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야구에서 불펜 투수는 경기를 뒤집는 중책을 맡지만,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늘 대기해야 한다. ‘불이 났다’고 판단되면, 즉시 호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펜 투수를 ‘소방수’라 부른다. 경기 흐름에 따라 소모되며, 언제 불려나갈지 알 수 없는 그 자리는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피 포지션이다. 그런 불펜 투수와 학교폭력 담당교사 사이엔 닮은 점이 많다.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일이 언제 터질지 모르고, 정해진 시간도 없다. 방학식이 끝나고 모두가 떠난 교실에 혼자 남아 학교폭력 행정절차를 처리하던 날, 나는 문득 모든 책임을 어깨에 맨 마무리 투수의 감정을 느꼈다. 현대야구는 불펜의 전문화를 통해 투수의 자리를 세분화했다. 삼진 능력이 뛰어난 투수는 마무리로, 그 직전은 셋업맨으로, 왼손 원포인트, 롱릴리프 등 정교한 전략이 생겼다. 이를 ‘라루사이즘(-ism)’이라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육부가 선택과목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빼는 내용 등이 담긴 고교학점제 개선안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교원단체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25일 시도부교육감들과의 회의에서 ‘공통과목 현행 이수 기준 유지와 선택과목 출석률만 적용’ 방안을 국교위에 우선 제안하며, 교육과정 개정을 요청했다. 또 공통·선택과목 이수 기준 모두 출석률만 적용하고, 학업성취율은 보완 과정을 거쳐 추후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학업성취율을 모두 없애는 방향이다. 이밖에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시수 감축 ▲중등교원 신규 채용 예고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 구축 ▲출결 관리 권한 교과 담당교사와 담임교사에게 모두 부여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분량 원래대로 축소 등의 내용도 담았다.(관련기사 참조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7024) 교사노조·교총·전교조 “근본적 문제 해결 부족, 현장 폐지 요구 막을 수 없어”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일부 확인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수오지심(羞惡之心)에 대하여 ‘이 밥 먹고 밥이 되어’ 밥 퍼 목사 최일도 목사님의 책 제목이자 삶의 자세를 나타내는 이 말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다. 사는 것은 위대한 일이고 ‘밥’을 먹는 일은 고귀하며, 그 매일의 ‘밥’을 만들어 주는 이의 수고는 숭고한 것이다. ‘밥’은 ‘생명’이다. 급식실에서 23년을 봉사해 온 조리실무원님의 퇴임식이 얼마 전에 있었다. 식당에 갈 때마다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나이 지긋한 분임을 기억했지만, 그분의 성함은 퇴임식 자리에서 처음 알았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수고로운 일을 감당해 주는 분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이름을 제대로 불러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까지 동시에 밀려왔다. 그저 나 또한 그 분에게 늘 반갑게 인사하고 말 한마디라도 붙여 본 것에, 그나마 송구스러운 마음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살짝 돌발 상황이 있었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해마다 뜨거운 폭염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면 필자는 달빛축제공원을 찾는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2025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첫날, 오후 초반에 배치된 유명 밴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일찍 달빛축제공원을 찾았다가 펜타포트 사상 최악의 입장 대기 줄을 서야 했다. 핫플레이스에 사람들이 몰려 줄을 서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락 페스티벌처럼 넓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건 ‘입장 단계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났음’을 의미했다. 필자가 10년 동안 참여한 락 페스티벌 현장에서 2시간씩 기다려 입장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기이한 일이었다. 현장 스태프는 줄이 긴 이유에 대해 티켓 예매자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실랑이가 있어 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다 입장 단계에서의 어려움은 펜타포트 뿐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몇몇 케이팝 콘서트에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적절치 않다 지난 주말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한 친구가 “요즘 교육이 진짜 문제야. 나는 맞으면서 자라도 잘 자랐는데 괜히 유난 떠느라고 애들이 이 모양이라니까...난 아이 낳으면 꼭 체벌도 하면서 키울 거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 말을 듣고 고민이 깊어졌다. 교직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은 지금의 교육 현장이 너무 방어적이라는 데에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모두 적어도 체벌이 용납될 수는 없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가 아닌 이들 중에는 체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이들 중 많은 이들은 교육이 너무 방어적이라는 문제에 공감하고 있는 자들이다. 즉 ‘학교 문제에 대해 교사와 입장을 같이 하는 자들이 체벌 또한 옹호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필자는 ‘현대 우리 사회’에서 체벌이 절대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덕적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김동환 선생님의 글, ‘성과급 갈등, 가치 논쟁이 본질은 아니다 - 곽노근 선생님의 성과급 글에 대한 반론’(http://www.koreateachers.org/news/articleView.html?idxno=4296)(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633)을 잘 읽었다. 반론 주심에 감사드린다. 덕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동의 못하는 부분이 많아 반론을 하고자 한다.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다 김동환 선생님은 “성과급 논쟁의 본질이 ‘가치’냐면서 의문을 표하고, ‘교육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제를 덮을 수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가치에 대한 강조가 지나칠 수도’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 김동환 선생님께서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말의 어감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 본래 전하려던 뜻을 조금 비틀어 얘기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지난 8일 김승현 선생님이 <더에듀>에 게재한 ‘05년생 교사가 온다: 성과급 그리고 세대별 공정성 담론의 변화’라는 글을 통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관점을 접하게 되어 좋았으나 큰 줄기에서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글을 쓴다. 건강한 말들이 오갔으면 좋겠다. 성과급 제도, 가치 논쟁이 문제인가 김승현 선생님은 “성과급 폐지 담론의 근거가 사실에 대한 정확한 해석보다 성과급 제도 자체에 대한 가치 논쟁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것이 매년 일선 학교의 다면평가 관리위원회에서 ‘이런 회의는 없어져야’, ‘성과급이 없어져야’와 같은 공염불로 끝나는 까닭이다”라고 했다. 또 “사실근거에 기반한 반대논의가 아니다 보니 논의의 한계가 명확하다. 그래서 논쟁의 초점은 성과급이 과연 교육 현장에 적합한 보상 제도인가 하는 가치문제로 엉켜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러면서 “공정 담론에 초점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SK 하이닉스 성과급 사태와 교원 성과급 코로나 확진자 수가 자막으로 출렁이던 2021년, SK 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기대 이하의 성과급을 지급하며 논란이 됐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바로 2030세대였다. 이들이 문제 삼은 것은 단순히 성과급의 액수가 아니었다. 발단은 성과급이 적다는 것이었지만 사측이 내세운 해명이 부족했다. 기준에 따라 지급했다는 내용만 있고 그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회사가 투명하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보상하지 않았다는 점이 쟁점이 되었다. 그렇다면, ‘교사 사회는 성과급 논의에서 자유로울까?’ 특히 교내에서 주요 행정 업무를 전담하는 보직교사의 성과급 비율이 축소되더라도, 교사의 역할을 수업과 연구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표면적으로 교사의 본질적 역할을 되찾자는 긍정적인 취지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보직교사가 교내 업무 대부분을 맡고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지난 4월 말, 국회에서 유아 사교육 문제 관련 정책 간담회가 있었다. 행사의 사회를 맡아 참여하며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아 사교육 문제가 전면 대두한 이후 오히려 유아 사교육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추적 60분에서 방송된 ‘7세 고시를 운영하는 학원에 접수 문의가 폭주했다’라는 제작진의 취재 후기는 ‘이 문제가 과연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불러일으켰다. 그 때문인지, 유아 사교육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창 놀아야 할 나이에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을 받는 것은 아동 학대라는 것이다. 유아 초등학생 입시 사교육을 중단하는 국민투표를 하자는 주장이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일종의 치킨게임처럼 각자가 선의로 그만두기를 기대할 수 없다면, 함께 그만둘 수 있도록 추진할 동력이나 법적 강제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인공지능이 교육 현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시범 도입 추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는 새 정부 출범과 출판사의 소송으로 다시 한번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동시에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를 비롯한 기술들의 교실 수업에 활용법에 대한 교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빠르게 진입한 기술의 파고 속에서, 교육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 ‘인공지능이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이 출간됐다. 기술철학자 김재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수, 응용언어학자 김성우, 그리고 초등학교 교사 천경호가 집필에 참여한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에 대해 교사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 결과물이다. ‘인공지능이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은 지난 겨울 실천교육교사모임과 출판사 우리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인공지능과 교육’ 연속 특강 내용을 기반으로 세 명의 저자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을 다각도로 조망하며 시작된다. 1장에서는 기술철학자 김재인 교수가 인공지능의 본질과 인간의 고유성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는 인공지능을 ‘도구이자 증강기술’로 규정하면서 “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