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피살-종합] "흉기 미리 구입, 가장 늦게 나오는 아이 죽일 생각"...교육청-경찰 브리핑으로 맞춰지는 조각들

  • 등록 2025.02.11 1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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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전교육청, 대전서부경찰서 각각 사건 관련 긴급 기자 브리핑 진행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살해한 교사는 7년째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돌봄교실에서 가장 늦게 나오는 아이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흉기를 구입한 후 같은 층 시청각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대전교육청과 대전서부경찰서의 브리핑 내용을 종합하면, 아이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A씨는 교과전담교사였다. 그간 알려진 돌봄과는 무관했다.

 

그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2024년 12월 9일부터 6개월짜리 질병휴직에 들어갔으나 단 20일 만이 지난 12월 30일 조기 복귀했다. A씨는 조기복귀 사유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제출했다.

 

A씨는 복직 후 3일 만에 자신이 수업에서 배제됐다는 이유로 짜증이 났다고 진술했으며, 사건 발생 5일 전인 2월 5일 프로그램이 늦게 동작한다는 이유로 학교 컴퓨터를 파손했다.

 

다음 날인 6일에는 ‘함께 퇴근하자’는 동료교사에게 헤드락(겨드랑이에 상대방 목을 끼는 폭력 행위)을 걸고 팔을 꺾는 등 동료교사들의 제지가 필요할 정도의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교 측은 A씨에게 휴직을 강하게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부교육지원청이 10일 오전 학교를 찾아 분리조치를 권고한 상태였다.

 

사건은 이들이 다녀간 오후에 발생했다.

 

A씨는 오후에 학교 밖에서 흉기를 구입했으며,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가장 늦게 나오는 아이를 죽일 생각으로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즉 범행 만을 계획하고 대상자를 특정하지 않은 무차별 살인 성격이 짙은 상황이다. 다만, A씨는 경찰에 흉기 구입 이유는 본인의 자해를 위함이라고 말했다.

 

A씨는 피해 아동이 가장 늦게 나오자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범행이 가능했던 것은 해당 학교가 돌봄교실 운영 시 하교 방법을 매뉴얼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도 한 몫 했다.

 

대전교육청과 타교육청 관계자들은 <더에듀>에 공통적으로 돌봄교실에서 나오는 아이는 인솔자에게 돌봄전담사가 직접 인솔하게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의 경우, 돌봄교실이 2층에 위치하고 있어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가 아이들을 인솔자에게 직접 인계해야 한다.

 

그러나 최재모 대전교육청 교육국장은 브리핑에서 돌봄전담사가 교실 문을 나가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을 인솔하러 온 학원버스기사가 1층에서 인터폰을 통해 인솔하러 왔다고 알린 만큼, 2층 교실 문에서 1층 현관까지 돌봄전담사의 방치는 A씨가 범행을 '실행'하는 데 결정적 조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A씨가 범행을 계획한 상태인 만큼 매뉴얼이 지켜졌더라도 다른 피해 아동이 생겼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를 살릴 수 있었던 기회는 한 번 더 있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교육국장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경 인터폰을 한 학원운전기사는 10여분이 지나도 아이가 나오지 않자 재차 인터폰을 해 사실을 알렸으며, 학교 구성원들이 수색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각실을 둘러봤지만, 시청각실 내에 위치한 장비실은 살피지 않았다. A씨와 아이는 후에 시청각실에서 상처를 입은 채 발견돼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결국 피해 아동은 오후 5시 40분이 되어서야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저녁 7시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한편, 해당 학교는 오늘(11일) 휴업 중이며 이후 추가 휴업에 나설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오는 14일까지 4일간 애도 기간으로 설정하고 학교 애도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지성배 기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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