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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와 미래교육] ④김채영 사서교사, 슬로우리딩부터 디지털 아트까지..."긴긴밤으로 연 한 학기 한 권 읽기"

더에듀 | 사서교사는 문해력, 정보활용, 미디어리터러시 등 미래교육의 핵심을 담당하며 학생들의 경험과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의 학습과 경험을 돕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과 기획연재 ‘사서교사와 미래교육’을 마련했다. 교수 설계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 위상을 알림으로써 배치 확대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긴긴밤’으로 여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학생들이 한 권의 책을 깊이 읽고, 생각을 나누며 의미를 확장해 가는 독서 수업이다. 특히 사서교사가 주도하는 독서 수업은 문해력은 물론 정보활용능력, 미디어리터러시, 창의적 표현 등 다양한 미래 역량을 함께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크다.

 

이번 수업에서는‘긴긴밤’(루리, 문학동네)이라는 작품을 중심으로 슬로우 리딩을 진행하고, 에듀테크를 적극 활용해 6학년 학생들과 책 속 이야기와 우리의 삶을 연결해 보았다.


천천히, 깊게 읽기: 슬로우 리딩


‘긴긴밤’은 코끼리 무리에서 자란 지구상의 마지막 하나가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수없는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 길고도 험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로, 생명과 공존, 치유와 연대라는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기간에 책을 읽고 활동을 마무리하는 기존 독서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매시간 챕터별로 천천히 읽으며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는 슬로우 리딩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영상자료, 인터뷰 등 다양한 매체를 함께 활용하여 책의 주제를 다각도에서 바라보고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각 장에서 중요한 문장을 직접 필사하거나,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생각을 글로 정리했다. 책을 느리게 읽으면서 이야기의 분위기와 작가의 의도를 스스로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 글을 읽는 눈뿐만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넓혔다.

 


정보의 바다에서 길 찾기: 불리언 연산자와 뉴스 기사 탐색


책이 다루는 주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사회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특히 동물 학대, 생태계 파괴, 기후 위기 등의 이슈는 학생들에게도 익숙하면서 그 안에 담긴 복잡한 사회적 맥락까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인공지능과 디지털 정보가 가속화되는 시대에서 정보를 어떻게 선별하고 해석하느냐가 미래 역량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에 조별로 키워드를 선정해 검색어 연결망을 조직한 후, 이를 실제 검색어로 활용하여 빅카인즈(BigKinds) 뉴스 아카이브에서 기사를 탐색하는 정보탐색 활동을 진행했다.

 

불리언 연산자(AND, OR, NOT)를 활용해 ‘동물 AND 복지’, ‘기후 AND 위기 AND (코뿔소 OR 서식지)’ 등 다양한 검색식을 스스로 구성해 보며, 키워드 조합에 따라 검색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했다. 이후 찾은 뉴스 기사에서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책의 주제와 어떤 부분이 연결되는지 분석하는 활동으로 확장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히 정보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까지 고민할 수 있었다.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에서 상상력 펼치기: 뒷이야기 이어쓰기


‘긴긴밤’의 결말은 여운을 남긴다. ‘나’는 마침내 바다에 도착하지만, 그 이후 이야기는 독자 각자의 상상에 맡겨져 있다.

 

학생들은 이 결말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해 뒷이야기를 이어쓰는 창작 활동을 진행했다. 이때 ‘자작자작’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에서 글을 쓰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활동을 했다. 실시간으로 친구의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며 자연스럽게 피드백 문화를 익히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글쓰기 태도도 함께 배웠다.

 

“노든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처음 바다를 헤엄치며”와 같은 다양한 상상력이 녹아든 뒷이야기들은 발표 시간마다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공감의 언어로 표현하기: 주제 시 쓰기


깊이 읽기와 정보탐색, 창작 활동을 통해 느낀 감정을 더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시’였다.

 

‘긴긴밤’에서 떠오르는 장면이나 감정을 바탕으로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에서 시를 쓰는 활동을 했다. ‘밤하늘’,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 등 주제어를 정하고, 감정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시어를 고민했다.

 

처음에는 ‘시는 어렵다’라고 말하던 학생들도, 각자의 마음속에서 끌어올린 언어로 자기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일부 학생은 자연을 주제로 시를 쓰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 관계를 투영해 시를 쓰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문학적 감수성과 정서 표현 능력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었다.


디지털 아트로 감정 그리기: 시화 제작


작성한 시는 글로 끝나지 않고,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시화 활동으로 이어졌다. 태블릿으로 ‘스케치북’ 앱을 활용해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다. 직접 그린 시화는 학생 각자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시화들은 온라인 전시 공간에 게시해 친구들과 감상을 나누었다. 누군가의 시와 그림에 공감하거나, “내 마음도 저랬어”라고 말하며 감정을 공유했다. 글과 그림을 결합한 이 시화 활동은 단순한 작품 제작을 넘어서 감정 공유와 공동체적 소통으로까지 이어졌다.

 


책, 기술, 사람을 잇는 사서교사


한 권의 책을 중심으로 읽기부터 탐색 그리고 창작까지 확장하여 진행한 이번 수업은 문해력, 정보활용능력, 디지털 창작력, 감정 표현력 등 다양한 교육적 목표를 통합적으로 실현한 수업이었다. 특히 수업 흐름에 따라 에듀테크를 적시에 활용하면서도 책과 사람 중심의 배움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서교사는 단순히 책 읽기를 안내하는 사람을 넘어, 책과 기술 그리고 아이들의 내면을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미래 교육은 단순한 콘텐츠 중심이 아니라, ‘어떻게 읽고, 어떻게 연결하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책 한 권을 깊이 있게 탐색하며, 배움의 지평을 넓혀가는 수업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김채영 = 경북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과 교직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최근 연구로는 「사서교사의 사회정서학습 실천에 대한 인식조사(2024, 한국비블리아학회지)」가 있으며 「학교도서관에 ON 미디어 리터러시(2022)」, 「BOOK으로 북돋우는 배움 이야기(2023)」, 「책과 함께하는 수업(2024), 「수품책 수업 가이드(2025)」 등 독서교육을 위한 다수의 콘텐츠 개발에 참여하였다. 또한 「학교도서관, 사서교사의 모든 것」, 「학생 저자 출판지원 도서 저자와의 만남」, 「학교도서관 활용 독서동아리 운영 사례」 등 학교도서관 운영과 사서교사의 역할, 독서교육 및 글쓰기 교육과 관련한 주제로 연수와 강의를 진행해 왔다. 학교도서관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운영 방안을 공유하고, 좋은 사례가 현장에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책이 아이들의 평생 친구가 되기를 바라고 학교도서관이 따뜻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학교도서관 현장에서 독서교육 및 문해력 교육과 글쓰기 교육 그리고 정보활용교육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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