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혐오 표현도 못 막아, 민주시민도 못 길러...”
송수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신임 위원장이 정치기본권 보장(확대)를 임기 내 최우선 과제로 공표했다. 국민이 가져야 할 기본권이므로 교원도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교원에게 정치기본권이 없어 학교 내 교육활동에 소극적으로 접근한다고 주장했다. 혐오 표현 등 적합하지 않은 행위를 하는 학생을 지도해야 하지만 민원 등의 발생 위험으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이유이다.
또 투표권을 가진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덩그러니 투표권만 쥐여 주는 상황도 타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기본권이 생기면 현장에 적합한 교육정책이 입안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그는 시도 의회를 예로 들며 “공무직 출신 등이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교육 정책과 예산을 심의한다”며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제대로 된 상황이 아니라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요청한 “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 달라”는 표현에는 “원칙적으로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교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는 정치기본권 보장(확대)를 제1 목표로 내세운 송수연 교사노조 신임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원에게 정치기본권이 필요한 이유, 국민이 얻는 이점, 박탈로 인한 폐해와 한계, 이 대통령이 주문한 대국민 공감대 형성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등을 물었다.
아래는 송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
정치기본권은 말 그대로 '기본권'... 박탈된 권리 회복할 것
사적인 시간과 공간에서는 기본권 제한할 수 없어
지성배 = 12만 교사노동조합연맹의 새 리더십, 송수현 신임 위원장 모시고 교원의 정치기본권에 관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우선 교원에게 정치기본권 확대가 왜 필요한가요.
송수연 = 정치기본권은 말 그대로 기본권입니다. 국민이 당연하게 가져야 할 권리죠.
헌법에 과잉 금지의 원칙이 있습니다. 권리를 제한할 때에는 최소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교원에 대한 정치기본권 제한은 전면 금지이기 때문에 과잉 금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지성배 = 기본권이기 때문에 당연히 주어져야 할 것으로, 박탈된 것을 회복하는 것일 뿐이라는 거죠?
송수연 = 네 맞습니다. 국민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 박탈하고 있으니까요. 실제 해외 여러 나라 사례를 보면 교원의 권리는 보장하면서도 국민의 우려는 불식시키는 방안들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지성배 = 정치기본권 실현 방안으로 정당 가입, 정치 후원금, 공직선거 출마와 같은 것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을 원합니까.
송수연 = 국민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어느 것은 되고 어느 것은 안 되고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교사이기 때문에 제한이 필요하다면, 업무 시간에만 제한해야 합니다. 사적인 시간과 공간, 예를 들어 퇴근 시간 이후에는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 제 기준입니다.
지성배 = 근무시간 외 정치기본권 보장을 말씀하시는데요. 사실 이 주장이 합리적인 것 같지만, 교사가 근무시간 외에 자신의 SNS 등에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이거나 길거리에서 특정 정당의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학생이 알게 됐을 경우,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에 영향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송수연 = 특히 교사의 학교 밖 SNS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사적인 공간에서 행한 사적인 표현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은 저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공식적인 교육 창구도 아니고 교사의 의도도 아니죠.
또 학생이 교사의 SNS를 찾아가서 보는 것이지 교사가 “내 SNS를 너희들은 봐야 해”라고 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교사의 적극적인 생활 지도 위해서도 정치기본권 보장 필요
지성배 = 교사들의 행동, 활동, 언어 등 하나하나는 모두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위원장님의 주장이 합리적이려면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있어서는 정치적 중립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닌가요.
송수연 = 당연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충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오히려 너무 과해서 실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지경이죠.
예를 들면, 굉장히 부적절한 혐오의 표현을 사용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교사는 “혐오 표현은 옳지 않아”라며 생활 지도를 해야겠죠. 그러나 현재 교육 현장에서는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세요. 혐오 표현이 정치적으로 분류되기도 하기 때문에 "교사가 정치적인 영향을 끼쳤어"라는 민원이 바로 들어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죠.
지성배 = 교사가 정치기본권을 가져야 학생들의 혐오 표현 등에 적극적인 생활 지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네요?
송수연 = 지금은 오히려 너무 결벽 상태죠. 심지어 교과서에 나와 있는 5.18, 세월호 계기교육 등을 할 때에도 교사들은 걱정을 해요. 민원이 들어올까 봐요.
따라서 지금은 교사에게 퇴근 후 정치적 권리를 부여하되, 학교 안에서는 교육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적합한지 원칙을 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교사에게 부여된 정치기본권의 이점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국민 공감대 더 높이는 역할 수행", 국가 책임이지만 교원들도 노력할 것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에 대한 공감대 높아지고 있어
지성배 = 지난 3월 24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노총 간담회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 참석하셔서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셨고, 이 대통령은 공감하면서도 “교원단체(노조)들이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실상 ‘부정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송수연 = 대통령님이 그동안 말씀하셨던 것과 거의 같은 맥락이기는 했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도 약속한 거라 살펴보니 ‘국민 여론이 아주 높지는 않아 공감대가 조금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이죠.
그래서 당사자인 교원들이 국민 공감대를 좀 더 높이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주문인데요. 저는 원론적으로 국민의 공감대 형성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죠.
학교 안에서 정치적 중립은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국가가 만든 독일처럼요.
다만,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교사들도 해야 하는 노력이 있다면 당사자인 우리 교사들도 노력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높여가는 것에 있어 당사자인 우리도 하겠다고요.
지성배 = 취임식에서 국민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는 걸 체감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통령과는 인식 차이가 있는데요. 판단의 근거가 어떻게 되나요.
송수연 = 공감대에 대한 변화는 여론조사 결과의 흐름을 보면 가장 좋은데요. 아쉽게도 최근에 급부상한 아젠다라 이전 여론조사들을 찾기 어렵더라고요. 다만 정치권의 태도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사실 저희가 정치기본권을 요구한 초창기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서는 완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일 수 있을 것 같은 진보 세력도 이 아젠다에 대해서는 같이 움직여 주지 않았죠. 그런데 지금은 보수당 쪽에서도 기본적인 권리 보장에는 공감한다는 정도까지 입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면 철통 방어에서 공감대가 많이 높아진 거죠.
학생들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혐오 지도, 제대로 된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이점 있어
현장과 어긋나는 정책 막고 현장에 더 적합한 제도 구현 가능해질 것
지성배 =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가 국민에게도 이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송수연 = 당연히 일반 국민에게 이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박탈된 현 상황으로 인해 학생들의 부적절한 언행 또는 타인에 대한 혐오 등에 대한 지도가 어렵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만 18세가 되면 투표권을 갖지만, 교육 없이 투표권만 주는 상황이죠. 공약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무엇을 봐야 하는지, 다른 사람의 생각은 어떤지 등에 대한 연습이 없죠. 즉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민주시민 교육을 하지 못하면서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현장과 어긋나는 정책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탁상공론 때문에 교육이 엉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밖에서는 이상적이지만 학교에 들어오는 순간 다양한 이해관계 그리고 대입 앞에서 속수무책이 됩니다. 대표적인 게 외국의 제도를 가지고 온 고교학점제입니다. 학생들은 ‘우리가 실험체냐’는 하소연까지 하죠.
이를 예방하려면 교사들이 교육 정책에 직접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치에 참여할 수밖에 없죠.
결국 원천 봉쇄한 이 상황으로 국민이 받는 손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성배 = 학교 내에서 교사들이 정치 아젠다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문제를 제기하셨고,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정치기본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교사가 정책 입안에 관여함으로써 현장에 더 적합한 제도가 구현될 수 있다는 점도 짚어 주셨고요.
송수연 = 만약 학교 구성원이 정치기본권을 갖게 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한다면, 이미 문제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돌봄 전담사, 급식 종사원, 방과후 강사 등은 이미 정치기본권을 갖고 있거든요.
학교 구성원 중에서 교사만의 정치기본권을 완전 박탈할 게 아니라 원칙을 확립하고 명확하게 지키는 게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 훨씬 필요한 일입니다.
현장에서 교육 정책 수행하는 교사, 시도의회 참여 불가능해... 상식적으로 바른 방향 아냐
교사들, 현실 정치 뛰어들어 교육정책에 더 깊이 관여해야
지성배 =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없는 현실, 시도의회에서는 어떻게 작용합니까.
송수연 = 교육청 정책이나 예산 등은 모두 시도의회에서 이뤄집니다. 경기도의 경우 교육위원이 30명 넘게 있지만 교사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사서 공무직 출신 위원장도 계셨고요, 조리 종사원 분이 위원으로도 활동합니다. 학원 관계자도 계시고요. 이분들이 학교라는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교육 정책이나 예산을 모두 손댑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교육 정책을 수행하고 학생과 학부모와 대면하는 전문가인 교사들은 참여하지 못하고요.
바른 방향일까요.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교사들이 현실 정치에 뛰어 들어 교육정책에 더 깊이 관여할 수 있게 해야지요.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성배 = 공무원에게 정치기본권이 제한되어 있는 것인데요. 공무원 중 교원에게만 정치기본권을 부여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송수연 = 형평성이 기준이라면, 지금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분들과 공무원들의 정치기본권도 교사와 동일한 수준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일괄적이고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모든 공무원은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에 당연히 동의하며, 저는 교사의 대표자로 교사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직군은 그쪽 대표 자격을 갖춘 분이 주장을 하셔야겠고, 주장하신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교육공무원 중에서 교수는 정치기본권을 갖고 있거든요. 논리는 교육자니까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연구자니까 사회적 윤리를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사라는 직군도 이러한 특수성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원들의 공감대 끌어올리는 것... 점점 필요성 체감하고 있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해 나갈 것... 선생님들께서도 힘 모아주시기를"
퇴근 시간 이후, 자유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 이해와 응원 부탁
지성배 = 현장 요구는 그리 크지 않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정치권 진출을 원하는 특정 활동가들을 위한 주장이라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송수연 = 저는 그 부분이 정말 속상했어요. 온라인 세상이 되면서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정치기본권 필요성이 전파되고 응원하는 목소리들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라는 공간에서 같이 근무하는 공무직에게 주어진 권리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많이 들립니다.
대통령 말씀처럼 국민 공감대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우리 교원들의 공감대를 더 높이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공감대는 일부가 아니라 대다수로 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특정인들이 끌고 가는 아젠다라고 하지만 교사들도 필요성에 대한 체감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저희 교사노조뿐만 아니라 많은 교원노조와 단체들이 계속 홍보하면서 시민의식이 깨어나는 상황이라 보시면 됩니다.
지성배 = 현재 국회에 TF가 가동되는 등 움직임이 있지만, 논의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것 같습니다. 그때를 대비한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까.
송수연 = 50만 교사의 힘이 필요하고, 저는 50만 교원의 하나 된 힘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5월 스승의 날을 행사와 홍보 활동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해나가겠습니다. 우리 선생님들께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교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교육 정책에 참여해서 우리 아이들을 구해야 합니다. 현 상황은 모든 학생에게 심각한 아동학대를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기본권은 관철해 내야 하고 그것은 우리의 단결된 힘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지성배 =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은요.
송수연 = 끊임없이 국민 공감대, 여론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세계적으로는 노예 해방 문제, 여성 참정권 문제 그리고 국내에서는 야간 통행 금지 해제 등을 이룰 때 시기상조라는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옳은 길이었습니다.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주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OECD 32개국 모두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고 있고, 그 어디에서도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정치 중립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두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례들을 들여와 학교 안에서 학생들에게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모든 것에 대한 안전 장치를 우리 교사들도 충분히 해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퇴근 시간 이후, 자유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이해와 응원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지성배 = 송수연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님을 모시고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에 대한 이야기 나눴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교사들의 삶이 좀 더 윤택해지는 방향으로 이 논의가 전개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