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최근 대한민국 육·해·공군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의 통합론이 떠오르고 있다. 이는 3군 사관학교를 한 장소에 모아 초급 장교를 양성하겠다는 구상으로 육군의 ‘황토색’, 해군의 ‘흰색’, 공군의 ‘하늘색’을 섞어 보랏빛 ‘혼합체’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국방력의 강화와는 달리 이를 주도할 젊은 인재 양성의 교육은 단순히 장소를 합치는 물리적 결합을 통해 결정되는 것만이 최선의 방책이 아님에 주목하고자 한다.
과연 초급 장교 시절부터의 통합 교육이 현대전이 요구하는 정예 장교 육성에 실질적 효과가 있는 것인가? 군사적 전문 지식을 논하는 것은 별도로 하고 국방의 초급 장교라는 인재를 기르는 교육의 견지에서 해외 강대국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군 양성 교육정책의 지향점을 냉철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엘리트 장교 양성 제도는 국가의 안보 전략과 직결된다. 세계 군사 강국들은 각기 다른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먼저 미국의 경우를 보면, 총괄적으로 분리 양성과 느슨한 교류를 목적으로 한다. 왜냐면 웨스트포인트(육사), 아나폴리스(해사), 콜로라도 스프링스(공사)를 서로 다른 주에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는 각 군의 고유한 작전 환경과 전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다만, 3~4학년 시기에 ‘타군 사관학교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타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전문성’을 뿌리에 두고 ‘합동성’을 가지로 뻗어 나가기 위한 방식이다.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 완전 통합형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는 1968년 3군을 단일 군체계로 통합하며 사관학교 역시 ‘왕립사관학교’로 합쳤다. 호주 역시 ‘호주국방대학교’를 통해 3년을 통합 교육하고 마지막 1년만 각 군에서 실무 교육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예산 절감과 군 간 장벽 제거에는 효과적이지만, 초급 장교들의 군별 정체성 약화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통합 양성 정책이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인적 네트워크의 단일화’와 ‘예산 효율성’이라 할 것이다. 임관 전부터 타군 생도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면 장차 합동 작전 시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여기엔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바로 ‘군별 전문성의 하향 평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군은 1학년 때부터 파도를 느껴야 하고, 공군은 하늘의 역학을 이해해야 한다. 장소를 하나로 묶으면 각 군 특유의 지형적·문화적 교육 환경이 두루뭉술하거나 훼손될 수 있다.
또한 일반 엘리트들처럼 강력한 카르텔의 응축을 우려할 수 있다. 군별로 분산되어 있던 엘리트 의식이 하나의 거대한 집단으로 응축될 경우, 이는 오히려 군에 대한 민간의 통제를 어렵게 하거나 특정 집단의 권력 집중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왜 전통적인 미국은 물론 우리도 최근에 국방부 장관을 민간인 출신으로 임명하고 있는지를 깊이 고려할 일이다.
그렇다면 해외 국가의 경우와는 달리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직접적으로 ‘북한의 위협’이라는 특수한 안보 상황에 놓여 있다.
초급 장교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모호한 합동성이 아니라,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즉각 임무 수행이 가능한 실천적 역량이 우선이다. 단지 물리적 장소를 합치는 ‘하드웨어적 통합’보다는 커리큘럼을 연계하는 ‘소프트웨어적 융합’으로 개별적 장점을 충분히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초 군사훈련은 각 군의 전문 기지에서 실시하되, 인문 사회 교과나 미래전 전략 과목은 온라인 공유 대학 형태로 통합 운영하는 ‘스마트 연합 모델’이 효능감 면에서나 기존의 시스템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 이른다.
사관학교 엘리트 양성 교육의 본질은 한 마디로 ‘국가에 헌신하는 정예 리더’를 만드는 데 있다. 3군 통합 양성이 단순히 관리의 편의나 예산 논리에 의해 추진된다면, 이는 오히려 대한민국 안보의 뿌리를 약화시키는 무리수 또는 악수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진정한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서로의 역량을 존중하며 발생하게 된다. 즉, 초급 장교 시절에는 각 군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부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선명한 색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합당한 시기에 각 군에 대한 기초적 이해와 개별성을 종합해, 총체적으로 전략·전술을 설계하고 이를 강력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펼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번 3군 학교 통합 정책이 혹시라도 정치적·경제적 무게감에 압도되어 본래 각 군의 기능과 고유한 색깔을 상실한 채 역설적으로 ‘무채색’의 혼합 정책을 강행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서는 것은, 진정한 젊은 각 군의 엘리트 양성이란 기초적인 교육의 역할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필자만의 편향된 교육관일까?
정부는 이를 공론에 부쳐 국민의 집단 지성을 묻고 보다 신중하게 국가 안위에 철저함을 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산지 면적이 전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서 이를 방어하고 사수하는 대한민국 국군이 그 어떤 상황의 위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기초 역량이 융합된 ‘무지개빛’의 안보와 평화를 견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