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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THE교육] AI 교육, ‘학습 성과’와 ‘메타인지’ 균형 잡기의 중요성

 

더에듀 | “AI가 알려준 답을 그대로 쓰지 말고, 왜 맞는지 자신의 말로 설명해 보세요.”

 

최근 한 중학교 수업에서 교사가 던진 질문이다. 많은 학생이 AI가 내놓은 결과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였지만, 그 과정을 설명하라는 수업 교사의 요청에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사례는 오늘의 교육이 직면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AI가 제공하는 학습 효율성과 학습자가 스스로 사고를 점검하는 메타인지 능력, 이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하지 못할 때 학습의 깊이는 확보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AI 교육에 있어 이 두 요소의 조화, ‘양자(兩者) 균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쪽은 AI가 만들어 주는 학습 속도와 편의성, 다른 한쪽은 인간이 직접 사고하고 검증하며 스스로 배우는 힘이다. 이 둘 중 하나만 강조할 때 학습은 흔들린다. 즉, AI만 믿으면 사고력은 약화하고, AI를 경계하며 배제하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놓치게 된다. 따라서 균형이 핵심이자 관건이다.

 

한 고등학생의 사례는 이 균형이 무너졌을 때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 그는 AI 기반 문제풀이 앱으로 하루 수십 문제를 빠르게 해결했다. 초반에는 성적이 급상승하며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난도가 조금만 높아지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서술형 답안은 논리적 구조가 부족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는 AI의 풀이 과정을 곱씹어 보지 않았고, 자기식으로 이해를 재구성하는 단계도 없었다. 결국 AI의 도움으로 지식은 쌓였지만 ‘확인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한 초등학교에서의 수업은 양자 균형이 구현된 장면이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AI 학습 일기’를 쓰게 한다. AI가 해 준 설명 중 어렵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적고, 다음 날 수업에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재구성하게 한다.

 

단순히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것이 아니라, ‘AI가 왜 이렇게 말했는지’, ‘나는 어떤 부분에서 막혔는지’, ‘다른 설명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질문할지’를 적는다. 교사는 “AI 사용 시간이 늘어났는데, 오히려 아이들의 사고 과정이 더 명료해졌다”고 말한다. 결국 AI는 충실한 도우미가 되었고, 메타인지는 강화되었다.

 

두 사례의 차이가 보여주는 결론은 명확하다. AI를 사용하는 목적이 ‘더 빨리’가 아니라 ‘더 깊이’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목적성을 중심에 둘 때, 우리는 AI 교육에서 필수적인 양자 균형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은 다음의 세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AI의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반드시 점검하는 절차를 학습 과정에 포함해야 한다. AI의 답이 틀릴 수도 있음을 경험할 때, 학생은 비로소 ‘생각하는 사용자’가 될 수 있다. 이 작은 검증 과정이 메타인지 훈련의 출발점이라 할 것이다.

 

둘째, 질문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삼아야 한다. AI는 질문을 세밀하게 조정할수록 높은 품질의 답을 제공한다. 질문 능력은 곧 사고 능력이며, 이는 AI와 협력하는 시대의 핵심 문해력이라 할 것이다.

 

셋째, AI의 즉각적 피드백을 사고 확장 도구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AI가 분석해 준 오답 패턴이나 개념 연결 구조를 활용하면, 교사는 학생에게 더 깊은 사고를 안내하는 ‘두 번째 계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AI 시대의 교육은 AI의 기능 자체가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인간의 태도에서 미래가 갈릴 것이다. 학습성과를 높이는 기술적 가능성과 자기 사고를 점검하는 메타인지적 성찰,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학생은 자신의 학습을 주도할 수 있다. 즉, 학습의 진정한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AI가 지식을 제공하고, 인간이 그것을 스스로의 언어로 다시 재구성하는 순간, 배움은 단순한 정보 소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성찰과 성장의 경험, 그리고 스스로 배우는 인간이 가진 ‘고유의 힘’이기 때문이다.

 

AI와 메타인지, 이 두 축의 균형 위에서 미래 교육의 길이 열릴 수 있기를 바라면 교육 관계자들의 치밀하고 합당한 지혜와 실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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