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어떻게 사랑이 변할 수 있니?” 2001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널리 회자된 대사로, 단순한 이별의 탄식에 그치지 않는다.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가치의 균열을 직시하게 되는 순간의 절규이다. ‘사랑’이라는 숭고한 감정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우리가 믿어왔던 모든 가치가 무너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이 질문을 거듭 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고 있다. 예전만큼 가족을 믿지 않고, 친구를 신뢰하지 않으며, 공동체보다 개인을 앞세운다. 정직함은 순진함으로, 배려는 손해 보는 일로 치부된다. ‘사랑이 변할 수 있니?’라는 질문은 이제 ‘정의는 여전히 유효한가?’, ‘책임감은 왜 사라졌는가?’, ‘우리는 무엇을 믿고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잃어버린 가치의 후유증 3년마다 OECD가 발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시민 의식과 공동체 의식 점수는 평균 이하 내지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특히 ‘타인을 도울 때 행복을 느낀다’는 문항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학생 비율은 2019년 OECD 평균 수준 7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김세희 충남과학고등학교 학생이 2025 대한민국 인재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교육부장관상에는 김태훈 인프메딕스주식회사 소장, 김하진 국립전통예술고 학생, 선종엽 포항공대 학생, 이혁준 서울과학고 학생에게 돌아갔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24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5 대한민국 인재상 시상식을 열고 이 같이 시상했다. 국무총리상은 ‘지식을 만들고 나누는 생명공학자’를 꿈꾸는 김세희 충남과학고 학생이 받았다. 김세희 학생은 조류 충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외선을 활용해 조류 인식률을 높이는 방안을 규명하거나, 여드름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소재를 탐구하는 등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역량을 기르고 있다. 특히 초·중학생들도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자신이 가진 지식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모습을 보인 것에 큰 점수를 받았다. 교육부 장관상은 김태훈 인프메딕스주식회사 소장이 수상했다. 그는 AI 기반 의료 및 헬스케어 기술을 연구·사업화하고,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대중 강연과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또 다른 수상자인
더에듀 | ▲정책기획관 김홍순 ▲디지털교육기획관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 송근현 ▲지역인재정책관 이주희 ▲평생직업교육정책관 예혜란 ▲의대교육지원관 장미란 ▲책임교육정책관 김영진 ▲교육자치안전정책관 이강복 ▲교원학부모지원관 유지완▲교육복지늘봄지원국장 노진영 ▲교육부 권성연 ▲대전교육청 부교육감 전진석 ▲경북교육청 부교육감 배동인 ▲경남교육청 부교육감 박주용 ▲ 경기교육청 기획조정실장 윤소영
더에듀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고교학점제 역시 제도의 취지보다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그러나 현재의 고교학점제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현장은 이미 고교학점제 붕괴를 우려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 교원3단체(교총, 교사노조, 전교조)가 고등학교 1학년 교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해 90% 이상이 ‘효과가 없거나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올 5월 진행된 학생과 학부모 설문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70%를 넘었다. 이는 일부 교사의 불만이 아니라, 고교학점제 운영 전반에 대한 교육현장의 분명한 경고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시·도교육청 의견에서도 확인된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0곳 이상이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해 유예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현장의 요구와 달리, 공통과목에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함께 적용하는 이른바 ‘교육부 1안’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더 큰 문제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이다. 국교위는 국교위원 내부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 과정 없이, 이미 마련된 교육부 1안을 담은 행정예고안을 사실
더에듀 | 학생맞춤형통합(학맞통) 지원사업 선도학교 사례 발표 이후 교사노조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다. 전교조와 교사노조에서는 경쟁적으로 반대 성명을 내놓았다. 언론에서는 교사가 가계 대출을 알려줘야 하고, 변기를 뚫어줘야 하고, 학생 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우수사례로 발표된 법안이라고 희화화하고 있다. 이런 일이 교사가 할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학맞통법은 거부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가 학교 교사들 여론 다수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흐름에 대해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첫째, 여론은 이러한 몇몇 학교의 활동이 학맞통법의 전부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 법안에 학생 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주라는 내용은 없다. 이러한 사례들이 교사가 할 일은 아니다. 이는 교육부 담당자가 선도학교의 의욕 넘치는 사례를 일반화와는 다른 것으로 걸러내지 못한 실수임이 명백하다.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돌출된 현상이 학맞통 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둘째, 학맞통 사업이 나오게 된 근본적인 배경에 대한 교육계의 성찰이 너무나 부족하다. 한국의 교육격차는 복지국가가 심화하면서 점차 커지고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 코로나 시기 팬데믹 상황에서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김희정 경기 정현고 국어교사(전 경기교사노조 대변인)가 중등교사노조 제7대 위원장에 당선됐다. 투표율 55.12%에 득표율 52.36%로 끝까지 가슴 졸이는 대결이었다. 김 당선인은 ▲교사 안전·교권 강화 ▲교사 근무환경 혁신 ▲교육과정·대입 제도 개선 ▲조합원 소통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에듀>는 그의 공약 등을 세부적으로 살피는 인터뷰를 통해 김 당선인 체제의 중등교사노조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독자들에게 상세히 보여주고자 한다. 아래는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제7대 위원장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중등교사노조 위원장 선출을 축하한다. ‘당선’이 아니라 ‘책임의 시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교사 개인의 헌신에 기대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교육도 교사도 함께 소진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등교사노조가 이제 그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노조가 현장의 움직임을 가장 앞에서 받쳐 주는 조직이 되도록, 그 한 표 한 표의 무게를 잊지 않고 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투표율 55.12%에 득표율 52.36%라는 팽팽한 승부였다.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중등교사들의 고민과
더에듀 | 대한민국에서 ‘입시’는 단순한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측정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국가의 기틀을 지탱하는 정의의 척도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 현장을 보라. 영재교육은 기득권의 신분 세습 통로로 변질됐고, 농어촌 특례는 도시 사람들의 ‘꼼수 전입’ 무대로 전락했다. 부모의 정보력과 재력이 아이의 실력으로 둔갑하는 이 기막힌 현실 앞에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정의는 죽었는가”라는 냉소적인 탄식이 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이공계 인재 양성의 요람이어야 할 영재학교의 타락이다. 국가가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천재들을 키우는 이유는 단 하나,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 기술을 선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수재들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영재학교는 고수익이 보장되는 병원의 ‘흰 가운’을 입기 위해 의대 진학의 징검다리로 전락했다. 영재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공분은 극에 달해 있다. 영재학교 학생이 의대로 눈을 돌리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영재가 아니라 국가 자원을 좀먹는 ‘특권층의 탐욕’일 뿐이다. 이것은 명백한 국가적 인재 배분 시스템의 대실패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더에듀 | “헌법은 살아있는 약속이다.” 최근 계엄에 대한 역사적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후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이미선 대법관이 한 말이다. 이미선 대법관은 이 말을 통해 헌법은 단지 책 속의 문장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현재 삶과 선택을 지탱하는 기준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렇기에 헌법교육은 성인이 된 후에야 비로소 접하는 어려운 법 지식이 아니라, 배움의 길에 있는 어린 세대들에게 가능한 빨리,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할 약속의 언어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민주국가의 헌법은 최고 규범이자 민주주의의 설계도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각 교실의 헌법교육은 종종 시험 범위의 일부, 혹은 암기해야 할 조항으로만 다뤄지고 있다. 그 결과 많은 학생은 자신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헌법의 주체라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한 채 학교를 졸업한다. 헌법교육이 초·중·고 교육 현장에 뿌리내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2021년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계획’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학생자치, 토론 수업, 학교 규칙 만들기를 헌법 가치와 연결하는
더에듀 |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하 학맞통). 2025년 1월 21일에 제정되고, 2026년 3월 1일에 시행되는 이 법은 학교 현장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는 연계만 주로 하면 되니 걱정하지 말라더니, 교사가 연계를 거부하고 학교의 장에게 업무를 떠넘기면 되는 문제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주장한다. 어떤 쪽에서는 업무가 늘어난다는 것은 오류의 인식일 뿐이니 교사로서 마땅히 이 업무를 처리하라고 말한다. 그들 모두는 이 법률안은 참 좋은 법률안이라고 말하며 설명한다. 같은 결론에 다다르기 위해 이렇게나 다양한 주장이 엇갈려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진실은 무엇일까. 우선 확실히 밝혀야 할 지점이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교원의 역할이다. 이와 관련해 초·중등교육법에서는 교직원의 임무를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제20조(교직원의 임무) ① 교장은 교무를 총괄하고, 민원처리를 책임지며, 소속 교직원을 지도ㆍ감독하고, 학생을 교육한다. ②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다만, 교감이 없는 학교에서는 교장이 미리 지명한 교
더에듀 | 현직을 떠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필자는 더 이상 교장실에 앉아 있지 않다. 몇 해 전과 같이 매일 아침 교문 앞에서 아이들의 얼굴을 확인하지도 않고, 생활기록부와 회의 자료에 둘러싸여 하루를 시작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교육계를 떠났다고 해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걱정까지 내려놓을 수는 없다. 오히려 학교를 떠난 지금, 우리 교육의 현실이 더 또렷이 보인다. 아이들은 여전히 바쁘고, 여전히 외롭다. 성취를 요구받기만 하지 실패할 권리는 허락되지 않고, 연결되어 있지만 깊이 고립되어 있다. 수십 년간 학교에서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과 고통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오늘의 교육이 너무 오래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만을 가르쳐 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돌이켜보면, 정작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늦었지만 이제는 꼭 말하고 싶다. 청소년에게 삶(well-being)을 가르치려면, 죽음(well-dying)에 대해서도 함께 말해야 한다고 말이다. 죽음을 교육의 영역으로 들여오는 일은 여전히 불편하게 여겨진다. 아직 어리다고 아이들을 평가절하하기 전에, 아이들은 이미 죽음을 알고 있다. 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