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후 서울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했으며 2000년 마침내 과학교사로 임용된다.

 

2011년 서울 오류중학교에서 혁신부장을 맡아 혁신학교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했으며, 2019년에는 오류중학교 공모교장이 된다. 2024년 2월 서울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으로 명퇴하며 그는 “정치적 천민에서 탈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 최종 경선까지 치렀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현재 '다같이배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교육혁신을 주제로 한국교원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과학 톡톡 카페(공저, 2009),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학교혁명(공저, 2018), 교장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2024) 등이 있다.

 

홍제남 소장은 <더에듀> 연재를 결심하며 “교육자로서 24년의 시간을 보내며 학생, 동료교사와 많은 일들을 함께 했다"며 ”이 중 ‘교육다운 교육’, ‘진짜 교육’을 만드는 일을 학교 차원에서 집단지성으로 실천한 혁신학교 실천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학생, 교사, 보호자, 지역사회가 온전한 교육 주체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실천했다"고 평했다.

 

또 “과학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교육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은 교육이 교육의 논리가 아닌 신자유주의적 정치적 이해집단의 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라며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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