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선생님, 저 교권침해 보험 하나 들어야 할까요?” 이 말은 최근 각 학교의 교무실에서 교사들 상호 간에 듣거나 말하는 고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는 이제 갓 임용된 신규 교사부터 정년을 앞둔 베테랑 교사까지 걸쳐 있다. 어찌하여 교사들의 대화 주제가 수업 혁신이나 학생 상담이 아닌 ‘교권침해 보험’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인가? 이 서글픈 현상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최근 보험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32건이었던 교권침해 보험금 지급 건수는 2025년 168건으로 불과 1년 만에 27%나 급증했다. 교권침해 보험 가입자 수도 2020년 6115명에서 2025년 9316명으로 5년 새 36%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교권보호 5법이 시행되며 제도적 안전망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사비를 들여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교권 침해 대상이 저연차 교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십 년간 교단을 지키며 온갖 풍파를 겪어온 중견 교사들조차 보험금 지급 대상에 대거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지금의 교실 붕괴가 특정 개인의 지도력 문제가 아닌 ‘시스템 전체의 침
더에듀 | 최근 교육언론에 의해 밝혀진 이재명 정부의 국가 예산 대비 교육 예산 비중 14.60%는 참으로 많고도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국가백년대계’는 말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정부의 국정 철학에 교육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정책은 입이 아니라 ‘숫자’에서 드러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돈이 흐르는 곳에 의지가 있고, 예산이 투입되는 곳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이재명 정부가 마주한 교육 성적표는 처참하다. 최근 더불민주당 교육특위에서 터져 나온 “돈도, 철학도, 브랜드도 없다”는 반상진 전북대 교수의 일갈은 비단 학계의 비판을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존립을 걱정하는 현장의 비명이라 할 수 있다. 대선 당시 화려하게 내걸었던 교육 개혁의 가치들은 어디로 갔는가? 지금 우리 교육은 목적지 없이 표류하며 국민의 뇌리에 현존하는 문제점과 위기감을 상실한 것이나 다를 바 없어 시름이 깊어질 뿐이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 경시 풍조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이미 입증됐다. 국정 과제에 반영된 교육 관련 공약 이행률은 고작 14.9%에 불과하다. 다른 정책들이 70%를 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치이다. 이는 정부가 교
더에듀 | 지금 대한민국은 ‘수도권’이라는 블랙홀에 침몰 중이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년 내 지방 시·군의 40%가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라 한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거대한 침몰의 중심에는 ‘대학 서열’이라는 강력한 장애물이 있다. 청년들이 서울로 향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 때문만이 아니다. ‘인서울’이라는 사회적 자산을 획득해야만 사회의 주류로 편입될 수 있다는 왜곡된 욕망이 지역의 인재들을 수도권으로 끊임없이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 체제의 공적 전환, 즉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최후의 전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반대 논리는 “서울대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국가 전체의 학문적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김종영 경희대 교수가 저서 <서울대 10개 만들기(2021)>에서 제안한 핵심은 서울대의 자원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9개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파격적인 집중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잠시 해외로 눈을 돌려 보자. 독일은 특정 대학이 독점적 지위를 갖기보다 여러
더에듀 | 최근 퇴직 후 다소간이라도 평온해야 할 공무원 연금 생활자의 생활을 멈추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주택 대출금과 자녀들의 학원비를 걱정하는 아들 부부의 생활을 가까이서 목격하는 것이 마치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듯 마음에 걸리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비단 나 혼자만의 사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2026년 대한민국이 마주한 가장 시리고 아픈 자화상 중의 하나가 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는 또 한 번의 충격을 가져다준다. 전체 사교육비 총액은 5년 만에 소폭 감소했다지만,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0만 4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이들은 줄어드는데 각 가정의 부담은 오히려 무거워지는 이 기이한 역설은, 우리 교육 시스템이 임계점을 넘어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리는 통고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전부터 사교육 공화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사교육비는 단순히 교육의 문제를 넘어 ‘가계 경제의 암세포’가 되었다. 젊은 부부들은 내 집 마련 이자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학원비(요즘 학원은 3달 치 비용을 한꺼번에 요구하는 일이
더에듀 | 작년 국정감사를 통해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근본적인 개념의 차이에 혼선을 유발하는 현상이 문제가 됐다.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한민고등학교(한민고)는 2014년 개교했다. 국방부와 교육부가 협력하여 군인 자녀의 교육 안정과 평등한 기회 보장을 위해 세운 학교이다. 설립비 약 1200억원 중 대부분이 국가 예산과 국방부 예산으로 충당되었고, 현재도 학교 운영비와 교사 인건비, 시설 유지비의 상당 부분이 정부 재정으로 지원되고 있다. 그런데도 법적으로 한민고는 ‘사립고등학교’로 분류된다. 이 모순적인 현실은 단순한 행정 분류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의 공공성과 형평성, 그리고 군인 가족의 삶의 질과 직결된 정책적 불합리라 할 것이다. 경기도 교육감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또한 최근 한민고 학교장이 뇌물 수수 사건에 연루되어 기사화되면서 학교의 이미지 손상과 함께 이 학교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욱 공감을 얻게 되는 현실에서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 때라 여겨진다. 한민고의 설립 목적은 분명했다. 과거 김태영 국방부 장관 재임 시에 잦은 전출입으로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군인 가족들에게 안정적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국
더에듀 | 지난 18일 SBS 보도를 통해 드러난 춘천의 어느 유치원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에 또다시 참담함을 안겨줬다. 충격적인 국회 내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일이다. 사연인즉, 한 유치원 남자 교사가 학예회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고 딴짓을 했다는 이유로 만 4세 어린이(여아, 남아) 두 명을 교무실로 불러 배를 3번이나 발로 강하게 걷어차고 아파서 우는 아이를 계속 야단쳤다는 것이다. 복도 CCTV에는 고통에 눈물지으며 교무실을 나서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춘천시가 운영하는 아동학대 사례판단위원회 역시 교사의 행위들이 학대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강원경찰청은 그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는 단순한 ‘훈육의 일탈’이 아닌, 한 가정의 모든 일상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교육의 이름으로 자행된 살인 미수’와 다름없다. 지난달 27일 ‘국회 어린이집 아동학대,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는?’라는 주제로 칼럼을 발표한 바 있다.(관련기사 참조: [전재학의 THE교육] 국회 어린이집 아동 학대,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는?(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8176)) 유치원에서 반
더에듀 | “일요일 저녁, 거실 끝자락을 붙잡은 노을이 붉게 물들 때면 어김없이 오른쪽 귀에서 날카로운 기계음이 들려온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교장의 몸이 보내는 정직하고도 잔인한 신호, ‘이명’이다.” 어느 현직 교장의 처절한 고백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직의 꽃이라 불리며 선망의 대상이었던 교장·교감직이 이제는 ‘고난의 가시방석’으로 전락했다. 교육계에서 최근 나온 통계는 이 비극적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평교사들의 명예퇴직은 주춤하는 반면, 학교의 중심을 잡아야 할 관리직들의 명예퇴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최근 6년간(2020~2025) 시도별/학교급별 교장·교감 명예퇴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31명의 교장·교감이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2020년 250명에 비해 72.4% 증가한 수치다. 돌이켜보면,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마련된 이른바 ‘교권 보호 5법’은 평교사들에게는 최소한의 방어막이 되어줬으나, 역설적으로 그 모든 민원과 법적 책임의 화살은 학교장이라는 최종 책임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권한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데, 책임의 무게는 태산처럼 커진 상황에서, “누가 이 험난한 자리
더에듀 | 오는 6월, 대한민국 교육의 향방을 결정지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와 보수 측 진영에서 연일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교육감 선거가 ‘혁신학교’나 ‘무상급식’ 같은 이념적 가치를 두고 극명하게 대립했다면, 2026년의 선거 지형은 흥미롭게도 양측이 공통적으로 바라보는 ‘교육적 합의’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우리 교육이 직면한 위기가 이념보다 실존적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양 진영의 공약에서 발견되는 공통분모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디지털 대전환과 AI 인재 양성이다. 보수 진영은 하이러닝 및 AI 분석을 통한 주도적 학습을, 진보 진영은 사람 중심의 AI·디지털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용어의 차이는 있으나,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미래형 학력’ 신장이 필수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둘째, 기초학력 국가책임제 및 학력 격차 해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화된 학력 저하와 격차는 양측 모두의 최우선 과제이다. 보수가 ‘학업성취도 전수조사’를 통한 진단을 강조하고, 진보가 ‘학습진단성장센터’ 등 맞춤형 지원을 내세우는 것은 방법론은 다르지만 모든 아이의 기초학력을 보장하
더에듀 | 즐겨 읽는 책 중에는 최재천 교수의 저서들이 책장의 공간을 상당히 차지한다. 그가 저술한 다양한 책 속에서 반복되는 교육적 메시지는 늘 우리 교육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강력한 ‘성찰’의 기능을 수행한다. 고교 시절 의대 진학에 실패에서 우연히 동물학을 공부하게 된 배경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실패 경험인 것 같지만 그가 택한 ‘전화위복’의 자세는 학자로서 반듯한 입지를 구축한 일종의 복음서와 같다. 이 글에서는 생물학자로서 그의 사상과 특히 저서 ‘희망수업’을 통해서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를 중점적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교육은 거대한 ‘승자독식의 실험장’으로 변질됐다. 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고, 옆자리 친구에게 노트조차 빌려주기를 꺼리며 넘어야 할 벽이자 적으로 인식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는 배움의 전당이 아닌 생존의 전쟁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살벌한 풍경 속에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건네는 ‘희망수업’은 단순한 개인의 회고록을 넘어, 우리 교육이 잃어버린 '생명의 본질'을 되찾아 주는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발견할 수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평생 자연을 관찰하며 얻은 통찰을 통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비결
더에듀 | 우리 세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그리고 남미 사태 등 인류는 전쟁과 무력이라는 일방적인 방법, 힘의 논리로만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인류 문명이 잠시 후퇴는 있을 수 있을지언정 역사는 나선형으로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진보주의 역사관에 나름대로 위로와 기대를 걸고자 한다. 현재 지구촌의 모든 비극과 불행은 다 한 순간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일종의 자기최면이 필요하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인류는 다시 이성을 되찾고 연대와 협력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위기 속에서 또 다른 기회가 잉태하는 소위 전화위복이란 이름이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르듯 눈부시게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과거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이것을 왜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단순한 경영 철학을 넘어 전화위복을 지향하고 혁신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었음을 역사는 증거하고 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 교육계는 AI 디지털 교과서와 에듀테크 등의 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