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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기본, 즐거움과 사회성 배양은 덤"...'원주 THE자람 늘봄센터', 과밀학교 돌봄 대란 대안 되나

강원교육청-경동대 협약, 원주 기업도시에 학교 밖 돌봄시설 'THE자람 늘봄센터' 열어

강원도서 가장 많은 학생 수 보유 학교들, 돌봄 대기자 100명 넘는 상황에 곤혹

센터 120명 수용 가능...시니어의 인솔로 안전 보장, 지역 연계 프로그램으로 질과 다양성 잡아

3년 위탁 사업으로 근로자 복지 불안...지자체와 교육청 통합 이분법 아닌 통합적 접근 필요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원주 기업도시의 오후 2시. 섬강초등학교와 샘마루초등학교 앞에는 빨간 조끼를 입은 6명의 시니어와 6명의 돌봄 선생님이 등장한다. 이들은 학교에서 하교하는 총 69명의 1~2학년 아이들을 인솔해 인근의 ‘THE자람 늘봄센터’로 향한다.

 

지난 3월 학교와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THE자람 늘봄센터는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경동대학교가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곳으로, 초등학교 과밀이 지상 과제로 떠오른 원주 기업도시 학부모와 아이들의 근심과 걱정을 넘어 만족을 채워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두 학교는 각각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100여명의 아이들이 대기자로 기록됐다. 강원도에서 가장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교들인데다, 젊은 맞벌이 부모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라 학교만으로는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근처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또 준공해 이 같은 상황을 악화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사교육 등에 의존하던 학부모들과 아이들은 120명 규모를 수용할 수 있는 학교 밖 돌봄시설인 THE자람 늘봄센터가 생기고 질 높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되면서 안전과 함께 가정 경제에 여유도 가지게 됐다.

 


원주 시니어 클럽, 아이들의 동반자가 되다


학부모들은 학교 밖 돌봄시설 입소를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안전을 걱정한다. 시설은 보통 학교 외부에 있다 보니 이동 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한다.

 

THE자람 늘봄센터는 이 문제를 원주시 시니어 클럽을 통해 해결했다. 시니어 클럽은 60세 이상 어른들이 속해 있으며, 봉사한다는 개념으로 소액의 수고료를 받고 아이들이 하교하면 학교에서부터 늘봄센터까지 인솔한다.

 

이때 돌봄 담임 선생님 6명도 함께 동행, 인근 샘마루 공원을 지나 센터에 발을 들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아이들을 공원에 풀어 놓고 자연을 만끽하게 해 건강을 챙기면서도 생태 환경을 중요성도 깨우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린다.

 

시니어들의 역할은 인솔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센터를 나설 때까지 식사를 챙기고, 수업과 놀이에 집중하지 못하면 협력교사의 역할도 맡는다. 또 센터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청소를 하는 등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인다.

 

이들에게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삶에 새로운 동력으로 다가온다. 한 시니어는 “최고의 노후는 일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를 듣는 곳에 있다 보니 삶에 의욕이 생기고 생기가 돈다”고 말했다.

 


지역 자원 연계 풍부...“질 높은 프로그램에 학부모 만족도 최상”


<더에듀>가 방문한 지난달 23일에는 인근 경동대학교 간호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경동대는 뿐만 아니라 물리치료학과 학생들이 인솔과 돌봄, 청소를 지원하고 치위생과 학생들의 구강보건교육 진행도 지원한다.

 

또 원주시평생교육원에서는 매주 목요일 방문해 어린이 요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KB와 YMCA폴라리스에서는 매주 금요일 어린이 금융경제교육을 실시한다. 원주소방서도 화재 대피 방법과 소화기 사용 방법을 알려주고 CJ프레시웨이는 쿠킹클래스를 열고 요리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늘봄프로그램은 센터 내에서만 가동되지 않는다. 지난 5월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실내놀이터 체험을 했으며, 7월 여름 방학에는 원주오크밸리를 방문해 바운스 슈퍼파크 체험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디지털 새싹 캠프의 일환으로 아코스쿨 창의융합교육센터를 방문해 놀이블럭과 놀이코딩을 직접 다뤄보게 준비돼 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지역연계 돌봄기관의 끝판왕으로 ‘THE자람 늘봄센터’가 불릴 수 있는 이유이다.

 

이처럼 질 높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다 보니 아이들은 센터에 들어서는 게 즐겁고 활기차다.

 

한 아이는 “센터에 오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재미있는 수업과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아요”라며 “이곳에 오는 게 행복하고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만족 높은 THE자람 늘봄센터, 현안는?


THE자람 늘봄센터는 강원교육청이 경동대에 3년 한시 위탁 사업으로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센터 선생님과 직원들은 모두 계약직이라 신분 불안을 걱정했다.

 

특히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연차 등을 사용하기도 어려운 근로복지 부분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교육청에는 대체교사인력풀이 존재하고, 지자체에도 대체인력풀이 준비돼 있지만 늘봄센터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은 더욱 쓰라린 현실이다. 저출산 시대에 제격인 THE자람 늘봄센터가 더 원활하게 가동되면서 지역사회에 일조하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이은정 THE자람 늘봄센터장은 “지자체에서는 다함께 돌봄사업이 진행되고 교육청에서는 THE자람 늘봄사업이 진행되는 이중적 구조를 갖고 있다”며 “수요자인 시민 입장에서는 같은 돌봄서비스인 만큼 두 기관이 통합해 돌봄사업을 운영하며 이 같은 대체 인력 문제도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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