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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교사 발언대] 학생부 기재, 흉기 난동을 막을 수 있을까?

더에듀 | 매년 새로운 교육정책이 제안되고 반영된다. 아이들을 위함이라는 명분이 붙지만 학교현장에 적합한 것인지에는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 특히 사회적 이슈에 따라 급조된 정책들은 도대체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게 만들기도 한다. 이에 <더에듀>는 ‘중등교사노동조합’ 조합원 교사들의 의견을 듣는 연재 ‘중등교사 발언대’를 통해, 현장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더에듀 | 학교 내 흉기 난동은 이미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의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교사가 학생이나 보호자로부터 입은 상해·폭행 피해는 공식 접수된 것만 518건에 달한다.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지난해 4월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특수교육대상학생이 훈육 중 교장 등 6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3명에게 중상을 입히고 스스로 생의 마감을 시도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충북교육청이 대응 훈련 영상을 배포하는 등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사한 사건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학교는 마땅히 안전해야 할 공간이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투영하는 ‘축소판’이기도 하다. 2023년 신림역·서현역 살인사건, 2024년 일본도 살인사건, 2025년 미아동 수퍼마켓 살인사건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살인 사건은 일상 속 어디에도 100% 안전지대는 없음을 보여준다.

 

법무부의 지난해 9월 보도자료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관련이 없고 범행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동기 범죄는 2023년 46건, 2024년 42건 등 매년 4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사들은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최근 교사에 대한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며 ‘교권 침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를 대안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흉기 난동을 저지르려는 이상 동기 학생이 학생부 기재가 두려워 범행을 주저할까? 학폭 기재 도입 10년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교육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법적 분쟁만 남았기 때문이다.

 


입시용 징계가 낳은 행정의 낭비와 사법의 과부하


학폭 기록은 상위권 입시 외에는 실질적 영향이 거의 없다. 통계적으로 입시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인원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선발형(국제 계열·자율형·특목고 등) 학교에 진학하는 2~3% 내외이다.

 

하지만 극소수 인원의 입시 때문에 학교는 매년 수만 건의 답변서를 쓰고 소송을 대비한다. 가해 측은 기록을 막기 위해 ‘가짜 반성’과 ‘소송 기술’을 총동원하고, 학교는 수사권도 없이 사실관계를 확정짓느라 행정력을 낭비한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에 비해 학생부 기재의 영향이 크지만, 모집 미달 대학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진학 계획이 없는 학생도 다수이기 때문에 생기부의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사적·공적 비용이 아이들의 교육적 변화가 아닌 소모적인 ‘기록 결정과 방어 전쟁’에 매몰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3월 ‘학교 폭력 사건 전담 재판부’를 2곳에서 4곳으로 증설할 만큼 사법부도 임계점에 도달했다.

 

학폭 심의 결과 15% 내외는 ‘학폭 아님’이며, 60% 내외가 기재 유보 처리되는 교내봉사 이하로 처리된다. (강제)전학 조치는 3% 내외이다. 97%의 조치는 학폭위 도입 이전 생활교육위원회에서도 가능한 조치들이었다. 과거에는 징계를 받아들이고 반성할 일이 이제는 생기부 기재를 막기 위한 총력전으로 바뀐 것이다.

 


제언: 교육과 사법의 분리, 그리고 기록의 정상화


현장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도적 결단이 필요하다.

 

첫 번째, 현행 사법 체계 활용이다.​ ​​

 

​​​​중대 비행은 입시용 학생부 기재가 아닌, 수사기관과 법원의 수사 재판 기록 및 소년 형사재판 전과 기록으로 엄격히 관리할 수 있다. 피해자의 고소 또는 교육청의 고발이 필요할 뿐이다. 수사와 재판 기록은 최소 5년 이상 관리되어 재범 시 수사 및 재판에 활용된다.

 

학교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중대 사건의 수사와 처벌은 경찰과 법원이, 경미한 사안의 예방과 교육적 회복은 학교가 담당하는 관리의 분리가 필요하다.

 

두 번째, 실질적 분리와 치료 인프라 확충이다.

 

현재는 형식적인 단기 징계 조치 및 기록으로 일단락되고 있으나, 근본적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학교 안팎에서 연계해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며 가해 학생을 지속 관리해야 한다. 정도가 심하면 특별교육기관이나 의료 또는 교정 시설에 준강제 입소시키는 확실한 분리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상담사, 사회복지사, 보호관찰관, 특별교육기관 및 소년법 6호 감호시설, 7호 의료보호소년원, 8~10호 소년원 인력 및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청은 특별교육 5일 징계조차 감당하지 못해 이를 학교에서 실시하도록 미루고 있다. 시설 부족으로 인해 가해 학생이 학교에 방치되며, 이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세 번째, 교사의 전문적 권한 회복이다.

 

입시용 징계 호수 결정에 목맬 것이 아니라, 교사가 평소 관찰한 내용을 민원 부담 없이 기록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보장되어야 한다. 학생부가 학생에 대한 전문적 진단서이자 추천서로서 제 기능을 다할 때 교권도 회복될 수 있다.


결론: 학교는 법정이 아닌 교실이다


학생부 기재는 만능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적 훈육의 기회를 소송으로 변질시킨 원인이다.

 

학교는 법정이 아닌 교실이어야 하고, 교사는 행정가가 아닌 교육자여야 한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학교에만 떠넘기지 말고, 의료·경찰·법원이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

 

교사가 안전하게 가르칠 권리가 보장될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의 배울 권리도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

 

▣ 참고: 흉기 위협 시 대응 핵심 원칙

 

- 자극 금지: 무술 전문가도 흉기 든 상대를 안전하게 제압하기 어렵다. 최우선은 대피와 조력 요청(가까운 교무실, 112, 관리자)이다.
- 장애물 확보: 대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책상, 교탁, 의자 등의 장애물로 가해자의 이동을 차단하거나 안전 거리를 확보하라.
- 사물 방패 활용: 가방, 두꺼운 책, 의자 다리 등을 방패 삼아 급소(안면, 목, 가슴)를 중심으로 신체 손상을 최소화하라.
- 전략적 대화: 고압적 태도 대신 "선생님이 도와줄게, 말로 해보자"며 진정을 유도하고 시간을 지연시켜 경찰 도착을 기다려라.
- 증거 채집: 안전한 거리에서 촬영/녹음(요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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