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여교사 비율이 높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의 경우, 여학생에 비해 진로성숙도 등 비인지적 성취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남교사 비율이 20% 초반에 머무르고 있어 교사 성비 차이로 인한 교육격차 문제에 대안 대응이 요구됐다.
유백산 광주교대 교수팀은 지난달 27일 제2회 전남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학교 교사 성비는 초등학생의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끼치는가?’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여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의 경우 여학생에 비해 비인지적 성취도(진로성숙도와 자기통제력)가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 교수팀은 학교 내 다양한 성역할 모델 부족, 훈육방식과 학생-교사 관계의 성별 차이 등을 원인으로 봤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간 교사 성비 불균형 문제는 단순한 우려가 아닌 교육적 결과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체 초등학교 남교사 비율은 지난 2022년 29%에서 지난해 2025년 22.8%까지 내려왔다. 특히 서울은 12.9%, 대전은 11.8%를 기록하는 등 초등교사 성비 격차가 심화하고 있어 유 교수팀의 연구에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대안으로 남교사 할당 등 쿼터제 보다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메커니즘 파악 및 적극적 개입을 제시했다.
할당제의 경우 ▲적정 교사 성비 산출의 어려움 ▲사회적 반감 ▲남-녀 교직 선호도의 구조적 차이점 등의 난제가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대신 선행연구들을 기반으로 ▲학교 내 성역할 모델의 부재 ▲훈육 방식의 차이 ▲학생-교사 사이의 원만한 관계 수립의 어려움 등을 잠재적 메커니즘으로 제시하며 정책적 해결을 위한 적극 개입을 주장했다.
유백산 교수는 <더에듀>와의 통화에서 “학생과 담임교사와의 관계가 진로성숙도와 자기 통제력에 미치는 전체 효과의 각각 20%, 17%를 매개하는 만큼 이 관계를 잘 들여다보고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남학생들과 여학생들 간에 유의한 국어, 수학 성적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 연구 대상은 전남지역 2018년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로 이것이 전국적 경향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전남 지역의 학교별 여교사 비율은 16.67%~100%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으로 보면 광양, 목포, 여수 지역 등에서는 여교사 비율이 2009년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어 온 반면, 곡성과 화순 지역에서는 여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감소해 왔다. 유 교수팀은 지역 간 교사 성비 격차가 지역사회 특성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구조적 문제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