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2026년 3월,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체제가 전국의 학교에서 전면 시행된다. 학습 부진, 정서·심리 위기, 가정·경제적 어려움, 학교폭력, 다문화·장애 지원 등으로 분절되어 있던 학생 지원을 하나로 묶어 학생 개개인의 삶을 통합적으로 돌보는 교육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니라 공교육의 책무를 재정의하는 시도이며,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정책 시행을 불과 한 달도 안 남은 지금, 학교 현장은 기대보다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문제는 정책의 취지가 아니라 현실과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즉, 준비 부족과 교사의 과도한 업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첫 번째 반발: “결국 교사 업무 아닌가?”
가장 직접적인 반발은 교사들로부터 나온다.
학맞통은 ‘학교 전체의 협력 체계’를 강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담임교사에게 초기 발견·기록·연계 책임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학생의 정서 변화, 가정환경, 학습 부진을 조기에 파악하라는 요구는 결국 교사의 관찰과 보고에서 시작된다.
문제는 이미 교사들이 과중한 행정업무와 생활지도, 수업 준비로 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맞통이 또 하나의 공문 대응 사업으로 전락하면, 학생을 돕기보다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토로한다. 지원을 위한 기록이 늘어날수록 교사의 실제 교육 시간은 줄어드는 구조적 모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학생을 돕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학생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이 뻔하게 예측되기도 한다. 이를 두고 현장 교사는 물론 교원단체들의 극심한 저항은 예견된 수순처럼 다가왔다.
두 번째 반발: 전문성 없는 ‘통합’은 위험하다
또 다른 문제는 전문성의 한계아다.
학맞통은 학습, 심리, 복지, 의료, 법률 영역까지 아우르는 통합 지원을 표방하지만, 학교 내 인력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상당수 학교에는 전문 상담사나 사회복지사가 상주하지 않거나, 한 명의 전문 인력이 여러 학교를 순회하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나 관리자에게 복합 위기 학생의 판단과 조정 역할까지 맡기는 것은 전문성 결여로 인한 오판 위험을 키운다. 실제로 시범 운영 학교들은 “어디까지가 학습 문제이고, 어디부터가 정신건강 개입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현장 의견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결국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책임만 학교로 내려오는 구조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이유다.
세 번째 반발: 지역·학교 간 격차의 확대
학맞통은 지역 자원과의 연계를 핵심 축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는 곧 지역 인프라가 곧 교육의 질로 이어지는 구조를 의미한다.
대도시나 교육복지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은 다양한 기관과 연계가 가능하지만, 농산어촌이나 소규모 학교는 연결할 자원 자체가 부족하다. 이는 교육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으로 ‘혹을 때려다 오히려 혹을 붙이는 격’이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학맞통은 학생 간 격차를 줄이기보다, 학교·지역 간 격차를 오히려 확대할 위험을 안고 있다. 현장에서는 “연계하라지만, 연계할 곳이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이는 정책이 ‘균등한 출발선’을 전제하고 설계되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네 번째 반발: 개인정보와 책임의 문제
학맞통은 필연적으로 민감한 개인정보의 수집과 공유를 동반한다. 정서 상태, 가정환경, 의료·복지 정보까지 포함되는 데이터가 학교를 중심으로 관리될 때, 정보 보호와 책임 소재는 불명확해진다.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는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아직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일부 학교 관리자들은 “학생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는 정책에 대한 반대라기보다, 안전장치 없는 시행에 대한 경고에 가깝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재설계’다
학맞통은 분명 가야 할 길이다. 그 취지는 백번 옳다. 그러나 좋은 방향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금 현장의 반발은 정책 거부가 아니라, 실행 가능성에 대한 절박한 질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교사에게 전가되는 구조를 막기 위한 명확한 역할 분리와 행정 경감, 둘째, 학교 밖 전문 인력을 실질적으로 투입하는 국가 책임형 지원 체계, 셋째, 지역 격차를 고려한 차등 지원과 단계적 시행 전략이다.
이제 분명히 해야 한다. 학생을 중심에 둔 정책이라면, 그 정책을 실행하는 사람의 한계부터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준비되지 않은 통합은 돌봄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작년부터 의무 실행된 ‘고교학점제’와 하등의 차이가 없지 않은가? 분명 그 취지는 올바른 데 현장에서 극렬하게 반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숙의해야 할 것이다.
학맞통이 또 하나의 ‘하얀 코끼리’가 되지 않으려면 이름만 바뀐 학교 과제가 아니라 제대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학맞통 시행을 목전에 둔 지금, 그 성공 여부는 그대로 밀어붙이는 무대포와 배짱이 아니라, 다시금 정책 조정과 용기 있는 보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이에 교육부와 교육청은 하루라도 빠르게 인식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