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포기하지 말고, 하나씩 바꿔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서로 어려움을 나누면서 함께 바꿔나가면 좋겠다.”
초등교사 국내 최대 커뮤니티인 인디스쿨,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에서 7명의 초등교사가 더 나은 공교육 환경을 위해 7개월간 시행한 ‘교육현장연구 생태계 활성화 사업, 인디스콜라’ 연구보고서가 공개됐다.
개인의 작은 고민에서 출발한 이 연구에는 총 2196명의 설문과 11명의 인터뷰 내용을 실으며 현장중심이라는 의미를 어디까지 구현했을지 관심이 쏠린다.
<더에듀>는 인디스콜라가 공유한 7개의 연구를 각각 정리함으로써, 현장 교사들의 고민과 대한민국 교육의 과제를 살피며 현장중심 정책 대안을 살피고자 한다. |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입직 10~20년 사이의 중간경력 교사들은 완전무결한 전문가와 능동적 봉사자를 꿈꾸지만 자신을 결함투성이 비전문가와 수동적 순응자 등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특히 학교를 ‘성장할 게 더 이상 없는 곳’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적절한 책임 부여와 업무 경감, 경제적 대우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지원 대구 동도초 교사는 2024 인디스콜라 연구를 통해 중간경력 초등교사의 정체성 고민에 대한 질적 연구를 진행했다. 중간경력 교사란 10~20년 사이 경력을 가진 교사로 일반적으로 자신의 경력에 자신감과 안정감을 느끼며 저경력 교사의 멘토로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 교사가 인터뷰한 6명의 교사들은 자신들의 현실 모습을 ▲결함투성이 비전문가 ▲수동적 순응자 ▲어정쩡하게 끼인 샌드위치였다.
비록 1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지만, 맡게 되는 학년이나 업무 등은 매년 다시 쌓아 올려야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새롭게 생겨나는 업무들은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능숙하게 다룰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서, 교실환경, 제한된 시공간, 민원 등 교육활동 외적인 요소도 교사들을 소극적으로 만든다고 답했으며, 신규교사들과의 교직 문화 차이 때문에 함께 일하기 쉽지 않다고도 밝혔다.
반면, 이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모습은 ▲완전무결한 전문가 ▲능동적 봉사자 ▲전지적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완전무결한 전문가로서의 요구는 많아지는 반면, 자신의 통제 범위 바깥의 일이 너무 많아지고 있어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자신의 노하우를 동료와 나누고 인정받을 때 가장 뿌듯해했다. 다만, 다면평가에 이러한 노력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중간경력 교사들의 비교점 중 하나는 다른 직종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직종은 경력이 쌓이면 일은 줄어들고 책임이 올라가는 구조인 데 반해 교사들은 변함없이 끝까지 갈아 넣어야 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특히 교직을 ‘성장할 만한 다른 게 더 이상 없는 곳’이라는 표현도 나왔으며 학교는 폐쇄적이며 답답한 곳으로 인식했다. 겸직이 아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모습 역시 시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원 교사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며, 적극적인 교육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봤다. 더 나아가 교사 일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면담자들은 교사의 기본적인 행위에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해석하며, 학생 지도에 힘을 기울일 수 있도록 업무 경감과 적절한 경제적 대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간경력 교사의 사기 진작을 위한 고민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고 설명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