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EAL] AIM④ 아이들이 AI와 토론한다면?

  • 등록 2024.10.06 18: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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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수업 속에서 그 가능성을 탐색하다(상)

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들을 100글자 안으로 3가지 알려줘.”

 

학생들은 사회시간 탐구조사를 하기 위해 생성형AI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AI는 순식간에 질문에 대한 답을 3가지로 유목화하여 제시해주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와 이거 진짜 빠르다. 인공지능 진짜 똑똑하다.”

 

모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생성형AI를 활용한 수업 장면 중 일부 내용이다. 물론 해당 수업에서는 AI가 거짓된 정보를 줄 수도 있다는 AI리터러시도 함께 교육하고 있으며, 수업을 비방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만약 필자의 학창시절과 같은 과거에 이와 같은 탐구과제가 주어졌다면 어땠을까?

 

가장 먼저 백과사전이 있는 친구 집을 물색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그런 친구가 없다면 하굣길 도서관으로 직행하여 주제에 맞는 책을 찾기 시작한다.

 

책만 찾으면 끝인가? 그 정보를 찾기 위해 책의 이곳, 저곳을 찾아 읽어보기 시작한다. 운 좋게 해당 부분을 찾더라도 그 많은 내용을 공책에 다 적기는 무리다. 최대한 글자 수를 줄이기 위해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고 요약하여 공책에 정리한다. 그리해야 어느 정도 과제라고 할 만큼의 구색을 갖출 수 있다.

 

지금의 학생들은 물론 검색 도구를 활용하여 좀 더 쉽게 과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이것도 내가 원하는 정보가 한 번에 제시되는가? 그렇지 않다. 산발적으로 나열된 정보 중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작업은 필수다. 그리고 그것을 나에게 맞게 재구조화시켜야 보다 정선된 과제를 완성할 수 있다.

 

2022개정교육과정에서는 ‘지식정보처리 역량’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활용할 수 있는 역량.’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정보들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고 비판적으로 재구성하여 탐구하는 것, 이것은 바로 우리 교육에서 강조되고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AI에게 질문하여 조금의 사고과정 없이 순식간에 과제를 해결하였다면 여기서 학생들은 과연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 AI는 역시 똑똑하다? 이제는 굳이 힘들게 자료를 찾을 필요가 없다?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과연 ‘인공지능’과 ‘교육’은 양립할 수 있는 존재인가? ‘생성형AI가 교실 속으로 들어왔을 때 학생의 AI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면서 핵심역량을 길러주는 수업이 가능한 것일까?

 

수업 속으로 들어온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발생할 다양한 현상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자주 들린다.

 

교육에서의 AI의 도입으로 ‘학생들의 사고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 ‘학생들은 생각할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등 교육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인간의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로서 인공지능의 진화와 발전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2025년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둔 지금, 생성형 AI의 창조적 사용이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미래사회를 몸소 겪을 아이들에게 인공지능이 무엇이고 대체 이것이 우리 교육에 어떻게 활용될 것이며,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교사의 시선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때임을 절실히 느낀다.

 

필자는 AI기술의 발전과 우리가 학생들에게 길러주어야 할 역량은 양립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여러 가지 생각할 논제들을 끌어안고 창조적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몇 가지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프로젝트의 모든 내용을 기사에 담을 수 없지만, 그리고 이것으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성급하게 정의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이러한 시도가 ‘공존형 교실’을 모색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능성① AI와의 대화로 ‘의사소통 능력’ 향상이 가능할까?


국어나 사회과 등의 시간에는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는 차시가 종종 등장한다. 학생 간 토론을 준비하다 보면 교사라면 누구라도 이 단원의 수업이 쉽지 않다는 것은 공감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근거를 찾을 충분한 시간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토론을 해보면 소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이 토론의 결말이다. 시작은 그럴듯하게 했지만 감정싸움으로 끝나는 일도 빈번하다. 이기고 진다는 표현이 교육적이지 못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근거를 갖춘 주장이 설득력을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매번 골칫거리인 이 토론수업을 AI와 함께 진행해 보면 유의미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의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주제는 ‘학교 안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이다. 토론을 위한 챗봇을 만들어 지속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간단한 프롬프트만 입력해 줘도 토론은 가능하다.

 

전체 토론 방식도 괜찮지만, 같은 의견을 가진 짝이나 소그룹 활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학생 직접 사용 시에는 뤼튼을 이용함.)

 

챗봇 설정과 모둠조성이 되었다면, 먼저 우리 모둠의 의견과 근거를 작성하여 입력한다. 그러면 AI는 이에 반박하는 주장과 근거를 제시해 준다.

 

의사소통의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AI의 주장에 다시 반론을 펼치기 위해 그때부터 모둠구성원들의 열띤 토의가 시작된다. 자신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자료도 검색하며, 모둠원 간 자발적이고 끊임없는 대화를 거치면서 의견을 모아 나간다.

 

이런 식으로 AI와 의견을 주고 받다보면 신기하게도 절충안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고, AI가 학생들의 의견에 설득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다음은 토론 후 학생들이 느낀 점을 적어본 것을 몇 가지 소개한다.

 

 

필자는 세 번째 대답이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다.

 

학생들끼리만 토론을 할 때는 한 쪽이 감정에 치우치게 되면 서로 말다툼으로 이어져 토론이 흐지부지될 때가 많았는데, AI와 토론을 하니, AI는 감정에 대한 부분은 배제하고 의견에 대한 논리적 근거만 대화체로 제시하니, 그에 상응하기 위해 학생들도 끊임없이 자료를 검색하고, 근거를 수립하고 있었으며,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을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AI와의 토론수업은 학생의 수업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면서, 의사소통 역량을 기르는데 유의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지면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 시간에는 AI 활용 교육의 가능성 2번(주체적 글쓰기 교육)과 3번(가치 교육)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신수현 감계초 수석교사/ G-DEAL AIM 전문위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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