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EAL] AIM⑤ AI와 함께 하는 '주체적 글쓰기'

  • 등록 2024.10.13 09: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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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수업 속에서 그 가능성을 탐색하다(하)

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가능성② AI의 도움을 받으면서 ‘주체적 글쓰기’가 가능할까?


글쓰기는 고도의 사고를 요구하는 창작의 과정이다. 이는 교실에서 글쓰기 수업을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무엇을 써요?”, “어떻게 써요?”

 

글쓰기가 시작되고 한 시간이 지나도 빈 종이만 들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 것을 보면,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닌 듯하다.

 

그런데 이런 글쓰기 수업에서 생성형AI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학생들의 생각을 대신 표현해 주고 글까지 써준다면, 학생들이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닐까? 많은 사람의 우려처럼,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는 그런 의존적인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글쓰기 과정은 목적과 장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다음과 같은 흐름에 따라 이루어진다. 먼저 계획하기-> 내용 생성하기 -> 내용 조직하기 -> 표현하기 -> 고쳐쓰기의 단계이다.

 

이 중 ‘내용 생성하기’는 글로 쓸 내용을 떠올리는 단계인데, 이때 종종 등장하는 단골 멘트가 바로 “쓸 말이 없는데요”이다. 이 단계에서는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나 생각을 떠올리고, 필요한 내용을 조사하며, 글로 쓸 내용을 전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데, 이때 AI를 활용하면 꽤 쏠쏠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래는 ‘내용 생성하기 단계’에서 사용하기 위해 필자가 만든 챗봇들이다.

 

 

예컨대, <기행문 쓰기 도우미>는 학생의 생각을 떠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생성해 주는 챗봇이다. 질문에 대한 대답만 했을 뿐인데,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한 내용이 생성된다니 놀랍지 않은가?

 

자신이 갔던 장소에 대해 학생이 대답하면 AI는 그에 맞는 맞춤형 추가질문을 생성해 준다. 학생은 AI의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기억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경험을 하게 되고, 보거나 들은 것은 물론이고 그 당시의 생생한 느낌까지 글로 쓸 내용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여 구체적으로 떠올려진 기억들은 내용조직 → 표현하기의 단계에서 더 풍성한 쓸거리를 제공하고 주체적 글쓰기의 기반을 마련해준다.

 

이렇게 쓴 글은 ‘고쳐쓰기의 단계’에서도 AI의 도움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다. 물론 유료인 AI코스웨어들을 사용하면 더 질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겠지만, 초등학생의 글쓰기가 대부분 ‘손글씨’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AI의 피드백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AskUp(아숙업)이다. AskUp(아숙업)은 국내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에서 카카오톡 채널로 운영하는 서비스로 GPT-4엔진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도구는 휴대폰으로 사진만 찍어 올리면 손글씨를 인식하여 개별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퇴고 과정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금 종이에 대충이라도 휘갈겨 쓴 글이 있다면 사진을 찍어 ‘이 글의 장단점을 골고루 넣어 피드백 해줄래?’라고 요청해 보자. 그럴싸한 대답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글쓰기의 평가 기준을 넣어준다면 그 기준에 맞추어 더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단, AI의 피드백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안 된다는 원칙도 수업 중 반드시 안내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학생은 AI의 도움으로 역량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의존도는 낮추고 주체성을 높이는 글쓰기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 뤼튼과 아숙업은 만14세 미만 학생들은 부모나 법적 보호자의 동의하에 이용이 가능하다.

 

 


가능성③ AI수업으로 ‘가치교육’도 가능할까?


AI는 다음의 질문에 과연 어떻게 대답할까?

 

“너는 정의로운 삶을 살아본 경험이 있어?”

“너는 명예를 추구해? 아니면 실리를 추구해?”

“너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이야?”

“너의 삶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고, 그 도전은 너의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주었어?”

 

예상했겠지만 AI는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시원하게 내리지 못한다. 어떻게든 대답을 만들어 낼 수도 있으나 그 내용에 본질이 없다는 것은 답변을 읽어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업에서도 이를 활용해 볼 수 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문학작품 속의 질문은 주로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어 제시되는데 바로 사실질문, 추론질문 그리고 감상(평가)질문이다.

 

사실질문은 내용 확인 질문으로 이야기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이고, 추론 질문은 답이 이야기에 직접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앞뒤 내용을 미루어 답을 짐작할 수 있는 질문이다. 감상(평가)질문은 사실에 대한 일종의 가치판단을 묻는 질문으로 나의 평가와 판단이 들어가는 질문이다.

 

이 세 가지 유형의 질문을 인간과 AI의 대답을 비교해 보며 질문수업을 진행해보았다.(단, 수업 전 AI에게 사전에 텍스트를 학습시키는 작업을 선행하여야 한다.)

 

결과는 어땠을까?

 

사실 질문의 경우는 AI도 정확하게 대답했지만, 학생들도 역시 책에서 답을 찾아 그 대답을 정확하게 이야기하였다.

 

추론질문의 경우는 인물의 생각을 짐작하여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라 AI Vs 인간의 핫시팅(Hot Seating) 놀이로 진행해 보았는데, 학생들의 대답은 개인차가 크게 발생한 반면, 예상 외로 AI의 답변은 매우 섬세하고 정확했다.

 

AI는 특정 페르소나를 씌워주면 마치 실제 그 인물인 것처럼 대화하는 속성이 있어 인물의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짐작하여 이야기 해준다. 하지만 몇 가지 질문에는 감정을 배제한 논리적인 응답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대답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답변을 제공하기도 하면서 AI의 실체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마지막 가치를 묻는 질문은 어땠을까? 짐작했겠지만 이것은 학생의 대답이 훨씬 더 훌륭했다. 예컨대, 이태석 신부의 ‘봉사’라는 가치에 대해 AI는 그것을 추구한 경험이 없었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남을 위해 봉사해 보았던 경험을 이야기하였으며, ‘봉사’라는 가치를 어디까지 추구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들에서 AI와는 다른 인간다움이 느껴졌다.(물론 AI의 최신버전에서는 이 가치 질문 마저도 그럴싸하게 답해주도록 진화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이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

 

AI가 만능이고 똑똑한 것 같지만, 우리 인간이 더 잘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그 가치를 빛내기 위해 어떤 행동을 실천하며 살아갈 것인지는 AI가 절대 대신 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앞으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학생들은 AI디지털 리터러시를 기르는 동시에, 인간인 나만이 추구할 수 있는 소중하고 존귀한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chatGPT는 만13세 미만 학생들은 직접적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교사의 시연 중심으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생성형AI의 수업에서의 도입, 사실 기대보다 우려되는 부분이 더 많다는 점에 동감한다. 자칫 잘못 사용했다가는 따뜻한 모닥불이 아닌 교육의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혼돈의 시대에 AI와 함께 공존해야 할 세대이기에, AI의 순기능을 교육적으로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 또한 우리 교사들이 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오늘에의 작은 시도가 내일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겠지만, 모두의 노력이 공존형 교실로의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AIM은 AI Master edu의 약자로 AI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또 나누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미 AI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챗지피티(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그리고 관련된 다양한 에듀테크(Edu+tech)들은 기존 교육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제시하고 있다. AIM은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해 수업, 평가가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또 나누면서 일반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은 AI의 교육적 활용이 쉽지 않은 분들에게 소개할만한 사례들이 있다면 다양한 연수 기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공모한 전국 수업-평가 연구회에도 선정되어서 보다 많은 전국의 선생님들과 함께 이러한 사례들을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AI를 잘 쓰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선행해 AI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어떤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AI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좋은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는 동시에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에게 윤리적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AI를 활용하게끔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수현 감계초 수석교사/ G-DEAL AIM 전문위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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