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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린의 THE교육] AI시대 명사, '첨단' 아닌 '포용'이 되어야 하는 이유

 

더에듀 | 지난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이 시행됐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의 포괄적 AI 법체계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만큼, 교육계 역시 이에 발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육기본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호자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시책 마련 및 AI 소양 교육 실시를 골자로 한다. 24일에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전담팀(AI 인재 양성 협력 전담팀)’을 출범시켰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국가 산업과 인재 양성을 위한 대책 논의가 활발하게 지속되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교육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타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AI 교육 시수가 부족하다’, ‘현 교과서에 생성형 AI 관련 내용이 좀 더 내실 있게 수록돼야 한다’ 등 여러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나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엄지족’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현실


‘MZ 세대’의 다음 세대로 지칭되는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세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MZ 세대가 PC를 사용하며 ‘디지털 네이티브’가 된 세대라면, 알파 세대는 모바일을 사용하며 태어난 순간부터 디지털화된 세대라고들 한다. 그래서일까. AI 디지털 교과서나 코딩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교육의 흐름을 보면, 아이들이 기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정책이 추진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알파 세대의 디지털 기반은 스마트폰이다. 요즘 아이들은 모바일에만 익숙한 ‘엄지족’인 것이다. 그 결과, 부모가 특별히 신경을 써 주지 않으면 PC를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MZ 세대처럼 ‘몰컴(몰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컴퓨터 사용에 대한 기본 지식을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 세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는 엄마에게 들키지 않고 마음껏 게임을 하기 위해 ‘쿠키 삭제’나 ‘검색 기록 삭제’와 같은 고급 기술(?)까지 스스로 연마하였지만, 당장 원격 수업을 운영하기 위해 기기의 전원을 켜고 로그인하는 방법부터 가르쳐 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초등학교만 이런 상황인가 싶어 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 물어보면,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메일 보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한다.

 

전자결제가 보편화된 이후 대중교통을 타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생긴 것처럼, 꽤 많은 아이들이 타자연습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를 감안한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꾸준한 연습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일주일에 한두 번 진행되는 학교 방과후수업 정도로는 타자를 정석으로 치는 방법에 대해 익숙해질 수 없다.

 

도농 격차와 소득 격차는 이제 독수리 타자의 영역까지 좌우하게 되었다. 기술은 격차를 완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신기술은 경우에 따라 외려 격차를 벌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AI 교육 시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은, 그 교육이 타자 연습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야기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결국 인공지능 교육의 지향점은 화려한 미래 기술, ‘세계 최초 OO 제정·수립’의 나열이 아닌, 가장 낮고 소외된 곳의 아이들을 향해야 한다. 모든 아이가 이미 디지털에 능숙할 것이라는 안일한 전제에서 벗어나, 기기를 켜고 로그인을 위해 타자를 치는 기초적인 행위조차 누군가에겐 높은 문턱이 될 수 있음을 직시했으면 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사회적 격차를 벌리는 파도가 아니라, 모든 구성원을 고르게 밀어 올리는 부력이 되기 위해서는 ‘첨단’이라는 이름에 매몰되기보다 ‘포용’의 가치를 교육의 뿌리에 둬야 할 것이다. 

 

교육의 존재 이유는 잘 달리는 아이를 더 빨리 가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출발선에 서는 법조차 모르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데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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