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정지혜 기자 | 국립대병원이 의료대란으로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상반기 적자 폭이 4000억원이 넘는 등 자본잠식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경영 위기에 이어 전공의들이 청구한 사직서 지연 처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으로 행·재정적 부담까지 악재가 겹친 것으로 나타났다 .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 ‘2023~2024년 상반기 국립대병원 손실액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올해 상반기 손실액은 412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손실액 1612억원 보다 2515억원(155%) 증가했다 .
올해 손실액이 가장 큰 국립대병원은 서울대병원 1627억원이었으며, 경북대병원 612억원, 전남대병원 359억원, 부산대병원 330억원, 충북대병원 263억원, 경상대병원 210억원 순으로 적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손익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3128%의 손익 감소율을 기록한 전남대병원이었다.
전북대병원은 2275% 손익 감소율(195억원 적자), 충북대병원은 1961% 손익 감소율 (263억원 적자)을 기록했다 .
서울대병원은 “진료 공백에 따른 의료수익 감소로 병원 재정상황이 악화돼 정상적인 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밝혔다.
비상경영 체제 추진 등 예산 감축을 위한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마이너스 자금 운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강원대병원은 “전공의 이탈로 자본잠식 상태로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이며, 현 위기가 계속될 경우 국립대병원 본연의 역할을 수행 불가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은 “현재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교대시간을 연장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지원자 공고에 지원자가 없는 상태”이며, 전남대병원은 “의료진의 번아웃이 우려돼 의사 인력 지원과 상급종합병원 수가에 준하는 다양한 수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대병원도 “지역 특수성 때문에 의사 채용에도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대를 비롯한 10개 국립대병원 ‘전공의 사직 처리 지연 관련 소송 현황’에 따르면, 57명의 전공의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인당 청구 금액은 1500만원으로 전체 청구 금액을 합치면 8억 5500만원이다.
소송을 제기한 전공의는 전남대병원이 16명(2억 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대병원 11명(1억 6500만원), 강원대·충남대병원이 각 8명(1억 2000만원), 부산대병원 6명(9000만원), 충북대병원 3명(4500만원), 제주대·경상대병원이 각 2명(3000만원), 전북대병원 1명(1500만원)순이다.
병원이 부담하는 소송비는 강원대 5800만원, 서울대 2530만원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병원은 소송 대응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아 소송비용 산정이 어려워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체 전공의 1만 3531명 가운데 사직자는 1만 1732명(86.7%)으로 소송 결과에 따라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백승아 의원은 “병원이 소송에서 패소할 시 집단소송으로 이어져 병원 경영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병원은 정부 명령을 이행했을 뿐인데 정부는 뒷짐만 지고 지원은 일절 없다”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병원의 법적 분쟁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