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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와 미래교육] ①박장순 사서교사 "지식의 구조로 만드는 미래, 도서관 수업으로 만나다"

더에듀 | 사서교사는 문해력, 정보활용, 미디어리터러시 등 미래교육의 핵심을 담당하며 학생들의 경험과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의 학습과 경험을 돕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과 기획연재 ‘사서교사와 미래교육’을 마련했다. 교수 설계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 위상을 알림으로써 배치 확대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학교에서 가장 미래적인 공간은 어디일까? 자신 있게 ‘도서관’이라고 말해본다.

 

도서관에는 쌓아 올린 과거, 함께하는 현재, 상상하는 미래가 모두 있다. 정보는 힘이었고, 도서관은 정보의 탐구, 활용에 있어 그 어떤 기관보다 긴 역사가 있다. 기원전 3세기 활동한 최초의 사서 칼리마코스부터 현대의 AI까지, 정보의 집합체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이들이 있다.

 

그 역사의 연장선에서,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의 자원을 이용해 학생들이 지식을 구조화하고 검증하며 종합하여 표현하는 모든 역량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한다.

 

법령에서는 학교 도서관을 학교에서 학생과 교원의 학습ㆍ교수활동을 지원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이나 도서실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사서교사는 학교의 교육과정에 기반해 학생들이 경험하는 학습의 질을 개선한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에게는 기초적인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교과 수업에서 궁금한 게 있는 학생들에게는 심화 학습을 제시하며, 교육과정에서 소외된 지식마저 학교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기사로 시작되는 연재 기사에서는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에 어떻게 개입하고 학생들에게 미래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지 설명할 예정이다.

 

연재를 시작하는 첫 글이니 사서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구성하는지 알아보자.

 

사서교사에게는 교과서가 없고, 다만 학교 도서관 및 독서 진흥법에서 교육부 장관, 교육감, 교장에게 부과하는 독서교육과 정보 활용 교육 계획 수립 의무를 주로 맡아 수행한다.

 

필자의 경우 정보 활용 교육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다. 모든 학년에서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해 도서관에서 학습할 수 있는 정보 활용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과 교육과정처럼 동아리로 구성하는 지도 계획을 세워 운영했다.

 

동아리를 통해 2023년에는 1·2학년, 2024년에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정보 요구의 인식, 정보 습득 및 분석, 정보 표현 및 평가를 가르쳤다.


정보 요구의 인식


1학년은 각각 17차시씩 도서관 지식탐구반(1학기)독서토론반(2학기)을 운영했다. 중등 교육과정을 시작하는 만큼 자신의 관심사와 정보 요구를 탐색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아 지도했다.

 

도서관 지식탐구반에서는 독서를 통해 지식을 구조화하는 방법을 학습했는데, 마침 전국적으로 국제바칼로레아(IB)에 관해 관심이 커지던 시기였기에 도서관의 주제 분류와 IB MYP 교과군을 연결해 보기로 했다.

 

▲언어와 문학은 도서관 분류법의 언어, 문학 주제군(KDC 700, 800)으로 ▲과학과 수학은 자연과학 및 기술 과학 기술군(KDC 400, 500)으로 ▲개인과 사회는 철학, 종교, 사회과학, 역사(KDC 100, 200, 300, 900)로 ▲예술 체육 디자인은 예술(KDC 600)로 연결해 교과군별 독서 시간을 가졌다.

 

차시별 운영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자율 독서 및 활동지 작성 시연 : 자율 독서를 통해 학생들의 독서 수준을 파악하고, 활동지 작성 방법을 설명한다. 활동지는 전보라 선생님의 이야기별 그리기 활동과 키워드 중심의 내용 정리로 구성되어 있다.

 

2~5. 교과군별 독서(1) : 교과군별로 독서하도록 지도하고, 도서 선정 시 주제들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안내해 학생의 도서 선정을 돕는다. 예를 들어, 과학과 수학 교과군의 책을 읽어야 하는 경우 스포츠 속 과학, 패션 속 수학 등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책을 추천할 수 있다.

 

6~9. 교과군별 독서(2) : 내용 정리를 할 때 IB 핵심 개념을 키워드로 지정하도록 수정된 활동지로 활동을 수행하여 개념 중심 학습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10~13. 자율 독서 : 교과군별 독서를 통해 관심사를 발견한 학생들이 해당 주제를 추가로 탐구할 수 있도록 자율 독서 시간을 부여한다. 자율 독서 시작 전, 탐구보고서를 최종 결과물로 작성함을 안내해 흥미에만 치중한 독서가 되지 않도록 지도한다.

 

14~16. 탐구보고서 작성 및 발표 : 13차시 동안 작성한 활동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관심 분야, 그리고 참고 도서를 소개하는 탐구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도한다. 탐구보고서는 글의 형태로 제한되지 않으며, A4 크기의 종이에 통계, 마인드맵, 개념 지도 그리기, 그림 그리기 등 예시를 제공하여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1학년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개념과 교과군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게 되고, 이를 시각 자료로 제작해 소개할 수 있게 된다.

 

제작한 자료는 발표 시간을 통해 결과물을 친구들과 공유한다. 학생들은 발표를 경청하며 탐조, 생물학, 전쟁의 비극 등 자신의 관심사 외에 다른 학생들의 관심사를 접하며 지식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

 


정보 습득 및 분석


2학년은 자아가 확대되며 비판적인 사고를 익히기 좋은 시기로, 비판적 사고 역량이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 동아리 활동을 34차시로 구성하여 운영했다.

 

정보를 어떻게 찾고 분석하는지, 나아가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단계까지 다루고자 했다.

 

1학기에는 비판적 매체 읽기와 팩트체크를, 2학기에는 북 트레일러 제작을 활동으로 삼아 진행했다.

 

비판적 매체 읽기는 목표를 분석하기 쉽도록 광고를 이용하여 누가 매체를 만들었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목적을 위해 어떤 전략을 활용하였는지 등을 분석했다.

 

신문 광고와 영상 광고를 각각 다루어 매체의 형태에 따른 차이점도 익히도록 했으며, 영상 광고 분석 과정에서 카메라, 음향, 조명, 특수효과 등 영상의 구성요소를 살펴 영상 매체의 구성요소를 파악하도록 했다.

 

팩트체크를 원하는 경우 한국언론재단의 체커톤과 연계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해당 주제로 진행했다.

 

2024년 체커톤 주제는 경제였기에, 이와 관련된 통설을 하나 선택해 도서, 논문, 통계, 기사 정보를 탐색하여 해당 통설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판단 불가능한지를 탐구하는 활동으로 진행됐다.

 

주제를 정하고 정보를 탐색, 직접 읽고 요약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모둠을 이뤄 하나 이상 자료를 담당해 협력하면서 모든 모둠이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인용의 필요성과 방법 등 정보 윤리에 대한 학습도 함께 이루어졌다.

 

2학기에 진행된 북 트레일러는 경기도와 수원시에서 진행하는 북 트레일러 공모전을 염두에 두고 활동을 기획했다.

 

공문을 통해 선정된 수원시 추천 도서와 대출 베스트 도서, 장기 미대출 도서 중 학생들이 선정한 도서 1종을 영상을 통해 홍보하는 활동이다.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영상화할 분량으로 편집하는 스토리라인 구상하기, 대본 만들기, 영상 촬영의 세부 역할 분담하기 등 계획 단계의 활동과 촬영 장소 및 소품 준비, 연기 및 영상 편집의 실행 단계, 제작한 영상을 패들렛으로 공유하고 상호 평가하는 평가 단계로 나누어 진행했다.

 

모둠마다 계획, 실행 단계를 유연성 있게 배분하고 촬영 기간을 충분히 주어 연기, 스톱모션, 인형극처럼 다양한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정보 표현 및 평가


1·2학년의 경우 텍스트를 읽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활동이었다면, 3학년의 책 만들기 반은 자기 생각, 관심사를 책으로 옮기는 표현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34차시 동아리로 1학기에 짧은 글 쓰기 등으로 연습 활동을 수행하고, 2학기에 긴 글 쓰기에 도전하는 활동이다.

 

초기 4차시 이내에 개인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다양한 독립 출판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긴 글 쓰기를 어렵게 느끼는 학생들에게 단상집, 만화, 사진, 시, 플레이리스트 등 다양한 시도를 권장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창작물들은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나누어 가졌고, 이는 학생들에게 창작의 즐거움을 느낄 기회가 되었다.

 

 

위의 세 동아리 수업은 정보 활용모델의 각 단계를 동아리 수업으로 구성한 것으로,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그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스스로 정보 요구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 분석해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지식을 구조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자 하는 교육 목표는 어느 사서교사든 같을 것이다.

 

모든 학생이 사서교사가 있는 학교 도서관에서, 호기심을 방해받지 않고 주어진 지식을 익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지식을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새 정부의 철학은 실용과 통합이다. 학교 도서관은 지식 통합의 장으로 언제나 새로운 질문, 창의적인 답변에 목말라 있다.

 

이번 연재 기사가 대한민국이 학교 도서관이 지닌 역량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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