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故하늘이 사건으로 학교 내 CCTV 설치 우선 확대가 추진되는 가운데, 국회에서 벌써 다섯 건의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법적 의무화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서지영·김민전·조정훈·김용태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은 2일 국회에서 ‘학교 CCTV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서지영 의원은 “교내 CCTV를 둘러싸고 교육 주체 간 이견도 있고 학생과 교사의 인권, CCTV 운영 및 관리 등 여러 측면과 다양한 시각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학교 CCTV, 어떻게 설치되고 있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 등은 CCTV를 설치함에 있어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을 ‘적법’하고 ‘정당’하게 수집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동복지법과 영유아보육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등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도록 열어 뒀다. 그러나 이때에도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의 내부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는 학교 화장실 등은 CCTV 설치 불가 지역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이미 교육부의 가이드라인 수준의 지침을 바탕으로 CCTV를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의 발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기준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에는 36만 6000대의 CCTV가 설치돼 있으며, 실내 설치 건수는 절반 수준인 18만 5000대이다. 이중 복도 및 계단은 11만 9000대, 현관 등 로비는 2만 1000대, 돌봄교실 주변은 1967대, 교실은 916대, 시청각실은 688대이다.
이 팀장은 “학교 내 CCTV 설치 위한 별도의 법률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학교안전법과 초중등교육법에 담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교내 설치, 크게 반대한 교원들...왜?
문제는 교실 등 학교 내 설치에 교원들이 크게 반발한다는 점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지난 1일 발표한 학교 CCTV 의무화 관련 법안에 대해 교사 36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실 설치에 92.0%가 반대했다.
학교 출입문과 복도, 계산 등에 설치하는 것에도 70.8%가 반대했으며, 교실을 제외한 전 시설에 설치에 보호자 3분의 2이상 동의를 요구하는 것에는 84.9%가 반대했다.
이들은 당시 “인권침해 및 학교 구성원 간 갈등 심화 우려가 크고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학교 자치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무분별한 CCTV 설치 의무화 법안들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토론으로 참석한 송미나 한국교육정책연구소장(광주 하남중앙초 수석교사) 역시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은 본질적인 해법이 아님을 주장했다.
송 소장은 학교의 교실과 복도, 계단은 공개된 장소가 아님을 분명히 하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지침에 따르면 교실 등은 비공개된 장소이지만,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이 공간을 공개된 장소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 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교육을 받을 권리와 교원의 자율성 등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2년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실 내 CCTV 설치가 학생과 교사의 초상권, 사생활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CCTV 설치 불가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단일 사건을 빌미로 전국 모든 교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은 목적과 수단 사이의 합리성을 상실한 전형적인 과잉입법이며 위헌 소지가 매우 크다”며 “교육 문제는 감시 장비가 아닌 예방 교육, 전문 인력의 배치, 관계회복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 교육적 방식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상시 촬영인데...최소한 범위 내 수집 가능한가?
더 큰 장벽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의 수집 가능’이다.
그러나 CCTV를 설치할 경우 동일한 사람을 동일한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장시간 촬영하게 돼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법제화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 주체 동의 없이도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해진다.
송미나 소장은 “정보 주체의 자기결정권을 구조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며 “(교실 등은) 원래부터 CCTV의 본래 목적과 맞지 않는 특성을 지닌 곳이다. 감시가 아닌 교육과 생활의 연속성이 보장되어야 할 공간이다”고 말했다.
이덕난 팀장도 “설치 장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돌봄교실과 교실 주변 등의 경우 교실 방향 고정형 CCTV 설치 확대가 효과적이나 이에 대한 구성원 간 이견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숙제, 관제가 가능할까?
학교에 CCTV 설치가 법제화되면 이를 상시 모니터링할 관제센터가 필요하다. 현재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통합 관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관제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의 개인정보 처리만을 의미하며,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결국, 초중고 CCTV의 경우 지자체의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다룰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덕난 팀장은 “CCTV 통합관제센터는 학교 CCTV에 대한 통합 관제는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한다”며 “현재 시설 및 인력으로 중고등학교 CCTV까지 통합 관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4년 8월 기준 서울교육청 관내 초중고교 1359개교 중 CCTV 통합 관제 센터와 연계된 학교는 초등학교 26개교(2%)일 뿐이며, 총 5만 2597대 중 연계된 CCTV는 197대(0.4%)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에 토론에서는 독립적인 CCTV 관제 센터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성철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 관제 센터를 견학해 보니 약 10명의 인원이 수천 대의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1인당 수백 대 또는 수천 대의 CCTV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며 “학교 CCTV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도교육청별 거점형 관제센터가 구축되어야 한다”며 “해당 지역 배움터 지킴이를 통합적으로 운영 관리해 관제와 순찰 등을 함께 수행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CCTV 설치만큼 중요한 것이 모니터일 환경”이라며 “현재 대부분 영상을 식별하기 어려운 모니터의 크기와 설치 위치로 인해 효과성이 낮다. 학교 현장 모니터링 환경 개선사업을 함께 수행해 적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합 관제 연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나왔다.
송미나 소장은 “학교를 감시 대상화하고 교육공간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우려를 동반한다”며 “해외 역시 학교 내 CCTV를 외부 통합관제센터와 실시간 연계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 학교별 독립 운영 또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활용에 그치는 경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 학교 자율 방식의 영국은 법적 강제와 중앙 통제가 없으며, 미국도 교육구 또는 학교 자체의 판단으로 진행한다. 프랑스와 독일 역시 중앙 통제 체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교사노조의 설문 결과 역시 지자체 운영 통합 관제 센터와 연계해 운영하는 것에 79.7%가 반대했다.
송 소장은 “중앙 집중형 감시 체계는 국제적으로 교육 공간에 적용되지 않는 방식”이라며 “학생과 교사의 인권, 표현의 자유, 교육 자율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앙 관제 시스템이 아닐 경우 교사가 CCTV 관리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교사노조의 설문에 따르면, CCTV 관리 주체는 행정실 직원 44.4%, 교사 43%, 실무사 4.2% 등으로 집계됐다.
즉, 행정직원과 교사가 절반씩 분담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에 교사노조는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해야 함에도 학교에 설치된 CCTV 관리업무까지 맡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이 경우, 상시 모니터링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CCTV 설치로 상시로 사고를 목격하고 대응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