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금)

  • 흐림강릉 25.6℃
  • 흐림서울 30.1℃
  • 흐림울릉도 27.0℃
  • 흐림수원 28.7℃
  • 흐림청주 ℃
  • 흐림대전 29.3℃
  • 구름많음안동 26.7℃
  • 구름많음포항 28.9℃
  • 구름많음군산 30.4℃
  • 흐림대구 30.5℃
  • 구름많음전주 30.4℃
  • 구름많음울산 27.2℃
  • 맑음창원 28.4℃
  • 구름많음광주 30.9℃
  • 구름조금부산 28.9℃
  • 목포 28.0℃
  • 구름조금고창 30.2℃
  • 제주 26.8℃
  • 구름많음강화 25.6℃
  • 구름많음보은 26.7℃
  • 흐림천안 27.4℃
  • 구름많음금산 25.5℃
  • 맑음김해시 29.0℃
  • 흐림강진군 25.0℃
  • 흐림해남 25.0℃
  • 구름조금광양시 30.0℃
  • 구름많음경주시 27.9℃
  • 구름조금거제 28.2℃
기상청 제공
배너

[생각 더하기-이승도] 평생학습 디자인이 필요한 시기


과장까지 배웠던 것을 평생 써 먹던 세대


내가 막 대리로 진급했을 때 선임이었던 K 과장이 이런 말을 했었다.

 

“과장까지 근무하면서 배우고 익힌 것을 가지고 퇴직까지 써 먹을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다소 과장된 말이지만 K과장 이전의 세대들은 그렇데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사회가 단순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K과장의 말의 신빙성이 점점 떨어졌다. 선배들이 변화하는 기술과 사회환경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나는 종종 느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10여개 부서에서 다양한 사업을 수행했다. 그만큼 경험도 풍부해서 부서 간의 갈등이 생길 경우 상대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었다. 새로운 방식과 기술에 대해서 여유 있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속도도 빨랐다. 폭넓은 경험과 다양한 지식은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역량이었다. 기술의 습득과 적응력은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중요한 요소였다.

 

대학에서 배운 것을 가지고 사회에서 20~30년간 직장생활에서 써먹었던 것이 이전 세대에 가능했을지 몰라도 생성형 AI가 등장해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이 시점에 과연 과거처럼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AI시대에 더욱 중요한 것은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이다. 나아가 소통과 협력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한다면 변화의 속도에 적응해 가는 학습능력이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한다면 인간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지금까지는 노동을 통해 존재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느꼈는데 노동이 줄어든다면 무엇으로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할까.

 

미래 학자들은 미래의 학습은 실용적 효과를 고려하는 학습보다 학습 그 자체를 목적으로하는 인문학 중심의 교양 교육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의 내용을 참고하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가장 급속한 변화가 필요한 분야 중 하나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의 요소를 크게 기본 지식, 역량, 인성 세 가지로 나누고 그 아래 16가지 능력을 제시했다.

 

기본 지식은 읽고 쓰는 문해력, 수리 능력, 과학지식, 컴퓨터/정보처리 능력, 재정 지식, 인문 문화 지식의 6가지로 구성되며, 역량은 비판적 사고와 복잡한 문제 해결, 창의력, 의사소통, 협업 능력으로 총 4가지로 구성된다. 인성은 호기심, 주도성, 일관성, 적응력, 리더십, 사회ㆍ문화적 감수성으로 구성된다.

 

기본적인 지식은 전통적으로 가르쳐 왔던 학습 주제들로, 다음 단계의 능력을 키우는 출발점이다. 역량은 복잡한 도전을 해결하는 능력이며 인성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과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다.


평생교육을 위한 교육시스템


교육 시스템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기술, 경제, 사회적 동향에 맞추어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자를 준비시켜야 한다. 평생교육을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나는 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전공과목을 공부하면서 이 과목이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없어서 흥미를 갖지 못했다. 오로지 학점을 이수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공부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모교에서 겸임교수를 할 때 학부시절 배운 것과 반대로 시도해 보았다.

 

회로이론, 전자기학, 전파공학 등과 같이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 이론 공부를 이론으로만 접근하지 않았다. 전자제품을 해체해서 분류하면서 이론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알아보았다.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면 이론에 대한 이해도 쉽고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정보통신제품에 대해 공부하고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초기에 교육 받은 전자과 후배들은 의학박사, 법학박사, 유학을 다녀와 모교의 교수 그리고 누구나 가고 싶은 기업에 취업하였다. 좀 더 폭넓은 시야를 갖고 공부를 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나의 예를 들었지만 교육전문가들은 미래의 교육은 아래와 같이 변화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첫째, 기술혁신을 통한 교육 방법의 변화이다.

 

디지털 기술의 통합은 전통적인 교육 방식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은 학습자의 성능과 선호도를 분석하여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하게 되며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 기술은 학습자들에게 실제와 유사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원격 교육 기술은 지리적 제약 없이 고품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며 온라인 강의, 유투브 모바일 학습 앱 등은 전 세계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맞춤형 학습이 보편화될 것이다.

 

맞춤형 학습은 학습자의 능력, 관심사, 학습 스타일을 고려하여 각 개인에 맞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이전의 모두에게 맞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각 학습자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학습의 동기를 높이고, 학습자의 참여와 만족도를 증진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 머신 러닝, 데이터 분석 기술은 학습자의 행동과 성취도를 분석하여 개인에 맞는 학습 자료와 활동을 추천할 수 있다.

 

셋째, 미래의 교육 환경은 시공간의 유연성, 창의성과 협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원격 교육, 온라인 학습 플랫폼, 모바일 학습 앱 등은 학습자가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전통적인 교실 환경도 학습자의 창의성과 협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 협업적 학습, 팀 기반 학습 등은 학습자들이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협력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끊임 없는 학습과 적응이 필요한 시대


나는 학교 다닐 때 전공 공부에 흥미가 없었다. 적당히 공부하고 취업했는데 맡은 업무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공부를 더 하게 되었다. 대학원도 두 군데 졸업하고 필요할 때마다 책으로 유튜브로 세미나에 참석하여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했었다.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공부하게 되니 좀 더 적극적으로 공부하게 되었다.

 

회사를 퇴직하고 나서는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취미와 관련되는 분야도 끝임 없이 공부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끝임 없이 학습하며 적응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장수 시대와 저출산 시대로 인해 삶의 과정 속에서 일을 하는 기간이 10년 이상 늘어나고, 은퇴 후 수십년의 여유시간, 기술과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학습의 욕구가 다양하게 분출되고 있다. 더 이상 학교와 대학에서 이러한 욕구를 충족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기술의 발전과 사회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이미 평생 교육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생애주기나 삶의 패턴 변화에 맞춰서 하고 싶은 일이 달라지고 해야 할 일이 달라질 수 있다. 기본적 지식 위에 그때그때 필요한 역량들을 학습하며 변화하는 생애주기에 적응할 수 있는 평생 교육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이승도 대표 = 헤드헌터 회사인 휴먼포커스 대표로 미얀마 장학협회 부회장, 디지털책글쓰기코칭협회 사무총장,  CIO클럽 회장, 서강MBA총동문회 명예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에릭슨LG 국내사업총괄 상무, 경북대 총동문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 이승도의 좌충우돌 여행기, 캠핑카로 국내여행, 크루즈로 세계여행 등이 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