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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김기연] 파리올림픽 동메달 '임애지와 방철미'의 상반된 반응

 

더에듀 | 분당 서울대 병원 박문석 교수에 따르면, 평발 또는 편평족이란 발바닥의 안쪽, 발뒤꿈치 앞쪽의 아치가 소실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이 아치가 서 있을 때만 소실되고 발뒤꿈치를 들고 서는 경우 다시 생긴다면 이는 유연성 평발(편평족)이다. 반면, 두 자세에서 모두 아치가 소실되는 경우는 강직성 평발(편평족)이라고 한다.

 

박지성, 이봉주, 칼루이스 세 선수 발의 공통점은 평발이다. 여기서 평발의 의학적 정의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평발이 보통 사람보다 장시간 달리기를 요하는 운동선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러한 핸디캡을 딛고 세계적인 선수가 된 배경에는 피나는 노력과 인내가 숨겨져 있다.

 

축구 영웅 마라도나는 가슴 트래핑 연습을 하루에 5천 번씩 했다고 한다. 골프의 최경주 선수는 매년 3만 명이 도전해 35명만 통과하는 PGA(미국 남자 프로 골프 협회) 입문 테스트에 두 번 도전 끝에 성공하였다. 그 당시 그는 3만 번의 스윙 연습으로 드라이버 헤드가 깨질 정도였다.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제33회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린 가운데 대한민국이 선전하면서 8위의 호실적을 거뒀다.

 

복싱 선수인 남한의 임애지와 북한의 방철미는 각각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두 선수의 반응은 극명하게 달랐다.

 

임애지는 “파리 올림픽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행복했다”고 한 반면, 방철미는 “1등을 하자고 생각하고 왔지만 3등밖에 쟁취하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집에 메달을 가져가면 누구에게 가장 먼저 걸어주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임애지는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도움받은 사람이 너무 많다. 만나는 사람 다 한 번씩 걸어줄 것 같다”고 한 반면, 방철미는 “동메달이 내가 바라던 그런 것이 아니니까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방철미 선수의 발언은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국가주의적 태도를 반영한다.

 

이러한 가치관의 이질성은 한민족이 직면한 비극적인 현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이념의 벽을 넘어 자유와 개인주의의 시대를 지향해야 한다. 개인의 성취와 행복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변화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둔 올림픽 선수단의 주축은 Z세대이다. 이들은 선진국에서 태어나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전쟁 세대, 산업화 세대, 민주화 세대, X세대와 달리 Z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이전 세대에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배드민턴 선수 안세영의 도발적인 문제 제기는 Z세대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후진국에서 태어난 세대는 국가, 회사, 가족 같은 집단을 우선시하지만, MZ세대는 개인을 우선시한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다. 집단주의는 투혼은 있을지 몰라도 즐기지는 못한다. 이렇다 보니 승자에 대한 존중과 패자에 대한 배려를 할 여유가 없다.

 

Z세대는 집단의 압박에서 벗어나 승자를 인정하고 패자에 대한 안타까움도 느낀다. 동메달을 따도 금메달처럼 기뻐하며, 메달을 따지 못해도 최선을 다한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스포츠 정신은 공정한 규칙을 준수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는 승복의 태도를 말한다.

 

그래서 경기 후에는 승자와 패자가 서로의 유니폼을 교환하며 존중을 표하는 것이다. 그런데 스포츠의 원종장이라 할 수 있는 현재 학교 체육의 현실은 많은 제약과 한계에 직면해 있다.

 

평준화 정책이 일세를 풍미하던 시기, 학생들의 끈기와 집념은 이미 많이 약화되었다. 등하교 시 걷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기초 체력이 부족해졌다. 각 학교에서는 등교 순간부터 아침 활동이라는 명목하에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정규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활동이나 학원 수강으로 학생들의 오후 시간을 가득 채운다. 그 후 집에 도착하면 학생들은 인터넷과 텔레비전에 몰두하게 된다. 스포츠를 즐길 시간이 없다.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우, 학교 운동부에는 기능이 뛰어난 학생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다. 또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운동을 희망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의견을 모아 학교 체육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스포츠의 발전과 변화를 도모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즐겁게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신체는 개인의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연관되며, 이는 대학 입시와 같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와도 맞물려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엘리트 체육에서 1등만을 강조하다 보면, 학생들은 스포츠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자장면이 맛없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달이 늦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국민의 조급한 정서를 반영한 해학이다.

 

하지만,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체육 활동과 엘리트 스포츠가 조화를 이루어, 더 많은 사람이 스포츠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스포츠가 생활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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