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ㅣ출산율 하락으로 줄어드는 학생 수는 배움의 장인 학교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활동에 큰 장애물로 등장했다. 관계를 통한 상호작용 등 사회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본격적 시기이지만 제반 환경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 반대로 기술은 큰 발전을 이루고 있어 전세계 어디에서든 직관적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실을 완벽하게 구현해 주는 가상현실은 분리된 공간을 초월하게 해주어 직접적 관계 경험 환경이 축소된 현실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

기존에 근무했던 곳은 대부분 도서벽지 지역의 시골학교였으며 전교생은 50명도 안 됐다. 교육과정을 편성함에 있어서도, 실제로 실행함에 있어서도 동학년을 고려하지 않고 본인 중심으로 기획과 운영을 할 수 있었고 색다른 수업을 시도할 때도 제약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예산 또한 다양한 경로로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앞서 게재한 메타퀘스트를 활용한 수업도 상대적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롭게 발령을 받았던 곳은 전교생이 무려 1500명이 넘는, 신도시 중에서도 굉장히 큰 편에 속하는 대규모 학교였다. 하나의 수업을 진행하더라도 여러 가지로 고려할 것이 많고 예산 또한 충분히 지원받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필자는 커다란 딜레마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수업들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다소 적용하기 어렵지는 않았나?’, ‘특정 환경과 조건이 갖춰져야만 할 수 있는 수업이라면 보편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나?’라는 고민을 거치다 보니 이번에 소개할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게 될 수업을 한 문장으로 담아내면 ‘Youtube 360˚을 활용한 세계 여행 프로젝트 수업하기’이다.
수업을 기획하며 크게 세 가지를 고려했으며 첫째는 단연코 ‘교육과정’이다.
과한 재구성 없이 최대한 교과서의 내용을 반영하고 진도 속에 녹아 섞일 수 있도록 수업 내용을 구성했다. 특히 약 8차시 분량의 수업을 진행하며 사회 교과뿐만 아니라 국어, 미술 교과까지 잘 융합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
둘째는 ‘진입장벽’이다.
이전에 소개한 수업에서는 ‘메타퀘스트’를 활용했었는데, 사실 학생 또는 교사가 쉽게 교육 현장에서 접할 수 있는 기기는 아니다. 가격이나 사용 측면 모두 경제적·시간적 공을 들여야 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은 기기라고는 할 수 없었다.
셋째는 바로 ‘보편성’이다.
이 수업을 필자가 진행하고 나서 지도안·학습지 등 수업 자료를 동료 선생님들께 드렸을 때 별다른 어려움 없이 똑같은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기준을 바탕으로 ‘세계 여행’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수업을 설계했다. 수업할 교과는 ‘국어, 미술, 수학’으로 교육과정 시수 재구성을 최소화했고, 플랫폼은 ‘Youtube’를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기기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2세대 구글 카드보드’를 활용하여 최대한 경제적, 기술적 진입장벽을 낮추었다.(*주의 : 구글 카드보드는 안구 간 거리 조정이 안 되므로 학생들이 충분한 휴식을 겸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 6학년 2학기 1단원에서는 위도와 경도를 배우며, 세계 여러 대륙과 바다 그리고 대륙별 유명한 나라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국어 과목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쓰는 차시가 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상문을 쓰는 ‘쓰기’ 영역과 엮어서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미술 과목에서는 ‘풍경화’를 그리는 차시를 활용해 ‘표현’ 영역의 수업을 진행했다.
‘사회’ 과목 수업을 제일 먼저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를 선택해 직접 비행기표를 그려보고 간단한 여행 계획을 세우는 활동을 하는 교과서 구성에 맞춰 학습지를 만들어 진행했다.
학생들은 세계 여러 대륙과 주요 국가에 대해 배운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검색해 자신들이 원하는 국가로 떠나는 비행기표를 그리고 그에 따른 간단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계획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Youtube 360°’ 플랫폼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계획을 미리 세우고 여행을 해야 하지만, 가상 여행의 특성상 학생들은 미리 ‘Pavv 360’이라는 유명 여행 채널을 통해 먼저 가상 여행을 진행한 후에, 이 여행을 실제로 진행하기 위한 3박 4일의 계획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작성한 여행 계획서와 360도 영상 여행 체험에서 다른 부분이 많을 수 있어 학생들의 몰입이 떨어질 수 있다.
‘Pavv 360’ 채널은 기본적으로 360° 카메라를 이용해 영상이 촬영돼 학생들이 유튜브 앱을 통해 틀었을 때 360° VR 모드로 바꾸어 영상을 볼 수 있다. 또 한국어로 녹음이 되어 있으므로 학생들은 마치 옆에 설명하는 가이드를 두고 여행하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은 이렇게 체험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어’ 수업에 참여했다. ‘일이 일어난 순서에 따라 글쓰기’ 같은 활동과 연계하여 여행 계획서와 여행 감상문(결과 보고서)을 작성하는 활동을 체험한 가상 세계여행과 연계해 작성해 보는 활동이었다.
이렇게 감상문까지 작성한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미술 교과와 연계한 ‘풍경화 그리기’ 활동을 수행했다.
인상 깊은 장면은 캡처를 해 나중에 사용하거나 그림을 그릴 때에는 직접 해당 장면을 멈춰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진행했다.
대부분 학생은 가상 세계 여행을 통해 인상 깊은 장면들을 손쉽게 선정했고, 이를 풍경화로 잘 표현해냈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 본 결과 가상 여행이 생각보다 훨씬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서 그림을 그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더 실감 나는 VR 가상 여행에 대해 굉장한 만족감을 표현했으며 국어, 미술 교과의 수업 활동에도 훨씬 더 몰입해 참여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냥 일상 속 기억에 남는 장면보다 신기한 경험을 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반의 선생님들께 설명 드리고 카드보드와 함께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해 드렸다. 카드보드 활용과 Youtube 360° 모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드렸더니 놀랍게도 선생님들 모두 손쉽게 수업을 진행하시고 학생들의 반응을 전달하며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말씀하셨다. 학생들 또한 너무 즐겁게 수업에 참여했다고 하니 이보다 뿌듯할 수 없었다.
이번 수업은 필자에게도 큰 도전이었다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VR, AR, XR 등을 활용한 수업에 계속 도전하고, 특별한 사례뿐만 아니라 일반 선생님들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사례를 많이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대한민국 선생님들 모두 화이팅!
한의표 = 현직 초등교사이자 XR메타버스교사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교육 현장의 트렌드 변화에 관심이 많아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탐구하여 교실에 적용하는데 관심이 많다. 컴퓨팅사고력을 키우고자 했던 SW 교육시절부터 AI 가 범람한 현시대의 AI 코스웨어까지 디지털 교육 분야에서는 접해보지 않은 기술 및 특색 교육 활동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 1급 정교사 자격연수 및 교감 자격연수의 메타버스 강의를 비롯, NHN 강의, Google Korea 강의 외 다수의 강의 활동에 참여해 왔다. 저서로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메타버스, 게더타운&이프랜드 외 4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