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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지성배 기자 | 249명의 교원이 사교육업체에 문항을 제작·판매해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교육부에 비위 정도가 중한 29명의 교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과정에서 사설모의고사와 중복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의신청을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의 엄중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실태 점검’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2023년 9~12월 서울·경기 및 부산 등 6개 광역시 고교교원 중 5000만원 이상 수취한 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만 5000만원 미만 수취자도 조직적 문항거래, 수능 출제업무 방해 등 중대 비위 관련자로 의심될 경우 포함됐다.
교육부는 지난 2016년 6월 교원의 수능 모의평가 문항 학원 유출 사건 이후 국가공무원 등을 근거로 교원과 학원 강사의 문항 매매행위를 금지했다.
총 249명 적발...총액 212억 9000만원, 1인당 평균 8500만원
75.4%는 서울...과학과 수학이 제일 많아
지난 2018~2023년 6월까지 총 249명의 교원이 문항거래로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총액은 212억 9000만원이었으며, 이는 교원 1인당 평균 8500만원 수준이다.
서울경기 지역이 198억 80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특히 75.4%를 점유한 서울의 경우 대치동과 목동 등 대형 사교육업체 집중 지역 소재 학교 교원들의 문항거래가 다수였다.
과목별로는 과학(66억 2000만원/31.1%)과 수학(57억 1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통로는 전국연합학력평가...소개에 소개 거듭해 확대
일부는 직접 조직 구성해 운영...판매 문항 학교시험에 출제하기도
사교육업체는 EBS 교재 집필진 명단과 인맥·학연 등을 통해 출제능력이 있는 교원을 접촉한 후 문항 유형과 단가 등을 정해 주로 구두 계약을 체결했다. 대부분 교원과 업체 1대 1 방식이었으며, 서로가 업체와 지인 교원을 소개하며 문항 거래를 확산시켰다.
특히 일부 교원은 팀장 역할을 수행하거나 교원을 섭외해 팀을 직접 구성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 시 알게 된 교원들이 동원됐다.
교원이 직접 문항공급조직을 구성해 운영했으며, 알선비 등을 받기도 했다. 또 배우자의 문항공급업체를 통해 문항을 판매하기도 했다.
문항거래 과정에서 출간 전인 EBS 교재 파일을 유출하거나 판매 문항을 학교시험을 출제하는 행위도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수능 출제위원이 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들이 국가공무원법과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이에 교육부에 비위 정도가 크다고 판단되는 29명의 교원 중 8명의 징계를 요구하고 21명은 비위를 통보했다. 나머지 220명은 적정한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