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오승걸 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영어 시험이 불수능이 되면서 수험생의 성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성적을 제대로 평가 못 한 이유가 무엇일까.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고, 수험생 모두에게 낮은 점수를 안긴 이유가 무엇일까. 진짜 문제는 수능은 변별력을 갖게 출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해마다 수능 시즌이 되면 올해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난다. 크고 작은 사고가 매년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불수능이고 물수능이고 그것대로 문제이다. 귀신이 출제하지 않는 한 그치지 않을 문제이다. 올해의 영어 문제는 미국의 고3학년 수준이라고 한다. 대학생들이 거의 영어 벙어리에 가까운 나라에서 원어민 수준의 출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다. 수학 출제 수준도 고등수학 수준이다. 국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두 정상을 벗어난 행태이다. 결국 책임을 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임으로 귀결됐다. 11대 원장 중 8명이 중도사임했다. 더 이상 이런 불행을 막아야 하는 게 아닌가. 막지 못하면 앞으로도 그 자리는 바늘방석일 게 틀림없다. 고급 인력을 그렇게 폐기 처분해도 될까. 수능
더에듀 | 2026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이 다가온다. 내일이면 세시풍속처럼 수능이 실시될 것이고, 경찰들은 시험장에 늦게 도착할까 봐 아이들을 태우고 고사장으로 달려갈 것이고, 공무원들은 출근시간을 늦추고, 전국의 사찰들은 수능 100일기도를 결재하느라 법석일 것이다. 교회도 대목을 놓칠 리 없다. 외신들은 이런 기이한 국가행사를 송고하기에 바쁠 것이다. 이런 세시풍속은 우리나라에 정착된 지 이미 수십년이 지났고 풍속산업으로도 발전되어 온갖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로데오거리는 거의 무법천지처럼 요란한 난장이 펼처질 것이다. 필자는 해마다 이때쯤 되면 열병을 앓는다. 그래도 될까?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아이가 채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스러질까. 한때는 입시 시즌에 한 명의 아이가 사라져도 병든 교육이라고 목청을 높였지만 그런 열정도 다 소진되고 말았다. 세상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 수능은 우리 교육의 선의(善意)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다. 수많은 교육개혁안도 수능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로 정부들은 교육개혁을 표방했지만 그저 구호로만 남아 반복될 뿐이고 실체는 블랙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