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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THE교육] ‘걸어서 세계 속으로’가 전하는 교육의 힘

 

더에듀 | 사람들은 ‘전국 일주’, 또는 ‘세계 여행’을 마치 삶의 로망처럼 간직하고 살아간다. 이를 부추기기라도 하듯 한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구호가 여행의 욕구를 자극하는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퇴직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일반적인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고 싶다” 또는 “세계 여행”이라고 주저 없이 답하곤 했다. 이는 지금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여행도 일단 많은 기초 지식과 상식, 에티켓 및 즐기는 방법 등에 대한 기초적 배경을 갖춰야 한다. 이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교육의 필요성을 부여한다.

 

이에 우리가 쉽게 접하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중에 부담 없이 보고, 즐기되 배움의 교육적 효과를 톡톡히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토요일 아침, 조용히 창문을 두드리는 햇살과 함께 익숙한 멘트가 흐른다. “낯선 길 위에 선 여행자, 그가 걷는 곳엔 언제나 이야기가 있다.” 바로 KBS의 장수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그렇게 우리 곁에 스며든다.

 

겉으로는 단순한 여행 다큐처럼 보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사이, 시청자의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공감과 이해의 감각을 길러주는 교육적 자산으로 기능해 왔다.

 

지구 반대편의 거리 풍경에서부터 그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역사까지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세상에 전달한다. 단순히 ‘어디가 멋지고 예쁜가’, ‘무엇을 먹을까’에 머무르지 않고,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걷는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 편에서는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전통 문화와 가족 중심의 가치관을 보여주고, 아이슬란드 편에서는 자연과의 공존을 삶의 원리로 삼는 사람들의 철학을 전한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여행 정보’ 전달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타문화의 이해와 세계시민 의식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는 마치 교과서 속 ‘다문화 사회의 이해’라는 단원을 생생한 다큐멘터리로 확장한 느낌이다.

 

안방에서 편안하게 세계를 누빌 수 있는 이 시간은 지구 곳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지구촌의 문화 및 역사 등을 알 수 있어 매우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초중고의 교육 현장으로 옮겨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교실 내에서의 ‘걸어서 세계 속으로’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사회 교사인 A는 이 프로그램을 수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주제로 한 수업에서, 그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 – 모로코 편’을 학생들과 함께 시청했다.

 

학생들은 그 안에서 현지인의 일상, 시장 풍경, 이슬람 문화 등을 관찰하고,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감상문을 작성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A 교사는 “학생들이 말로만 듣던 ‘문화 다양성’이나 ‘타문화 존중’을 실제 장면을 통해 경험하고 나면 이해의 깊이가 달라진다. 단순히 ‘외국 문화는 다르다’가 아니라, 차이의 이유와 가치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어 수업에서는 ‘관찰과 묘사’ 단원을 가르칠 때,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한 장면을 멈춰두고 화면을 설명하는 글쓰기 활동을 진행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쓰거나, 현지인의 관점으로 묘사하는 방식이다.

 

이는 감각적 표현 능력은 물론, 다양한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를 기르게 했다.

 

이렇듯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지상파라는 공공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는 ‘학습 격차 해소’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료 OTT 서비스나 해외 콘텐츠에 접근하기 어려운 전국 가정의 학생들도, 토요일 아침이면 TV 한 대로 세계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느리지만 깊은 교육’의 가능성


오늘날 교육은 속도와 효율, 데이터로 평가받는 시대이다. 그러나 진정한 교육은 때로 느린 호흡 속에서, 공감하고 사유하는 과정 속에서 싹이 튼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빠르게 소비되는 정보가 아닌, 천천히 걷고 바라보는 시선으로 삶을 이야기한다. 이것이야말로 요즘 진도 맞추느라 여유와 사유의 시간이 없는 우리 교육이 필요로 하는 잊지 말아야 할 본질이다.

 

가장 가치 있게 다가오는 것은 교과서 이론을 보완하듯 ‘디지털 원주민’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비연결의 미학, 깊이 있는 관찰의 가치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여행 브이로그’처럼 빠른 컷과 자막, 유머 코드에 의존하지 않고, 잔잔한 내레이션과 정적인 화면 구성으로 시청자의 몰입과 사색을 유도한다. 그렇기에 이 프로그램은 단지 ‘정보’를 주는 것을 넘어, 생각하는 법, 듣는 법, 기다리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교육은 어디에나 있다, 그것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우리는 교육을 학교나 교실에서의 활동으로만 제한하여 간주하기 쉽다. 그러나 교육은 그곳 안에만 있지 않다. 때로는 아침 햇살과 함께 켜진 TV 속에도, 조용히 세상을 걷는 영상 안에도, 타인을 바라보는 여행자의 시선 속에도 존재할 수 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배움은 책이 아닌, 사람과 풍경과 시간 속에 있다”고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쩌면, 더 많은 정답을 가르치고 빠르게 문제 풀이에 익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 첫걸음을, 주말에 가정에서 직접, 또는 학교에서 녹화 방송을 TV 리모컨 하나로 또래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다면 그보다 쉬운 ‘세계시민 교육’이 또 있을까?

 

영상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다소 따분한 교과서 글 속에서가 아니라 영상 속의 활기와 호기심의 분위기 속에서 분명한 시청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러한 교육 활동은 배움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연계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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